[현장K] ‘전라도 제품이 화천 생산품으로’…지역업체 우대 악용

입력 2020.04.22 (22:22) 수정 2020.04.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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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각 시군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농공단지 입주업체는 공공기관 입찰 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화천의 한 농공단지 입주 업체가 전라도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신들이 만든 것처럼 둔갑시켜 억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K, 박성은 기잡니다.

[리포트]

언뜻 보기에 탁상시계처럼 생긴 기계 장치.

화천군이 지역 주민들에게 보급한 마을방송 자동 수신 장빕니다.

["농기계 임대사업, 경지 작업이 필요하신 농가는..."]

이 장비가 보급된 건 2018년 말입니다.

납품처는 화천의 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방송장비업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아랫부분에는 제품 정보가 나와 있는데요. 살펴보니 전라북도 군산시에 있는 제조업체가 만든 것으로 돼 있습니다.

화천의 업체는 2018년 당시 이런 마을방송 장치 4억 7,900만 원어치를 군청에 납품했습니다.

특히,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냈습니다.

지역의 농공단지 입주업체가 생산한 물건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한 물건은 자신들이 만든 게 아니라, 전라도에서 생산된 물건이었습니다.

게다가, 납품 가격도 비싸게 받았습니다.  

전라도 업체로부터 한 대에 22만 원을 주고 산 수신기를, 군청에는 29만 5천 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이렇게 거둔 부당 이득만 2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해당 업체는 일부러 속인 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허위 방송장비 납품업체 대표/음성변조 : "처음부터 알았으면 이런 계약 건이 들어왔을 때 저희가 이게 안 된다고 얘기했겠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저희도 미스(실수), 정확하게 저희도 몰랐으니까."]

화천군은 뒤늦게 문제를 확인했다고 해명합니다.  

[화천군 관계자 : "저희가 관리 감독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것을 세부적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서 집행하고."]

하지만 화천군은 부당 이득 환수 등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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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전라도 제품이 화천 생산품으로’…지역업체 우대 악용
    • 입력 2020-04-22 22:22:19
    • 수정2020-04-22 22:22:21
    뉴스9(춘천)
[앵커] 각 시군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농공단지 입주업체는 공공기관 입찰 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화천의 한 농공단지 입주 업체가 전라도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신들이 만든 것처럼 둔갑시켜 억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K, 박성은 기잡니다. [리포트] 언뜻 보기에 탁상시계처럼 생긴 기계 장치. 화천군이 지역 주민들에게 보급한 마을방송 자동 수신 장빕니다. ["농기계 임대사업, 경지 작업이 필요하신 농가는..."] 이 장비가 보급된 건 2018년 말입니다. 납품처는 화천의 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방송장비업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아랫부분에는 제품 정보가 나와 있는데요. 살펴보니 전라북도 군산시에 있는 제조업체가 만든 것으로 돼 있습니다. 화천의 업체는 2018년 당시 이런 마을방송 장치 4억 7,900만 원어치를 군청에 납품했습니다. 특히,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냈습니다. 지역의 농공단지 입주업체가 생산한 물건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한 물건은 자신들이 만든 게 아니라, 전라도에서 생산된 물건이었습니다. 게다가, 납품 가격도 비싸게 받았습니다.   전라도 업체로부터 한 대에 22만 원을 주고 산 수신기를, 군청에는 29만 5천 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이렇게 거둔 부당 이득만 2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해당 업체는 일부러 속인 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허위 방송장비 납품업체 대표/음성변조 : "처음부터 알았으면 이런 계약 건이 들어왔을 때 저희가 이게 안 된다고 얘기했겠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저희도 미스(실수), 정확하게 저희도 몰랐으니까."] 화천군은 뒤늦게 문제를 확인했다고 해명합니다.   [화천군 관계자 : "저희가 관리 감독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것을 세부적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서 집행하고."] 하지만 화천군은 부당 이득 환수 등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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