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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 너머’ 이항나 “제 마음 따라 연기했죠”
입력 2020.04.23 (17:45) 연합뉴스
무거운 짐을 이고 행상하러 다녀야 하는 가난한 형편이지만 아들을 올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어머니. 아들이 천주의 뜻에 따라 살길 원하는 어머니. 아들에게 신부가 될 것을 권유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일곱살 막둥이 아들이 자신의 마음 밭에 심을 믿음의 씨앗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린 영화 '저 산 너머'에서 배우 이항나가 연기한 어머니 이야기다.

23일 오후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이항나는 "처음엔 역할이 매력적이라기보다는 어렵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부가 되라고 하는 장면이 어려웠어요. 어떻게 하면 신앙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했죠. 해답이 없고, 연기 기술보다는 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신부가 되어라'라는 말은 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이기심으로 아이를 바라보지 않고 아이가 넓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하게 하려는 뜻으로 생각했어요."

실제 인물(서중화 마르티나 여사)을 연기한 데 대해선 "책과 자료를 보고 사진도 봤다. 부담도 됐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내 안의 어떤 것이 그분의 어떤 것과 만나 새로운 인물로 탄생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 삶을 다뤘고 소년 수환의 조부모가 종교를 이유로 박해받았다는 내용이 그려지지만, 영화는 종교색보다는 소년 수환의 순수한 마음을 따라간다.

이항나도 "종교 영화라고 생각했으면 선택할 때 망설였을 것"이라고 했다.

"감독님이 모성과 아이, 엄마와 신, 우리 내면의 아름다운 세계, 그리고 동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야기했었고, 저 또한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에서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지만,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폭염과 싸우는 등 사투를 벌였다.

"생명 위협을 느낄 정도로 더웠어요. 소금을 먹고 촬영하다가 결국 위험해서 중단한 적도 있죠. 물건을 팔러 다닐 때 머리에 인 물건이 너무 무거워서 침을 맞기도 하고, 사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얼굴에 까만 칠을 하기도 했죠."

이항나는 이 역할을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무교인 가족들이 다 함께 명동성당에 방문한 다음 날 마치 운명처럼 출연 제의를 받았고, 연출을 맡은 최종태 감독은 이항나를 캐스팅한 데 대해 "어떤 감독이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그 추천자는 바로 봉준호 감독이었다.

"처음엔 추천자가 누군지 안 가르쳐주시더라고요. 봉준호 감독님이라고 해서 영광이었죠. 봉 감독님이 예전에 제가 연극을 하는 걸 보신 모양이에요."

연극 무대에서 연기 경력을 쌓고 연출도 한 이항나는 영화 '변호인'(2013), '4등'(2015), '사바하'(2019), '나를 찾아줘'(2019)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에서는 기훈(최우식)의 엄마를 연기했다.

"영화 쪽으로 넘어온 지 3~4년 됐는데 그전에는 연출을 활발히 했었어요. 아직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제가 낯설어요. 얼마 안 됐으니까요. 꿈요? 영화에서도 좀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고 또 하고 싶었던 작품을 연출하고 싶어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저 산 너머’ 이항나 “제 마음 따라 연기했죠”
    • 입력 2020-04-23 17:45:59
    연합뉴스
무거운 짐을 이고 행상하러 다녀야 하는 가난한 형편이지만 아들을 올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어머니. 아들이 천주의 뜻에 따라 살길 원하는 어머니. 아들에게 신부가 될 것을 권유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일곱살 막둥이 아들이 자신의 마음 밭에 심을 믿음의 씨앗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린 영화 '저 산 너머'에서 배우 이항나가 연기한 어머니 이야기다.

23일 오후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이항나는 "처음엔 역할이 매력적이라기보다는 어렵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부가 되라고 하는 장면이 어려웠어요. 어떻게 하면 신앙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했죠. 해답이 없고, 연기 기술보다는 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신부가 되어라'라는 말은 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이기심으로 아이를 바라보지 않고 아이가 넓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하게 하려는 뜻으로 생각했어요."

실제 인물(서중화 마르티나 여사)을 연기한 데 대해선 "책과 자료를 보고 사진도 봤다. 부담도 됐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내 안의 어떤 것이 그분의 어떤 것과 만나 새로운 인물로 탄생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 삶을 다뤘고 소년 수환의 조부모가 종교를 이유로 박해받았다는 내용이 그려지지만, 영화는 종교색보다는 소년 수환의 순수한 마음을 따라간다.

이항나도 "종교 영화라고 생각했으면 선택할 때 망설였을 것"이라고 했다.

"감독님이 모성과 아이, 엄마와 신, 우리 내면의 아름다운 세계, 그리고 동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야기했었고, 저 또한 종교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에서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지만,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폭염과 싸우는 등 사투를 벌였다.

"생명 위협을 느낄 정도로 더웠어요. 소금을 먹고 촬영하다가 결국 위험해서 중단한 적도 있죠. 물건을 팔러 다닐 때 머리에 인 물건이 너무 무거워서 침을 맞기도 하고, 사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얼굴에 까만 칠을 하기도 했죠."

이항나는 이 역할을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무교인 가족들이 다 함께 명동성당에 방문한 다음 날 마치 운명처럼 출연 제의를 받았고, 연출을 맡은 최종태 감독은 이항나를 캐스팅한 데 대해 "어떤 감독이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그 추천자는 바로 봉준호 감독이었다.

"처음엔 추천자가 누군지 안 가르쳐주시더라고요. 봉준호 감독님이라고 해서 영광이었죠. 봉 감독님이 예전에 제가 연극을 하는 걸 보신 모양이에요."

연극 무대에서 연기 경력을 쌓고 연출도 한 이항나는 영화 '변호인'(2013), '4등'(2015), '사바하'(2019), '나를 찾아줘'(2019)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에서는 기훈(최우식)의 엄마를 연기했다.

"영화 쪽으로 넘어온 지 3~4년 됐는데 그전에는 연출을 활발히 했었어요. 아직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제가 낯설어요. 얼마 안 됐으니까요. 꿈요? 영화에서도 좀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고 또 하고 싶었던 작품을 연출하고 싶어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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