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개화 뒤 이상저온…과수원 냉해피해 속출

입력 2020.04.24 (20:15) 수정 2020.04.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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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봄 초기 이상고온으로 각종 꽃이 예년보다 빨리 폈는데요.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자주 영하로 떨어지는 등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과수원에서는 꽃이 얼어버리는 냉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과꽃이 피지도 못한 채 꽃봉오리 상태로 얼어붙었습니다.

자줏빛을 띠는 정상 꽃봉오리와 확연히 다릅니다.

열매가 맺히는 씨방은 아예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올봄 초기 이상고온으로 사과 꽃봉오리는 일찍 맺혔는데, 이달 들어 잦은 추위로 냉해 피해를 입은 겁니다.

[민병현/사과 재배 농민 : "제가 사과농사를 지은 지 딱 30년째네요. 30년째인데 올해같이 냉해가 심한 해는 없었어요. 냉해를 봐도 그냥 슬쩍슬쩍 지나가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냉해가 엄청 길어요."]

이대로라면 사과가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해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한 채 앙상한 나뭇가지들뿐입니다.

얼었던 감나무 순이 검게 말라 들어가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는 썩어 손만 대도 힘없이 부스러집니다.

[유진홍/감 재배 농민 : "올해 4월 초부터 날씨가 저온을 받아서 감순이 조금 자라다가 추워서 이렇게 지금 다 순이 얼어버렸어요."]

이달 들어 거창과 진주 등 경남 서부권의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최소 5번이 넘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경남 지역 냉해 피해 면적만 5천8백여ha,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냉해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새벽 해뜨기 전부터 미세살수 장치나 방상팬을 가동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과수원 곳곳에 왕겨 등을 모아 태우는 것도 기온을 끌어 올리는 방법입니다.

[김우일/사과이용연구소 농학박사 : "물을 뿌려서 물이 얼면 꽃 내부가 보호를 받습니다. 그렇게 살수를 함으로 해서 물을 얼려서 잡열을 이용해서 꽃을 보호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나와 있습니다."]

냉해 피해는 계속되는데 올해부터 농작물 재해보험 보상률마저 기존 80%에서 50%로 낮아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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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개화 뒤 이상저온…과수원 냉해피해 속출
    • 입력 2020-04-24 20:15:16
    • 수정2020-04-24 20:38:42
    뉴스7(창원)
[앵커] 올봄 초기 이상고온으로 각종 꽃이 예년보다 빨리 폈는데요.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자주 영하로 떨어지는 등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과수원에서는 꽃이 얼어버리는 냉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과꽃이 피지도 못한 채 꽃봉오리 상태로 얼어붙었습니다. 자줏빛을 띠는 정상 꽃봉오리와 확연히 다릅니다. 열매가 맺히는 씨방은 아예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올봄 초기 이상고온으로 사과 꽃봉오리는 일찍 맺혔는데, 이달 들어 잦은 추위로 냉해 피해를 입은 겁니다. [민병현/사과 재배 농민 : "제가 사과농사를 지은 지 딱 30년째네요. 30년째인데 올해같이 냉해가 심한 해는 없었어요. 냉해를 봐도 그냥 슬쩍슬쩍 지나가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냉해가 엄청 길어요."] 이대로라면 사과가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해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한 채 앙상한 나뭇가지들뿐입니다. 얼었던 감나무 순이 검게 말라 들어가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는 썩어 손만 대도 힘없이 부스러집니다. [유진홍/감 재배 농민 : "올해 4월 초부터 날씨가 저온을 받아서 감순이 조금 자라다가 추워서 이렇게 지금 다 순이 얼어버렸어요."] 이달 들어 거창과 진주 등 경남 서부권의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최소 5번이 넘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경남 지역 냉해 피해 면적만 5천8백여ha,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냉해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새벽 해뜨기 전부터 미세살수 장치나 방상팬을 가동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과수원 곳곳에 왕겨 등을 모아 태우는 것도 기온을 끌어 올리는 방법입니다. [김우일/사과이용연구소 농학박사 : "물을 뿌려서 물이 얼면 꽃 내부가 보호를 받습니다. 그렇게 살수를 함으로 해서 물을 얼려서 잡열을 이용해서 꽃을 보호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나와 있습니다."] 냉해 피해는 계속되는데 올해부터 농작물 재해보험 보상률마저 기존 80%에서 50%로 낮아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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