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쉴 수 있을까? 있는 휴가도 못 쓰는데…

입력 2020.04.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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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가 끝나고 나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도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사회적 활동 상당 부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계속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직 정부가 시기를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5월 5일 이후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장소 31곳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역 수칙 초안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아프면 쉬어라' 정부 정책 과연 현실성 있나?

방역수칙을 전환하면서 정부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아프면 쉬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쉬고, 직장인들은 직장을 쉬고,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쉬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플 수도 있고 그만큼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프면 속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될까요? 직장인들은 있는 휴가도 다 쓰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이고, 자영업자들에겐 아프다고 가게 문을 며칠 닫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은경 본부장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 제도나 문화의 정착 필요 지적"

이와 관련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이는 '사회·문화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은 "저희가 새로운 일상이라고 표현을 하면서 아프면 출근이나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는 그런 지침을 말씀드리면서 제일 많이 지적을 받는 게 아프면 쉴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제도나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그런 문화적인 부분도 있겠고, 두 번째는 그게 보장될 수 있게 사회적 또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들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에 저희도 공감합니다."

이어서 정은경 본부장은 "기재부와 고용부 등 관계 부처들과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생활 방역, 우리 사회 문화 바꾸고 필요한 자원 만들어 가는 것

맞습니다. 생활방역으로 넘어가는 것은 단순히 손을 어떻게 소독하고, 마스크를 쓰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분위기를 포함해 우리 사회 문화를 바꾸고 그것에 필요한 자원들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현재 '생활 속 거리두기'의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생활방역위원회의 위원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KBS 기자와 만나 이런 사회적 문화적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의 '밀집도'에 대한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우리 사회 밀집도 너무 높아…경제적 지원 필요"

사무실, 영화관, 대중교통….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모든 곳의 밀집도가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순식간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아주 좋은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서 출퇴근 시간을 분산하거나, 사무실의 공간을 넓히거나, 식당과 같은 사업장의 테이블 수를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역시 결코 쉬운 길은 아닌 듯합니다. 지금까지 실천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어려움보다 더 힘든 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의 정착이야말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올가을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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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면 쉴 수 있을까? 있는 휴가도 못 쓰는데…
    • 입력 2020-04-27 17:07:48
    취재K
황금연휴가 끝나고 나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도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사회적 활동 상당 부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계속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직 정부가 시기를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5월 5일 이후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장소 31곳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역 수칙 초안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아프면 쉬어라' 정부 정책 과연 현실성 있나?

방역수칙을 전환하면서 정부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아프면 쉬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쉬고, 직장인들은 직장을 쉬고,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쉬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플 수도 있고 그만큼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프면 속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될까요? 직장인들은 있는 휴가도 다 쓰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이고, 자영업자들에겐 아프다고 가게 문을 며칠 닫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은경 본부장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 제도나 문화의 정착 필요 지적"

이와 관련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이는 '사회·문화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은 "저희가 새로운 일상이라고 표현을 하면서 아프면 출근이나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는 그런 지침을 말씀드리면서 제일 많이 지적을 받는 게 아프면 쉴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제도나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그런 문화적인 부분도 있겠고, 두 번째는 그게 보장될 수 있게 사회적 또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들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에 저희도 공감합니다."

이어서 정은경 본부장은 "기재부와 고용부 등 관계 부처들과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생활 방역, 우리 사회 문화 바꾸고 필요한 자원 만들어 가는 것

맞습니다. 생활방역으로 넘어가는 것은 단순히 손을 어떻게 소독하고, 마스크를 쓰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분위기를 포함해 우리 사회 문화를 바꾸고 그것에 필요한 자원들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현재 '생활 속 거리두기'의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생활방역위원회의 위원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KBS 기자와 만나 이런 사회적 문화적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의 '밀집도'에 대한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우리 사회 밀집도 너무 높아…경제적 지원 필요"

사무실, 영화관, 대중교통….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모든 곳의 밀집도가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순식간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아주 좋은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서 출퇴근 시간을 분산하거나, 사무실의 공간을 넓히거나, 식당과 같은 사업장의 테이블 수를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역시 결코 쉬운 길은 아닌 듯합니다. 지금까지 실천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어려움보다 더 힘든 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의 정착이야말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올가을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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