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참혹한 형제복지원의 기록…피해는 진행형

입력 2020.04.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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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0살 초등학생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곳은 부산의 형제복지원.

길에서 놀던 중 경찰관이 불러 따라갔을 뿐인데, 그를 기다렸던 건 무자비한 폭행이었습니다.

[김대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너무 많이 맞아가지고... 생각하면 이가 갈립니다."]

시설에서 나온 후에도 또 끌려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는 김 씨, 지금도 몸 곳곳에 그 상흔이 남아있습니다.

[김대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다닐 때까지는 공부도 남들보다 잘했어요. 잘하는 애를 이유도 없이 3번이나 잡아가니까 내 인생이 송두리째 뺏긴 거에요."]

비단 김 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산시가 동아대학교에 의뢰해 만든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피해자 149명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뒤 30여 년 만에야 나온 행정기관의 사실상 첫 보고서입니다.

시설 내에서 사망자를 보거나 직접 들은 경우는 83%가 넘었고, 3.4%는 직접 사체 처리에 참여했다고 밝히는 등 당시의 지옥 같은 상황을 증언합니다.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은 우리 사회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남찬섭/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앙정부가 노력해서 그분들의 의료지원, 정서지원, 심리치료, 일상생활 지원 이런 걸 해주는 사회적 지지망을 만들어줘야겠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상 조사에 나서기 위한 관련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여서 이대로 간다면 제20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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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7 20: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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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0살 초등학생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곳은 부산의 형제복지원.

길에서 놀던 중 경찰관이 불러 따라갔을 뿐인데, 그를 기다렸던 건 무자비한 폭행이었습니다.

[김대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너무 많이 맞아가지고... 생각하면 이가 갈립니다."]

시설에서 나온 후에도 또 끌려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는 김 씨, 지금도 몸 곳곳에 그 상흔이 남아있습니다.

[김대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다닐 때까지는 공부도 남들보다 잘했어요. 잘하는 애를 이유도 없이 3번이나 잡아가니까 내 인생이 송두리째 뺏긴 거에요."]

비단 김 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산시가 동아대학교에 의뢰해 만든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피해자 149명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뒤 30여 년 만에야 나온 행정기관의 사실상 첫 보고서입니다.

시설 내에서 사망자를 보거나 직접 들은 경우는 83%가 넘었고, 3.4%는 직접 사체 처리에 참여했다고 밝히는 등 당시의 지옥 같은 상황을 증언합니다.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은 우리 사회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남찬섭/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앙정부가 노력해서 그분들의 의료지원, 정서지원, 심리치료, 일상생활 지원 이런 걸 해주는 사회적 지지망을 만들어줘야겠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상 조사에 나서기 위한 관련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여서 이대로 간다면 제20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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