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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는데 돌아가는 공장…법은 막지 못했다
입력 2020.04.28 (21:06) 수정 2020.04.28 (22:02)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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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 그래서 만들어진 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일명 '김용균법'입니다.

시행된지 100일이 지났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합니다.

산업재해를 막지 못하는 법들, 뭐가 문제인건지 변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 노동자 정 씨가 대형 철문에 끼여 숨진 하루 뒤.

사고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철문들은 멈춰 서지 않았습니다.

[석지훈/현대중공업 노동자 : "아무런 재발 대책도 없이 그런 식으로 (작업 중지를) 풀어버리니까 야간작업자 업무하시는 분들은 또 그 일을 하시는 거예요."]

생일날 뇌사 판정을 받은 김 씨 사고 때도, 공장은 돌아갔습니다.

[김경택/현대중공업 노동자 : "(사고가 난) 그 부분만 작업 중지가 됐고관련된 다른 부분은 작업 중지가 안 됐습니다."]

노동자가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먼저 공장을 멈추고 사고 원인을 찾는 게 순서겠죠.

하지만 김용균법은 전면 작업 중단 대신 위험 업무나 동일 작업만 중지하도록 했습니다.

김용균 씨가 일했던 발전업무는 여전히 하청을 줄 수 있게 했고,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하한선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란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백혈병으로 숨져간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 원인을 알아야 병을 막을 수 있는데, 2월 시행된 산업기술보호법은 이걸 가로막았습니다.

반도체같은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는 공개해선 안 된다", 노동자들은 무슨 성분 때문에 병이 났는지 알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조승규/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 : "어떤 물질에 노출돼 있는지를 정부 조사로도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산재 피해자로서는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도현/고 김태규 건설 노동자 유가족 : "사람이 죽어도 기업이 내는 평균 벌금은 432만 원. 사람의 목숨이 돈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수고용노동자처럼 산재에 집계조차 되지 않는 사각지대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절실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앵커]

"내게 오는 환자들은 굴착기에 끼거나 지게차에 깔렸으며 공사 중인 건물에서 추락했다"

중증외상전문의 이국종 교수의 말입니다.

몸이 부서져 실려 온 외상환자 대부분은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았던 사람들이었다는 겁니다.

한 해에 이천 명...

안타까운 죽음 멈추려면 노동자의 목숨값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 나옵니다.

산재로 숨져도 위자료는 많아야 1억 원.

사람 목숨이 기계값보다 싼데다,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목숨값이 다르게 책정된 경우도 있어서 위험의 외주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거죠.

누구나 퇴근을 꿈꾸며 일하지만 누군가는 무사히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시민들의 요구와 감시, 또 촘촘한 그물망 만드는 국회의 역할, 꼭 필요할 겁니다.
  • 사람이 죽었는데 돌아가는 공장…법은 막지 못했다
    • 입력 2020-04-28 21:08:58
    • 수정2020-04-28 22:02:38
    뉴스 9
[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 그래서 만들어진 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일명 '김용균법'입니다.

시행된지 100일이 지났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합니다.

산업재해를 막지 못하는 법들, 뭐가 문제인건지 변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 노동자 정 씨가 대형 철문에 끼여 숨진 하루 뒤.

사고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철문들은 멈춰 서지 않았습니다.

[석지훈/현대중공업 노동자 : "아무런 재발 대책도 없이 그런 식으로 (작업 중지를) 풀어버리니까 야간작업자 업무하시는 분들은 또 그 일을 하시는 거예요."]

생일날 뇌사 판정을 받은 김 씨 사고 때도, 공장은 돌아갔습니다.

[김경택/현대중공업 노동자 : "(사고가 난) 그 부분만 작업 중지가 됐고관련된 다른 부분은 작업 중지가 안 됐습니다."]

노동자가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먼저 공장을 멈추고 사고 원인을 찾는 게 순서겠죠.

하지만 김용균법은 전면 작업 중단 대신 위험 업무나 동일 작업만 중지하도록 했습니다.

김용균 씨가 일했던 발전업무는 여전히 하청을 줄 수 있게 했고,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하한선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란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백혈병으로 숨져간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 원인을 알아야 병을 막을 수 있는데, 2월 시행된 산업기술보호법은 이걸 가로막았습니다.

반도체같은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는 공개해선 안 된다", 노동자들은 무슨 성분 때문에 병이 났는지 알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조승규/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 : "어떤 물질에 노출돼 있는지를 정부 조사로도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산재 피해자로서는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도현/고 김태규 건설 노동자 유가족 : "사람이 죽어도 기업이 내는 평균 벌금은 432만 원. 사람의 목숨이 돈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수고용노동자처럼 산재에 집계조차 되지 않는 사각지대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절실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앵커]

"내게 오는 환자들은 굴착기에 끼거나 지게차에 깔렸으며 공사 중인 건물에서 추락했다"

중증외상전문의 이국종 교수의 말입니다.

몸이 부서져 실려 온 외상환자 대부분은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았던 사람들이었다는 겁니다.

한 해에 이천 명...

안타까운 죽음 멈추려면 노동자의 목숨값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 나옵니다.

산재로 숨져도 위자료는 많아야 1억 원.

사람 목숨이 기계값보다 싼데다,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목숨값이 다르게 책정된 경우도 있어서 위험의 외주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거죠.

누구나 퇴근을 꿈꾸며 일하지만 누군가는 무사히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시민들의 요구와 감시, 또 촘촘한 그물망 만드는 국회의 역할, 꼭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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