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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채이배, 의원 109명 이름 불렀지만…“현실적 이유 있어”
입력 2020.04.30 (17:17) 수정 2020.05.01 (08:21) 여심야심
"강병원, 강창일, 권은희, 김관영… 전해철, 정춘숙, 표창원."

어제(29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20대 국회의원 109명의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동료 의원들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한 건 민생당 채이배 의원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반대 토론에 나섰는데, 지난 3월 같은 법이 상정됐을 때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한 의원들을 설득한 겁니다.

채 의원은 "지난 3월 5일 이미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여기 계신 의원님들이 '범죄기업이 대주주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린 건데, 오늘 이 법안이 또 올라온 것은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오늘) 찬성한다면 스스로 '나는 법도 모르고 그날 투표했다' 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의석에서는 "뭐 하는 거야!" "그만해!" 등 고성이 나왔습니다.

■찬반 격론 30여 분…"4차산업혁명 도약" "굉장한 KT 특혜"

문제의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본회의에 처음 올라온 건 지난달 5일입니다. 여야 합의와 달리,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져, 재석 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습니다.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소통의 문제였다"며 "다음 회기에 해당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어제(29일) 지켜진 겁니다.

어제도 표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법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면서, 찬반 토론만 3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반대 토론에 나선 민생당 채이배 의원에 더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KT 특혜법안이고 다른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도 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굉장한 특혜법안"이라며 "K뱅크는 박근혜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한 것이다. 왜 20대 국회가 박근혜 정부의 금융관료 일을 수습하기 위해 이래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부결된 지 2달도 되지 않아 여야 합의를 이유로 다시 올라온 법안"이라며 "국회의원의 양심과 권한 책임성을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정당 지도부의 거수기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특정 기업 위한 법안이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규제 환경을 바로잡고자 발의한 법안"이라고 밝혔고, 김종석 의원도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적 금융을 위해서, 또 한국 금융산업의 4차산업혁명 도약을 위해서 이번 인터넷은행법의 개정안에 동의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은행법' 뒤집힌 운명…의원님, 왜 찬성하셨나요?

결국 '인터넷은행법'의 운명은 뒤집혔습니다. 법안 통과를 반대하거나 기권했던 의원들이 대거 찬성으로 돌아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당초 법안에 반대했었는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35명, 기권했었는데 찬성한 의원은 19명으로, 마음을 바꾼 의원은 모두 54명입니다.

(가나다순)
강병원 권칠승 기동민 김경협 김병관 김병기 김상희 김영진 김영호 김정우
김정호 김진표 김철민 김한정 김해영 남인순 맹성규 박경미 박광온 박범계
박재호 박찬대 백재현 서영교 서형수 송옥주 신용현 신창현 안규백 안민석
어기구 원혜영 위성곤 유성엽 윤관석 윤준호 윤후덕 이개호 이규희 이상민
이상헌 이석현 이춘석 이후삼 인재근 임종성 전해철 전혜숙 정춘숙 조배숙
조승래 표창원 한정애 허윤정


물론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법안 내용은 조금 바뀌었지만, 취지는 큰 틀에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들은 왜 생각을 바꾼 걸까요?

민주당의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입법을 두고 '패키지 딜'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해당 법안에 반대하지만, 찬성표를 던졌다"며 "추경안까지 같이 걸려있는데, 이 본회의가 파행되면 국민한테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본회의가 산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에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작은 결함은 좀 넘어서자'라고 생각했다"며, "부족한 부분은 21대 국회에서 보완하고 더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가져갈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21대 국회에서의 추가 개정 여지를 시사한 만큼, '인터넷은행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입니다. 그 때에 300명의 헌법기관이 어떤 선택을 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 [여심야심] 채이배, 의원 109명 이름 불렀지만…“현실적 이유 있어”
    • 입력 2020-04-30 17:17:41
    • 수정2020-05-01 08:21:30
    여심야심
"강병원, 강창일, 권은희, 김관영… 전해철, 정춘숙, 표창원."

어제(29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20대 국회의원 109명의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동료 의원들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한 건 민생당 채이배 의원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반대 토론에 나섰는데, 지난 3월 같은 법이 상정됐을 때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한 의원들을 설득한 겁니다.

채 의원은 "지난 3월 5일 이미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여기 계신 의원님들이 '범죄기업이 대주주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린 건데, 오늘 이 법안이 또 올라온 것은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오늘) 찬성한다면 스스로 '나는 법도 모르고 그날 투표했다' 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의석에서는 "뭐 하는 거야!" "그만해!" 등 고성이 나왔습니다.

■찬반 격론 30여 분…"4차산업혁명 도약" "굉장한 KT 특혜"

문제의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본회의에 처음 올라온 건 지난달 5일입니다. 여야 합의와 달리,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져, 재석 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습니다.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소통의 문제였다"며 "다음 회기에 해당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어제(29일) 지켜진 겁니다.

어제도 표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법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면서, 찬반 토론만 3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반대 토론에 나선 민생당 채이배 의원에 더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KT 특혜법안이고 다른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도 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굉장한 특혜법안"이라며 "K뱅크는 박근혜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한 것이다. 왜 20대 국회가 박근혜 정부의 금융관료 일을 수습하기 위해 이래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부결된 지 2달도 되지 않아 여야 합의를 이유로 다시 올라온 법안"이라며 "국회의원의 양심과 권한 책임성을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정당 지도부의 거수기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특정 기업 위한 법안이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규제 환경을 바로잡고자 발의한 법안"이라고 밝혔고, 김종석 의원도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적 금융을 위해서, 또 한국 금융산업의 4차산업혁명 도약을 위해서 이번 인터넷은행법의 개정안에 동의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은행법' 뒤집힌 운명…의원님, 왜 찬성하셨나요?

결국 '인터넷은행법'의 운명은 뒤집혔습니다. 법안 통과를 반대하거나 기권했던 의원들이 대거 찬성으로 돌아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당초 법안에 반대했었는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35명, 기권했었는데 찬성한 의원은 19명으로, 마음을 바꾼 의원은 모두 54명입니다.

(가나다순)
강병원 권칠승 기동민 김경협 김병관 김병기 김상희 김영진 김영호 김정우
김정호 김진표 김철민 김한정 김해영 남인순 맹성규 박경미 박광온 박범계
박재호 박찬대 백재현 서영교 서형수 송옥주 신용현 신창현 안규백 안민석
어기구 원혜영 위성곤 유성엽 윤관석 윤준호 윤후덕 이개호 이규희 이상민
이상헌 이석현 이춘석 이후삼 인재근 임종성 전해철 전혜숙 정춘숙 조배숙
조승래 표창원 한정애 허윤정


물론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법안 내용은 조금 바뀌었지만, 취지는 큰 틀에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들은 왜 생각을 바꾼 걸까요?

민주당의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입법을 두고 '패키지 딜'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해당 법안에 반대하지만, 찬성표를 던졌다"며 "추경안까지 같이 걸려있는데, 이 본회의가 파행되면 국민한테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본회의가 산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에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작은 결함은 좀 넘어서자'라고 생각했다"며, "부족한 부분은 21대 국회에서 보완하고 더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가져갈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21대 국회에서의 추가 개정 여지를 시사한 만큼, '인터넷은행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입니다. 그 때에 300명의 헌법기관이 어떤 선택을 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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