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찾아왔는데, 아들 차만 남았네요”…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20.04.30 (21:21) 수정 2020.04.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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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당시, 현장에는 78명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출근이라며 집을 나선 어린 동생, 공사장 앞에 차만 남긴 아들...

안타까운 가족들의 사연,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정현 씨의 매제와 남동생은 사고가 난 물류 창고에서 작업 중이었습니다.

막내 동생이 물류창고로 출근한 건 불과 2주 전이었습니다.

우레탄 폼 작업을 하던 지상 2층에서 매제의 시신이 발견됐고 남동생은 연락 두절 상탭니다.

[강정현 : "둘이만 작업했다 하더라고요. 매제 발견된 장소에 옆에 시신 한 구가 있었다 했는데 그거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재하청 업체를 운영하며 쉴 새 없이 일하던 매제, 매제의 일을 돕겠다고 나선 착한 막내 동생이었습니다.

[강정현 : "남동생도 그렇고 매제도 그렇고, 집안 행사 있으면 다 와서 맨날 왔다 갔다. 매제도 착한 놈이라 명절 때도 본가 가기 전에 항상 들렀다가…."]

9살 어린 동생을 잃은 형은 한걸음에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고 한 동생의 말이 가슴에 사무쳤습니다.

일을 그만두는 기념으로 친구들과 저녁 약속도 잡았는데, 동생은 결국 가지 못했습니다.

[태○○ : "친구들한테 이제 전화도 하고 저녁에 일 끝나고 술 한 잔씩 하자 이렇게 하고 그러고 나서 이제. 그러고 그냥 10분…."]

아들이 이천 지역에서 일한다는 것만 알았던 아버지, TV에서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조○○ : "우리 어머니가 이천에 화재가 났는데 TV 보고 있느냐고 그러시더라고. (아들 근무지가) 이천 남이천에서 얼마 안 된다고 그랬거든요 현장이. 그래서 무턱대고 온 거예요."]

불길한 예감 속에 찾아온 아버지는 공사 현장 앞에 세워둔 아들의 차를 발견했습니다.

[조○○ : "차를 저 아래에서부터 찾아서 올라오며 보니까 차가 여기 서 있더라고. 그래서 아, 집에 안 갔네…. 옥상에서 일했다고 그러더라고."]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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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작정 찾아왔는데, 아들 차만 남았네요”…안타까운 사연들
    • 입력 2020-04-30 21:23:34
    • 수정2020-04-30 22: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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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당시, 현장에는 78명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출근이라며 집을 나선 어린 동생, 공사장 앞에 차만 남긴 아들...

안타까운 가족들의 사연,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정현 씨의 매제와 남동생은 사고가 난 물류 창고에서 작업 중이었습니다.

막내 동생이 물류창고로 출근한 건 불과 2주 전이었습니다.

우레탄 폼 작업을 하던 지상 2층에서 매제의 시신이 발견됐고 남동생은 연락 두절 상탭니다.

[강정현 : "둘이만 작업했다 하더라고요. 매제 발견된 장소에 옆에 시신 한 구가 있었다 했는데 그거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재하청 업체를 운영하며 쉴 새 없이 일하던 매제, 매제의 일을 돕겠다고 나선 착한 막내 동생이었습니다.

[강정현 : "남동생도 그렇고 매제도 그렇고, 집안 행사 있으면 다 와서 맨날 왔다 갔다. 매제도 착한 놈이라 명절 때도 본가 가기 전에 항상 들렀다가…."]

9살 어린 동생을 잃은 형은 한걸음에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고 한 동생의 말이 가슴에 사무쳤습니다.

일을 그만두는 기념으로 친구들과 저녁 약속도 잡았는데, 동생은 결국 가지 못했습니다.

[태○○ : "친구들한테 이제 전화도 하고 저녁에 일 끝나고 술 한 잔씩 하자 이렇게 하고 그러고 나서 이제. 그러고 그냥 10분…."]

아들이 이천 지역에서 일한다는 것만 알았던 아버지, TV에서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조○○ : "우리 어머니가 이천에 화재가 났는데 TV 보고 있느냐고 그러시더라고. (아들 근무지가) 이천 남이천에서 얼마 안 된다고 그랬거든요 현장이. 그래서 무턱대고 온 거예요."]

불길한 예감 속에 찾아온 아버지는 공사 현장 앞에 세워둔 아들의 차를 발견했습니다.

[조○○ : "차를 저 아래에서부터 찾아서 올라오며 보니까 차가 여기 서 있더라고. 그래서 아, 집에 안 갔네…. 옥상에서 일했다고 그러더라고."]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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