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의 쓸쓸한 임종…‘생명 보호’라는 최고의 가치 ‘감염병 차단’

입력 2020.05.01 (15:36) 수정 2020.05.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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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이 세상을 떠납니다. 마지막 순간 가족들은 말합니다. 사랑했다고, 고생했다고, 안녕히 가시라고. 떠나는 이와 보내는 이는 이로써 이승과 저승의 갈림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망자들에게는 이런 시간이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코로나 19 사망자는 240여 명에 이릅니다.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자이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임종을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환자는 철저히 격리된 상태로 치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사망자 임종 지키기 어려워…사망 직후 바로 화장 후 장례

코로나 19 사망자는 관련법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화장한 뒤 장례를 치릅니다. 모든 과정은 유족의 동의를 얻습니다만, 이 생을 마치고 떠나는 고인의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한 유족의 심정은 얼마나 비통할까요.

오늘(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정례브리핑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습니다. 임종을 맞이하는 코로나 19 환자들과 가족들이 시간을 같이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데 확인해달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정부, 방호복 입고 임종 지킨 사례 매우 예외적인 상황

이에 대해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방역에 필요한 방호복이나 이런 장구들을 갖추고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한 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배려하고 있는지 현장 상황을 파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동안은 증가하는 확진자를 막기에 급급했기에, 사망자는 단순히 숫자로만 인식됐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삶으로 들어가 생각해보면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얼마나 끔찍하고 아픈 상처를 남겼는지 알게 됩니다.

■비자 만료 외국인 39만 명...코로나 19 방역 사각지대

오늘은 130주년 노동절입니다. 국내에는 비자가 만료돼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 39만 명에 이른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들의 상당수는 외국인 노동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이야말로 코로나 19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정부는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추방하기보다는, 이들이 우선 마음 편히 코로나 19를 진단받고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16개 나라 언어로 코로나 19 검사와 관련된 정보를 안내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정부 "불법 체류자들, 체류 기록 관계없이 보건소 진료 가능"

정부는 설령 이들이 불법 체류자라고 하더라도 보건소에서는 이들의 불법 체류 여부와 관련된 개인 기록을 남기지 않기로 했고, 일정 기간 법무부의 단속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오늘(1일) 0시 기준 현재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9명, 이 가운데 4명이 검역에서 확인된 사례입니다. 국내 순수 확진자는 최근 들어 5명 안팎으로 매우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감염병 관리는 그 어떤 법에 앞서 감염병이 관리될 때만 모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코로나 19 초기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한 것도, 이어 개인의 신체를 구속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가 격리 이탈자들에게 안심 밴드를 채우기로 한 것도, 또 최근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강제 추방하기보다는 코로나 19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라고 결정한 것까지….

지금까지 감염병 확산 차단은 그 어떤 법의 적용에 앞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는 우선적인 가치 아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감염병의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목숨을 살리는 감염병 차단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지금처럼 임해줄 것을, 정부에 당부합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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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환자의 쓸쓸한 임종…‘생명 보호’라는 최고의 가치 ‘감염병 차단’
    • 입력 2020-05-01 15:36:15
    • 수정2020-05-01 15:44:49
    취재K
한 생명이 세상을 떠납니다. 마지막 순간 가족들은 말합니다. 사랑했다고, 고생했다고, 안녕히 가시라고. 떠나는 이와 보내는 이는 이로써 이승과 저승의 갈림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망자들에게는 이런 시간이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코로나 19 사망자는 240여 명에 이릅니다.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자이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임종을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환자는 철저히 격리된 상태로 치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사망자 임종 지키기 어려워…사망 직후 바로 화장 후 장례

코로나 19 사망자는 관련법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화장한 뒤 장례를 치릅니다. 모든 과정은 유족의 동의를 얻습니다만, 이 생을 마치고 떠나는 고인의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한 유족의 심정은 얼마나 비통할까요.

오늘(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정례브리핑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습니다. 임종을 맞이하는 코로나 19 환자들과 가족들이 시간을 같이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데 확인해달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정부, 방호복 입고 임종 지킨 사례 매우 예외적인 상황

이에 대해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방역에 필요한 방호복이나 이런 장구들을 갖추고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한 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배려하고 있는지 현장 상황을 파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동안은 증가하는 확진자를 막기에 급급했기에, 사망자는 단순히 숫자로만 인식됐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삶으로 들어가 생각해보면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얼마나 끔찍하고 아픈 상처를 남겼는지 알게 됩니다.

■비자 만료 외국인 39만 명...코로나 19 방역 사각지대

오늘은 130주년 노동절입니다. 국내에는 비자가 만료돼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 39만 명에 이른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들의 상당수는 외국인 노동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이야말로 코로나 19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정부는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추방하기보다는, 이들이 우선 마음 편히 코로나 19를 진단받고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16개 나라 언어로 코로나 19 검사와 관련된 정보를 안내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정부 "불법 체류자들, 체류 기록 관계없이 보건소 진료 가능"

정부는 설령 이들이 불법 체류자라고 하더라도 보건소에서는 이들의 불법 체류 여부와 관련된 개인 기록을 남기지 않기로 했고, 일정 기간 법무부의 단속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오늘(1일) 0시 기준 현재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9명, 이 가운데 4명이 검역에서 확인된 사례입니다. 국내 순수 확진자는 최근 들어 5명 안팎으로 매우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감염병 관리는 그 어떤 법에 앞서 감염병이 관리될 때만 모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코로나 19 초기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한 것도, 이어 개인의 신체를 구속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가 격리 이탈자들에게 안심 밴드를 채우기로 한 것도, 또 최근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강제 추방하기보다는 코로나 19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라고 결정한 것까지….

지금까지 감염병 확산 차단은 그 어떤 법의 적용에 앞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는 우선적인 가치 아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감염병의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목숨을 살리는 감염병 차단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지금처럼 임해줄 것을, 정부에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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