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99% 사망’·‘못 걷는다’…태영호·지성호 “무책임”

입력 2020.05.0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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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2일) 건재를 과시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까지 제기한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미래한국당 지성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당장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임에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지성호 "출처 밝히긴 어렵지만…김정은 사망 99%"

정치권에서 '김정은 사망설'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사람은 탈북민 출신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입니다.

탈북 이후 북한 인권단체를 운영했던 지 당선인은 지난달 21일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에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라며 "현재 (권력) 공백 상태라 섭정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고, 지난 1월부터 세습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암투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지 당선인은 당일 "정보출처를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믿을 만한 정보통이며 95%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지 당선인은 열흘이 지난 어제(1일) "김정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며 사망설에 불을 지폈습니다.

지 당선인은 당일 KBS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심혈관계 질환 수술을 받고 사망했다는 소식을 이번 주 초에 들었다"며, "후계 문제로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후계자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지목하기까지 하면서 "지지기반이 약해 유훈 통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습니다.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서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이제 정말 늦어도 이번 주말쯤에는 발표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 주가 될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습니다.

■신중했던 태영호도 '김정은, 제대로 못 걷는다'

주영 북한공사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달 21일 미국 CNN 방송의 김정은 건강이상설 보도 직후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북한이 일주일 넘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것은 추측"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태 당선인은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 말해, 건강 이상설이 사실임을 단정 지었습니다.

■정부 "특이동향 없다" 했지만…"그냥 모른다 하라" 질타한 의원도

지난달 21일 CNN 보도 이후 정부는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이라는 소스를 인용해 "심혈관 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유기준 의원은 "김정은의 신체 조건상 키가 크지도 않은데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나가고,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을 수 있는 체질이라고 판단된다"면서 "태양절에도 못 나가고 다른 일정도 못 하는 일들이 연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강하게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정부의 정보 역량을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이동향이 없다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답변에 "그냥 모른다고 하라"며 질타했습니다.

16대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정은은 한 마디로 의식불명의 코마(coma) 상태인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 없는 정보…"무책임하다"

청와대는 "'북한에 특이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주장한 인사들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의 발언이 "무책임했다"면서,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사망설이나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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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99% 사망’·‘못 걷는다’…태영호·지성호 “무책임”
    • 입력 2020-05-02 13: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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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2일) 건재를 과시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까지 제기한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미래한국당 지성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당장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임에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지성호 "출처 밝히긴 어렵지만…김정은 사망 99%"

정치권에서 '김정은 사망설'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사람은 탈북민 출신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입니다.

탈북 이후 북한 인권단체를 운영했던 지 당선인은 지난달 21일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에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라며 "현재 (권력) 공백 상태라 섭정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고, 지난 1월부터 세습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암투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지 당선인은 당일 "정보출처를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믿을 만한 정보통이며 95%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지 당선인은 열흘이 지난 어제(1일) "김정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며 사망설에 불을 지폈습니다.

지 당선인은 당일 KBS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심혈관계 질환 수술을 받고 사망했다는 소식을 이번 주 초에 들었다"며, "후계 문제로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후계자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지목하기까지 하면서 "지지기반이 약해 유훈 통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습니다.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서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이제 정말 늦어도 이번 주말쯤에는 발표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 주가 될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습니다.

■신중했던 태영호도 '김정은, 제대로 못 걷는다'

주영 북한공사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달 21일 미국 CNN 방송의 김정은 건강이상설 보도 직후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북한이 일주일 넘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것은 추측"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태 당선인은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 말해, 건강 이상설이 사실임을 단정 지었습니다.

■정부 "특이동향 없다" 했지만…"그냥 모른다 하라" 질타한 의원도

지난달 21일 CNN 보도 이후 정부는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이라는 소스를 인용해 "심혈관 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유기준 의원은 "김정은의 신체 조건상 키가 크지도 않은데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나가고,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을 수 있는 체질이라고 판단된다"면서 "태양절에도 못 나가고 다른 일정도 못 하는 일들이 연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강하게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정부의 정보 역량을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이동향이 없다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답변에 "그냥 모른다고 하라"며 질타했습니다.

16대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정은은 한 마디로 의식불명의 코마(coma) 상태인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 없는 정보…"무책임하다"

청와대는 "'북한에 특이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주장한 인사들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의 발언이 "무책임했다"면서,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사망설이나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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