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집배원 연쇄 사망에 숨은 ‘죽음의 숫자’ 27과 1.8

입력 2020.05.05 (08:00) 수정 2020.05.0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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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까지 꼭 열 달이 걸렸습니다. 참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되짚는 일이 그랬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누군가에게서 그 죽음에 대해 들어야 하는 일이 그랬습니다. 지난 4월 25일과 5월 2일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된 '집배원' 얘기입니다.

탐사보도부 발령 전 사회부에서 근무하며 여러 차례 접했던 집배원들의 과로사 소식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아침 뉴스에서 충남 공주우체국 故 이은장 집배원 유족의 인터뷰를 접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방송 카메라 앞에 한 번 서보지 않았을 노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단호했습니다. 집배원들의 죽음을 하나, 하나 모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때였습니다.

그동안 방송됐던 집배원 과로사에 대한 거의 모든 방송과 기사를 보고 또 봤습니다. 우정사업본부의 해명은 잇단 죽음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개인의 문제다." 인터뷰하는 사람들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해명은 바뀌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이번 취재에서도 그들의 답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3번의 대면 인터뷰와 5번의 서면 인터뷰가 그랬습니다.

<살인노동> 2부작의 두 번째 제목은 '죽음의 숫자'입니다. 이번 방송에는 두 가지 ‘죽음의 숫자’에 대한 의미를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취재를 마치면서 그 '두 가지 숫자'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첫 번째 죽음의 숫자 – '묻혀진 죽음 27'

처음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집배원 사망자들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정본부 자료와 노조가 집계하고 있는 자료, 또 국회의원이 확보한 자료가 모두 조금씩 달랐습니다. 사망자 전수를 모으는 데 꼬박 두 달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집배원 사망자 전수에 대한 명단과 사망 원인 등 취재진이 모은 자료는 12개 항목입니다. 비교적 구체적인 자료입니다. 최종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185명이었습니다. 이 중 업무 연관성이 높은 사망 집배원은 79명입니다. 하지만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은 집배원은 52명뿐 이었습니다. 27명 차이가 생깁니다. 죽음의 숫자에 담긴 첫 번째 의미는 이 '27명의 죽음'입니다.

2010년 전후로는 '과로사', '돌연사'라는 개념이 거의 없을 때였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집배원들의 경우, 원인을 따져보기도 전에 유족도, 우체국도 조용히 넘어가야 할 문제로 인식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족과 동료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병 없이 건강했던 집배원이 명절 '특별배송 기간'이 끝나고, 연휴에 잠을 자다 숨졌고, '개인사'로 치부해 쉬쉬했던 한 집배원의 자살 뒤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동료 간 갈등이 확인됐습니다. '과로사'와 '과로 자살' 정황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업무상 재해 신청을 하지 않거나, 했다가 취소했습니다. 묻혀 버린 '27명'. 그 죽음을 되짚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 두 번째 죽음의 숫자 - '한 시간 노동에 휴식 1.8분'

두 번째 죽음의 숫자는 1.8분, 한 시간 집배원 노동에 허락되는 휴식시간을 뜻합니다. 2017년부터 우체국에 도입된 집배부하량시스템 얘기입니다. 이 시스템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배달 전 과정을 '초 단위'로 잘라 그 시간에 맞춰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달 시간을 재서 매달 집배원별로 부하량 수치가 계산돼 나옵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매달 우체국 게시판에 발표됩니다. 그 옛날 중, 고등학교에서 전교 석차를 복도에 붙였던 것처럼 말이죠.

원래 이 시스템은 집배원 개인 평가를 위해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이 수치를 통해 업무량이 많은 우체국과 적은 우체국을 비교해 인원을 적절하게 배치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목적은 사라지고, 집배원별 개인 평가 자료로 변질됐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질책'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집배원들은 자연스럽게 새벽 근무에, 늦은 밤까지 초과근무를 하고, 주말에도 나와 일을 했습니다. 물론 모두 돈을 받지도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 '불법 노동'입니다.

고객을 상대하고, 사람이 하는 일인데 '초 단위'로 표준 배달 시간을 만든 것도 상식 밖의 일이지만,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휴식 시간입니다. 2017년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2년 동안 집배원들의 쉬는 시간을 시간당 1.8분만 계산해 놓았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확인됐는데, 이유가 황당합니다. 현업부서의 업무 착오로 생긴 '단순 실수'라는 것입니다. 실수했다는 담당자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도, 징계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단순 실수라고 인정했기 때문에 징계 사항이 아니다.'라는 게 우정본부의 입장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 '숨은 노동'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식 시간은 '두 시간당 15분'이라는 원래 규정으로 바뀌었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정본부는 지난 2월 우체국에 전체 시간 외 수당 예산이 줄었으니, 우체국별로 초과근무를 줄이라는 공문을 하달했습니다. 초과근무가 많은 우체국은 직접 실사를 하겠다는 엄포도 담겨있습니다. 이 공문이 시행되고 우체국에서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우체국에서는 오후 6시가 되면 우체국 안의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잔업을 하던 집배원들은 책상 조명에 의지해 일하다 결국 폭발했습니다. '소등 강제 퇴근'은 몇 주 만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이런 제보도 왔습니다. 기본급을 줄이기 위해 우체국이 조퇴를 강요한다는 폭로였습니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 하지만 우정본부는 모른다고 합니다. "집배원들이 9 TO 6의 라이프 스타일을 맞춰가고 있다."는 우정본부 관계자의 해명이 허무한 이유입니다.


■ 그리고, 외면당한 '죽음의 무게'

故 이은장 씨 어머니를 만났던 날이 기억났습니다. 취재진의 손을 잡으시며 몇 번이나 했던 말. "그래도 우리 은장이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얘기였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경기도 가평우체국 故 성우준(가명) 집배원의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던 일도 기억합니다. 방송 내 가슴이 너무 아파 우셨다며, 그래도 떠난 아들이 방송을 보고 조금은 위안이 됐을 거라고 했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서울 서초우체국 김영수 집배원 아내의 말도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잠깐 이슈가 됐다 잊혀질까 두려워요. 이건 이슈가 아닌데.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라고도 했습니다.

방송에 비중 있게 다루지 못했지만, 그냥 넘겨서는 안 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사망한 집배원들의 남은 가족. 그리고 동료들입니다. 공통적으로 심각한 우울 증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한 전문가는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이 꼭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1부 방송이 나가고, 인터넷판 기사가 출고된 뒤 우정본부는 다시 해명하고 싶다며 취재진을 찾아왔습니다. '집배 시스템 휴식 시간 조정'과 '인력충원 통계'에 대해 내용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특별법 때문에 흑자가 나는 '우체국 예금 사업' 수익을 적자인 '우체국 우편 사업' 인력 확충에 사용할 수 없다는 해명도 내놨습니다.

정작 기대했던 집배원들의 불법 '숨은 노동'과 우체국의 '근무기록 은폐', 사례로 방송했던 '젊은 비정규직 집배원의 죽음'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물었지만 준비된 답이 없었습니다.

다시 묻습니다. 유족들을, 또 남은 집배원들을 짓누르고 있는 '죽음의 무게'는 우정사업본부 책임자들에게 어느 정도입니까?

[연관 기사]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1부. 누가 아들을 죽음으로 몰았나?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2부. 죽음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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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집배원 연쇄 사망에 숨은 ‘죽음의 숫자’ 27과 1.8
    • 입력 2020-05-05 08:00:24
    • 수정2020-05-06 06:54:08
    취재후·사건후
방송까지 꼭 열 달이 걸렸습니다. 참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되짚는 일이 그랬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누군가에게서 그 죽음에 대해 들어야 하는 일이 그랬습니다. 지난 4월 25일과 5월 2일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된 '집배원' 얘기입니다. 탐사보도부 발령 전 사회부에서 근무하며 여러 차례 접했던 집배원들의 과로사 소식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아침 뉴스에서 충남 공주우체국 故 이은장 집배원 유족의 인터뷰를 접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방송 카메라 앞에 한 번 서보지 않았을 노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단호했습니다. 집배원들의 죽음을 하나, 하나 모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때였습니다. 그동안 방송됐던 집배원 과로사에 대한 거의 모든 방송과 기사를 보고 또 봤습니다. 우정사업본부의 해명은 잇단 죽음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개인의 문제다." 인터뷰하는 사람들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해명은 바뀌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이번 취재에서도 그들의 답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3번의 대면 인터뷰와 5번의 서면 인터뷰가 그랬습니다. <살인노동> 2부작의 두 번째 제목은 '죽음의 숫자'입니다. 이번 방송에는 두 가지 ‘죽음의 숫자’에 대한 의미를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취재를 마치면서 그 '두 가지 숫자'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첫 번째 죽음의 숫자 – '묻혀진 죽음 27' 처음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집배원 사망자들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정본부 자료와 노조가 집계하고 있는 자료, 또 국회의원이 확보한 자료가 모두 조금씩 달랐습니다. 사망자 전수를 모으는 데 꼬박 두 달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집배원 사망자 전수에 대한 명단과 사망 원인 등 취재진이 모은 자료는 12개 항목입니다. 비교적 구체적인 자료입니다. 최종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185명이었습니다. 이 중 업무 연관성이 높은 사망 집배원은 79명입니다. 하지만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은 집배원은 52명뿐 이었습니다. 27명 차이가 생깁니다. 죽음의 숫자에 담긴 첫 번째 의미는 이 '27명의 죽음'입니다. 2010년 전후로는 '과로사', '돌연사'라는 개념이 거의 없을 때였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집배원들의 경우, 원인을 따져보기도 전에 유족도, 우체국도 조용히 넘어가야 할 문제로 인식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족과 동료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병 없이 건강했던 집배원이 명절 '특별배송 기간'이 끝나고, 연휴에 잠을 자다 숨졌고, '개인사'로 치부해 쉬쉬했던 한 집배원의 자살 뒤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동료 간 갈등이 확인됐습니다. '과로사'와 '과로 자살' 정황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업무상 재해 신청을 하지 않거나, 했다가 취소했습니다. 묻혀 버린 '27명'. 그 죽음을 되짚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 두 번째 죽음의 숫자 - '한 시간 노동에 휴식 1.8분' 두 번째 죽음의 숫자는 1.8분, 한 시간 집배원 노동에 허락되는 휴식시간을 뜻합니다. 2017년부터 우체국에 도입된 집배부하량시스템 얘기입니다. 이 시스템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배달 전 과정을 '초 단위'로 잘라 그 시간에 맞춰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달 시간을 재서 매달 집배원별로 부하량 수치가 계산돼 나옵니다. 그리고 이 수치는 매달 우체국 게시판에 발표됩니다. 그 옛날 중, 고등학교에서 전교 석차를 복도에 붙였던 것처럼 말이죠. 원래 이 시스템은 집배원 개인 평가를 위해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이 수치를 통해 업무량이 많은 우체국과 적은 우체국을 비교해 인원을 적절하게 배치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목적은 사라지고, 집배원별 개인 평가 자료로 변질됐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질책'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집배원들은 자연스럽게 새벽 근무에, 늦은 밤까지 초과근무를 하고, 주말에도 나와 일을 했습니다. 물론 모두 돈을 받지도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 '불법 노동'입니다. 고객을 상대하고, 사람이 하는 일인데 '초 단위'로 표준 배달 시간을 만든 것도 상식 밖의 일이지만,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휴식 시간입니다. 2017년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2년 동안 집배원들의 쉬는 시간을 시간당 1.8분만 계산해 놓았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확인됐는데, 이유가 황당합니다. 현업부서의 업무 착오로 생긴 '단순 실수'라는 것입니다. 실수했다는 담당자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도, 징계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단순 실수라고 인정했기 때문에 징계 사항이 아니다.'라는 게 우정본부의 입장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 '숨은 노동'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식 시간은 '두 시간당 15분'이라는 원래 규정으로 바뀌었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정본부는 지난 2월 우체국에 전체 시간 외 수당 예산이 줄었으니, 우체국별로 초과근무를 줄이라는 공문을 하달했습니다. 초과근무가 많은 우체국은 직접 실사를 하겠다는 엄포도 담겨있습니다. 이 공문이 시행되고 우체국에서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우체국에서는 오후 6시가 되면 우체국 안의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잔업을 하던 집배원들은 책상 조명에 의지해 일하다 결국 폭발했습니다. '소등 강제 퇴근'은 몇 주 만에 없던 일이 됐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이런 제보도 왔습니다. 기본급을 줄이기 위해 우체국이 조퇴를 강요한다는 폭로였습니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 하지만 우정본부는 모른다고 합니다. "집배원들이 9 TO 6의 라이프 스타일을 맞춰가고 있다."는 우정본부 관계자의 해명이 허무한 이유입니다. ■ 그리고, 외면당한 '죽음의 무게' 故 이은장 씨 어머니를 만났던 날이 기억났습니다. 취재진의 손을 잡으시며 몇 번이나 했던 말. "그래도 우리 은장이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얘기였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경기도 가평우체국 故 성우준(가명) 집배원의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던 일도 기억합니다. 방송 내 가슴이 너무 아파 우셨다며, 그래도 떠난 아들이 방송을 보고 조금은 위안이 됐을 거라고 했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서울 서초우체국 김영수 집배원 아내의 말도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잠깐 이슈가 됐다 잊혀질까 두려워요. 이건 이슈가 아닌데.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라고도 했습니다. 방송에 비중 있게 다루지 못했지만, 그냥 넘겨서는 안 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사망한 집배원들의 남은 가족. 그리고 동료들입니다. 공통적으로 심각한 우울 증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한 전문가는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이 꼭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1부 방송이 나가고, 인터넷판 기사가 출고된 뒤 우정본부는 다시 해명하고 싶다며 취재진을 찾아왔습니다. '집배 시스템 휴식 시간 조정'과 '인력충원 통계'에 대해 내용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특별법 때문에 흑자가 나는 '우체국 예금 사업' 수익을 적자인 '우체국 우편 사업' 인력 확충에 사용할 수 없다는 해명도 내놨습니다. 정작 기대했던 집배원들의 불법 '숨은 노동'과 우체국의 '근무기록 은폐', 사례로 방송했던 '젊은 비정규직 집배원의 죽음'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물었지만 준비된 답이 없었습니다. 다시 묻습니다. 유족들을, 또 남은 집배원들을 짓누르고 있는 '죽음의 무게'는 우정사업본부 책임자들에게 어느 정도입니까? [연관 기사]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1부. 누가 아들을 죽음으로 몰았나?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2부. 죽음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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