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코로나19 돌연변이 198개 발견, 백신 개발에 오히려 도움?

입력 2020.05.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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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많은 변이를 보이고 있어서 백신 개발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변이가 오히려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존의 논의는 이렇습니다.

[사진 출처 : CNN][사진 출처 : CNN]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주로 바이러스의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와 관련한 항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몸체 가운데 이러한 'ACE2'에 붙도록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영역에서 돌연변이가 관찰돼 백신 개발을 위협한다는 논리입니다.

한마디로 자꾸 변하면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죠.

[사진 출처 : 런던대(UCL)][사진 출처 : 런던대(UCL)]

그런데 런던대 유전자 연구소(University College London Genetics Institute)의 연구원들은 조금 다른 각도의 분석을 내왔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감염 환자로부터 7,500개 이상의 바이러스의 게놈(유전체)을 분석해 코로나 19(COVID-19)를 유발한 바이러스(SARS-CoV-2)의 유전자 변화를 살펴봤다고 유로뉴스가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무려 198개의 돌연변이를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지휘한 프랑수아 발루스(Francois Balloux) 소장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이를 일으킨다거나,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칙적으로 이러한 돌연변이들은 두려워할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는 원래 변화하고, 진화하고, 변이를 일킨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중립적입니다."라고 발루스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변종들에서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 '작은 돌연변이의 부분 집합'을 확인했습니다. 그것은 (코로나19의) 인간 숙주에 대한 적응을 반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CNN][사진 출처 : CNN]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어느 지점이 변화하고 어느 부분이 변하지 않는지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는 설명입니다.

확인된 작은 유전적 변화들은 바이러스 유전체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부분은 돌연변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이 바이러스의 불변의 부분들이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우리가 정말로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불변의 부분'은 제한되어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쉽게 탈출할 방법을 찾을 수 없는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라고 발루스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한국 방역 당국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중요한 부분에 변이가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에는 변이 자체가 당연히 많은 상황이다.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그 변이가 의미 있는 유전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위 연구와 궤를 같이했습니다.

결국, 변이한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변이를 일으키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게 백신 개발에 있어서 관건이라는 말입니다.

[사진 출처 : CNN][사진 출처 : CNN]

발루스 소장은 현지시각 6일 미국 CNN에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는 지난해 말부터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시작했으며, 현재 인류의 10% 정도만이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CNN은 이를 나쁜 소식의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이른바 '무증상 감염'을 통해 코로나19를 겪었으리라고 일부 의사들은 희망했지만, 이 같은 연구가 사실이라면, 집단 면역의 길은 생각보다 훨씬 멀리 있기 때문입니다.

전 인류가 사망 등의 피해를 줄이면서 빠르게 집단 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논의가 '백신'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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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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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8 07: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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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많은 변이를 보이고 있어서 백신 개발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변이가 오히려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존의 논의는 이렇습니다.

[사진 출처 : CNN]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주로 바이러스의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와 관련한 항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몸체 가운데 이러한 'ACE2'에 붙도록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영역에서 돌연변이가 관찰돼 백신 개발을 위협한다는 논리입니다.

한마디로 자꾸 변하면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죠.

[사진 출처 : 런던대(UCL)]
그런데 런던대 유전자 연구소(University College London Genetics Institute)의 연구원들은 조금 다른 각도의 분석을 내왔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감염 환자로부터 7,500개 이상의 바이러스의 게놈(유전체)을 분석해 코로나 19(COVID-19)를 유발한 바이러스(SARS-CoV-2)의 유전자 변화를 살펴봤다고 유로뉴스가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무려 198개의 돌연변이를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지휘한 프랑수아 발루스(Francois Balloux) 소장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이를 일으킨다거나,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칙적으로 이러한 돌연변이들은 두려워할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는 원래 변화하고, 진화하고, 변이를 일킨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중립적입니다."라고 발루스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변종들에서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 '작은 돌연변이의 부분 집합'을 확인했습니다. 그것은 (코로나19의) 인간 숙주에 대한 적응을 반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CNN]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어느 지점이 변화하고 어느 부분이 변하지 않는지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는 설명입니다.

확인된 작은 유전적 변화들은 바이러스 유전체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부분은 돌연변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이 바이러스의 불변의 부분들이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우리가 정말로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불변의 부분'은 제한되어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쉽게 탈출할 방법을 찾을 수 없는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라고 발루스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한국 방역 당국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중요한 부분에 변이가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에는 변이 자체가 당연히 많은 상황이다.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그 변이가 의미 있는 유전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위 연구와 궤를 같이했습니다.

결국, 변이한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변이를 일으키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게 백신 개발에 있어서 관건이라는 말입니다.

[사진 출처 : CNN]
발루스 소장은 현지시각 6일 미국 CNN에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는 지난해 말부터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시작했으며, 현재 인류의 10% 정도만이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CNN은 이를 나쁜 소식의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이른바 '무증상 감염'을 통해 코로나19를 겪었으리라고 일부 의사들은 희망했지만, 이 같은 연구가 사실이라면, 집단 면역의 길은 생각보다 훨씬 멀리 있기 때문입니다.

전 인류가 사망 등의 피해를 줄이면서 빠르게 집단 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논의가 '백신'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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