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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중국은 코로나19 사과를 할까?
입력 2020.05.09 (07:01) 특파원 리포트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다가오고 있다. 국정자문회의 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1일, 우리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2일 개막한다. 중국의 국정 방향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가장 큰 행사다.

중국 지도부는 양회에 무엇을 내놓을까? 수치상으로는 안정기에 접어든 중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방역을 '인민전쟁'이라고 표현해 왔다. 참담한 상황에 내몰린 미국, 유럽 상황에 빗대 '체제 우월성'도 강조할 것이다. 위기에 몰린 경제를 회복시킬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중국 내부의 일이다. 그럼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미국의 대선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에는 세계로 확산하는 '반중 정서'가 심상찮다.


2003년 사스, 후진타오 주석 '사과'

중국은 코로나19에 앞서 세계에 전염병을 퍼뜨린 적이 있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 시작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다. 이후 8개월 동안 37개 나라 8,273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사망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발생 6개월 뒤인 4월에야 사스 은폐 중단을 지시했다.

코로나19 피해는 사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 세계 218개 나라 380만 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도 27만 명에 육박했다. 근대 이후 이렇게 심각한 피해를 낸 전염병이 있었을까?

사스 사태 직후인 2003년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사스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역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해 창궐하거나, 국제사회로까지 확산한다면 중국 지도자로서 13억 중국 인민과 세계 각국 국민에게도 미안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럼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의 사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이 제기하는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과 '중국 책임론'에 대해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국제사회를 오도하는 것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 전염병 통제 방법부터 서둘러 찾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외교안보전문가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KBS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사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 교수는 "사과는 '중국 책임론'을 인정한다는 것인데, 중국은 뒤따를 경제적 보상 요구와 G2 국가로서 국제적 위상 추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진핑 주석 3연임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사과 자체가 시 주석 책임론과 연계될 수 있는데, 중국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사태라고 강변하고 있는 마당에 사과할 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냉전과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국제 정세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갈등이 더 증폭되고 있다. '미·중 신냉전 시대'에 돌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이 "중국에서 일어났지만 모르는 것들이 존재한다", "중국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서방국가 대 중국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크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중국이 미국 상품 2천억 달러 구매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1단계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 기업의 탈중국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설계' - '중국 제조'라는 글로벌 분업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

중국 해군과 미국 해군이 연이어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는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에서 예기치 않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면 미국과 중국이 각국을 상대로 줄세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안보와 경제에서 대외 의존성이 큰 우리 처지에서 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악의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중국의 오만과 미국의 억지가 부른 위기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까지 국제 정세를 암흑으로 내몬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국의 오만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첫 발생지일 수는 있지만, 발원지는 아니다."라는 주장이 결정적이다.

봉쇄 전 우한을 빠져나간 500만 명이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이탈리아 등 수 많은 나라의 '1호 환자'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데에 중국발 환자가 첫 계기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각국의 방역체계 부실과 시민 의식 부재는 그 이후의 문제다.

그런데 중국은 이 부분을 인정하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지금도 중국산 방역물품 없이는 코로나19와 싸우지 못한다. 그렇다고 중국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 나라가 얼마나 될까?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코로나 사태는 "진주만보다 더 나쁘다. 세계무역센터(911 테러)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이 의도성을 갖고 코로나19를 퍼뜨린 것처럼 주장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거대한(enormous) 증거' '중요한(significant) 증거' 운운하며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을 퍼뜨린다.

그런데 미 국가정보국(DNI)조차 성명에서 "미 정보기관들은 바이러스가 사람이 만들거나,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것이 아니라는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5일 "증거를 보면 바이러스가 아마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오만과 미국의 억지가 국제사회를 코로나19 보다 더 심각한 지경으로 내몰고 있다. 이성은 사라지고 주장만 난무한다. 중국과 미국은 이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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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중국은 코로나19 사과를 할까?
    • 입력 2020-05-09 07:01:27
    특파원 리포트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다가오고 있다. 국정자문회의 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1일, 우리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2일 개막한다. 중국의 국정 방향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가장 큰 행사다.

중국 지도부는 양회에 무엇을 내놓을까? 수치상으로는 안정기에 접어든 중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방역을 '인민전쟁'이라고 표현해 왔다. 참담한 상황에 내몰린 미국, 유럽 상황에 빗대 '체제 우월성'도 강조할 것이다. 위기에 몰린 경제를 회복시킬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중국 내부의 일이다. 그럼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미국의 대선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에는 세계로 확산하는 '반중 정서'가 심상찮다.


2003년 사스, 후진타오 주석 '사과'

중국은 코로나19에 앞서 세계에 전염병을 퍼뜨린 적이 있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 시작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다. 이후 8개월 동안 37개 나라 8,273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사망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발생 6개월 뒤인 4월에야 사스 은폐 중단을 지시했다.

코로나19 피해는 사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 세계 218개 나라 380만 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도 27만 명에 육박했다. 근대 이후 이렇게 심각한 피해를 낸 전염병이 있었을까?

사스 사태 직후인 2003년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사스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역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해 창궐하거나, 국제사회로까지 확산한다면 중국 지도자로서 13억 중국 인민과 세계 각국 국민에게도 미안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럼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의 사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이 제기하는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과 '중국 책임론'에 대해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국제사회를 오도하는 것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 전염병 통제 방법부터 서둘러 찾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외교안보전문가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KBS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사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 교수는 "사과는 '중국 책임론'을 인정한다는 것인데, 중국은 뒤따를 경제적 보상 요구와 G2 국가로서 국제적 위상 추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진핑 주석 3연임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사과 자체가 시 주석 책임론과 연계될 수 있는데, 중국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사태라고 강변하고 있는 마당에 사과할 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냉전과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국제 정세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갈등이 더 증폭되고 있다. '미·중 신냉전 시대'에 돌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이 "중국에서 일어났지만 모르는 것들이 존재한다", "중국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서방국가 대 중국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크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중국이 미국 상품 2천억 달러 구매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1단계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 기업의 탈중국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설계' - '중국 제조'라는 글로벌 분업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

중국 해군과 미국 해군이 연이어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는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에서 예기치 않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면 미국과 중국이 각국을 상대로 줄세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안보와 경제에서 대외 의존성이 큰 우리 처지에서 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악의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중국의 오만과 미국의 억지가 부른 위기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까지 국제 정세를 암흑으로 내몬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국의 오만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첫 발생지일 수는 있지만, 발원지는 아니다."라는 주장이 결정적이다.

봉쇄 전 우한을 빠져나간 500만 명이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이탈리아 등 수 많은 나라의 '1호 환자'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데에 중국발 환자가 첫 계기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각국의 방역체계 부실과 시민 의식 부재는 그 이후의 문제다.

그런데 중국은 이 부분을 인정하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지금도 중국산 방역물품 없이는 코로나19와 싸우지 못한다. 그렇다고 중국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 나라가 얼마나 될까?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코로나 사태는 "진주만보다 더 나쁘다. 세계무역센터(911 테러)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이 의도성을 갖고 코로나19를 퍼뜨린 것처럼 주장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거대한(enormous) 증거' '중요한(significant) 증거' 운운하며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을 퍼뜨린다.

그런데 미 국가정보국(DNI)조차 성명에서 "미 정보기관들은 바이러스가 사람이 만들거나,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것이 아니라는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5일 "증거를 보면 바이러스가 아마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오만과 미국의 억지가 국제사회를 코로나19 보다 더 심각한 지경으로 내몰고 있다. 이성은 사라지고 주장만 난무한다. 중국과 미국은 이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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