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이태원 클럽’ 인근 방문자, 어떻게 파악했나?

입력 2020.05.12 (18:14) 수정 2020.05.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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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인근 기지국 접속자가 1만 905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울시는 전체 명단을 확보해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는데요. 이들 가운데 이태원의 클럽과 주점 5곳을 다녀온 인원들은 어떻게 파악됐을까요?


휴대전화 위치정보, 기지국에 전송된다

통신사는 이태원 클럽 인근에 있었던 사람들의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기기를 켜놓았다면 인근 기지국과 교신을 하게 됩니다. 휴대전화 식별번호는 통신사 서버에 전송되고, 위치 정보가 산출됩니다. 휴대전화 사용자의 위치가 바뀌면 위치 정보도 갱신됩니다.


"해당 시간대 30분 이상 체류자로 특정"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는 방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 (매일 자정~새벽 5시) 이태원 일대 클럽과 인접한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의 정보를 제출했습니다. 접속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실제로 정부에 제공한 데이터는 서울시가 발표한 만여 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퇴근 시간 이후 일정 시간에만 기지국에 지속적으로 접속되는 등 해당 지역 주민이 명백해 보이는 경우 클럽 방문자가 아닌 인근 주민으로 판단하고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태원 ‘킹클럽’ 반경 500m 일대 설치된 무선국. [자료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태원 ‘킹클럽’ 반경 500m 일대 설치된 무선국. [자료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태원 클럽 일대에 설치된 이동통신무선국을 따져봤습니다. '킹클럽' 반경 500m에 설치된 무선국(3G, 4G, 5G, 건물 내 설치된 '인빌딩' 기지국 포함)은 467개로 파악됐습니다.

이태원과 같은 도심은 이동통신을 방해하는 고층 건물들이 있기 때문에 기지국이 10~20m 간격으로 설치된 경우도 많다는 것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전파 진흥원 관계자는 "실제로 '킹클럽'의 통신을 위한 기능을 하는 기지국은 통신사들이 파악한 17개가 맞을 것"이라면서 "건물 내 엘리베이터와 같은 곳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한 옥내 기지국(인빌딩)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럽 방문자 대부분 포함됐을 것"

스마트폰 위치 정보는 통신사 기지국 단위로 취합됩니다. 이용자가 위치한 건물 지번까지도 파악됩니다. 이에 따라 클럽 방문자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면 기지국 접속자 명단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클럽 인근의 다른 장소에 있었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명단에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거나, 비행기 모드를 설정해놨다면 기지국에서 위치정보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해외 통신사 사용자, 로밍하면 기록 남지만..."

이태원 클럽은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요. 외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이 해외 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한 이동 통신사 관계자는 "해외 통신사 가입자라도 '로밍'을 해서 국내 통신사의 기지국과 접속했다면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외 통신사에 가입한 이용자 정보를 파악하기는 어려워서 방역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브리핑에서 "(기지국 접속자) 전체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이행명령'을 내리기보다는 자발적 검사를 권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검사를 꺼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병 예방법 따른 적법 절차

이번 휴대전화 위치정보 제공은 감염병 예방법(76조의2 제1항)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감염병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하면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위치정보 제공은 구로콜센터와 동대문PC방, 서래마을 와인바 집단 감염 사례에 이어 네 번째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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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5-12 18:28:27
    팩트체크K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인근 기지국 접속자가 1만 905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울시는 전체 명단을 확보해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는데요. 이들 가운데 이태원의 클럽과 주점 5곳을 다녀온 인원들은 어떻게 파악됐을까요?


휴대전화 위치정보, 기지국에 전송된다

통신사는 이태원 클럽 인근에 있었던 사람들의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기기를 켜놓았다면 인근 기지국과 교신을 하게 됩니다. 휴대전화 식별번호는 통신사 서버에 전송되고, 위치 정보가 산출됩니다. 휴대전화 사용자의 위치가 바뀌면 위치 정보도 갱신됩니다.


"해당 시간대 30분 이상 체류자로 특정"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는 방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 (매일 자정~새벽 5시) 이태원 일대 클럽과 인접한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의 정보를 제출했습니다. 접속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실제로 정부에 제공한 데이터는 서울시가 발표한 만여 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퇴근 시간 이후 일정 시간에만 기지국에 지속적으로 접속되는 등 해당 지역 주민이 명백해 보이는 경우 클럽 방문자가 아닌 인근 주민으로 판단하고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태원 ‘킹클럽’ 반경 500m 일대 설치된 무선국. [자료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태원 클럽 일대에 설치된 이동통신무선국을 따져봤습니다. '킹클럽' 반경 500m에 설치된 무선국(3G, 4G, 5G, 건물 내 설치된 '인빌딩' 기지국 포함)은 467개로 파악됐습니다.

이태원과 같은 도심은 이동통신을 방해하는 고층 건물들이 있기 때문에 기지국이 10~20m 간격으로 설치된 경우도 많다는 것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전파 진흥원 관계자는 "실제로 '킹클럽'의 통신을 위한 기능을 하는 기지국은 통신사들이 파악한 17개가 맞을 것"이라면서 "건물 내 엘리베이터와 같은 곳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한 옥내 기지국(인빌딩)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럽 방문자 대부분 포함됐을 것"

스마트폰 위치 정보는 통신사 기지국 단위로 취합됩니다. 이용자가 위치한 건물 지번까지도 파악됩니다. 이에 따라 클럽 방문자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면 기지국 접속자 명단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클럽 인근의 다른 장소에 있었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명단에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거나, 비행기 모드를 설정해놨다면 기지국에서 위치정보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해외 통신사 사용자, 로밍하면 기록 남지만..."

이태원 클럽은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요. 외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이 해외 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한 이동 통신사 관계자는 "해외 통신사 가입자라도 '로밍'을 해서 국내 통신사의 기지국과 접속했다면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외 통신사에 가입한 이용자 정보를 파악하기는 어려워서 방역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브리핑에서 "(기지국 접속자) 전체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이행명령'을 내리기보다는 자발적 검사를 권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검사를 꺼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병 예방법 따른 적법 절차

이번 휴대전화 위치정보 제공은 감염병 예방법(76조의2 제1항)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감염병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하면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위치정보 제공은 구로콜센터와 동대문PC방, 서래마을 와인바 집단 감염 사례에 이어 네 번째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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