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고시’도 온라인…코로나가 바꾼 채용 풍경

입력 2020.05.14 (08:15) 수정 2020.05.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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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 오늘은 퀴즈 한 두 개 풀면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사자성어 '토사구팽' '용호상박' '당구풍월'에 등장하는 동물은? 네, 토끼, 용, 호랑이, 개죠?

다음 문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건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풀기 어려운 난이도를 지녔으니 답은 패쓰하겠습니다.

방금 드린 질문들, 바로 삼성그룹 입사 시험에 출제됐던 문제들입니다.

삼성그룹이 시행하는 필기시험, 영어로 'GSAT'라고 하죠.

'Global Samsung Aptitude Test'의 약자로 우리 말로 풀면 '삼성직무적성검사'입니다.

1995년부터 시행된 GSAT는 해마다 수험생들을 당혹케 하는 다양한 유형의문제들로 화제를 낳곤 했죠,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꿈꾸는 최고 기업 답게 시험 수준이 높아 ‘삼성고시’‘삼성수능’이란 별칭도 얻었습니다.

["오지선다에 제가 푼 답이 없는데요?"]

["그러게요. 이거 정답있는 거 맞아요?"]

["넌 입사할 때 이거 다 풀었어?"]

삼성이 GSAT를 올해는 오프라인 시험장이 아닌 온라인 시험으로 치른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짐작하시는대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섭니다.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되는 삼성직무적성검사에는 해마다 수만 명이 응시합니다.

전국 80여 개 고사장에서 필기 시험을 치르는데요,

이 필기 시험만 통과하면 바로 임원 면접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준비가 조금 덜 된 취준생들도, '일단 한 번 보자'는 생각에, 매년 엄청난 인원들이 시험장으로 모여듭니다.

수험생 뿐 아니라 관리 감독을 위해 동원되는 삼성 임직원도 전국적으로 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삼성이 올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 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수만 명의 응시자를 관리하며 오프라인 시험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섭니다.

시험 과목도 기존 4개(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에서 수리와 추리 2개로 줄였습니다.

최대 파격은 무엇보다 응시자가 자신의 집에서 PC로 시험을 본다는 것이겠죠.

당장 커닝, 즉 부정 행위를 어떻게 막을 지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삼성은 나름의 대책을 마련해 놨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응시자는 시험 시간에 맞춰 PC로 온라인 GSAT 사이트에 접속합니다.

이 때, 스마트폰으로 삼성 측이 마련한 별도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한 뒤 본인의 얼굴, 양 손, PC 모니터가 모두 카메라에 잡히도록 스마트폰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렇게 촬영되는 영상은 원격 감독관에게 실시간 전달됩니다.

원활한 관리 감독을 위해 삼성 측은 감독관 1명이 담당하는 응시생 수를 소수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이 소식,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사이트에선 단연 화제입니다.

'시험 전 과정 녹화 이거 실화냐' 부터 '멘탈 바사삭' 이런 표현도 쓰셨고요,

'온라인 강의도 서버가 터졌는데 시험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런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지난달이었죠, 널찍한 잔디 구장에서 띄엄띄엄 앉아 입사 시험을 치르는 풍경이 많은 분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입사 시험을 치르게 됐으니 코로나19는 대기업 채용 풍경까지 바꿔놓은 형국입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공채 일정 자체가 늦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리 수로 되돌아가면서 기업 인사담당자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취업자 감소폭이 21년 만에 최대라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만, 기업 입장에선 이렇게 일자리가 줄면서 지원자들은 몰릴테고,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 확산으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2차 전염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필기 시험 대신 온라인 AI 역량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 역량검사는 다음달 중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달 말 필기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었던 SK그룹도 다음주 중 시험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발표합니다.

온라인 시험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들이 채용 일정과 방식을 놓고 고심에 빠지면서, 이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애가 타는 심정일 겁니다.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절을 나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서라도 전염병 종식의 그 날 하루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네요.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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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4 08:17:23
    • 수정2020-05-14 08: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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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토사구팽' '용호상박' '당구풍월'에 등장하는 동물은? 네, 토끼, 용, 호랑이, 개죠?

다음 문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건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풀기 어려운 난이도를 지녔으니 답은 패쓰하겠습니다.

방금 드린 질문들, 바로 삼성그룹 입사 시험에 출제됐던 문제들입니다.

삼성그룹이 시행하는 필기시험, 영어로 'GSAT'라고 하죠.

'Global Samsung Aptitude Test'의 약자로 우리 말로 풀면 '삼성직무적성검사'입니다.

1995년부터 시행된 GSAT는 해마다 수험생들을 당혹케 하는 다양한 유형의문제들로 화제를 낳곤 했죠,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꿈꾸는 최고 기업 답게 시험 수준이 높아 ‘삼성고시’‘삼성수능’이란 별칭도 얻었습니다.

["오지선다에 제가 푼 답이 없는데요?"]

["그러게요. 이거 정답있는 거 맞아요?"]

["넌 입사할 때 이거 다 풀었어?"]

삼성이 GSAT를 올해는 오프라인 시험장이 아닌 온라인 시험으로 치른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짐작하시는대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섭니다.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되는 삼성직무적성검사에는 해마다 수만 명이 응시합니다.

전국 80여 개 고사장에서 필기 시험을 치르는데요,

이 필기 시험만 통과하면 바로 임원 면접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준비가 조금 덜 된 취준생들도, '일단 한 번 보자'는 생각에, 매년 엄청난 인원들이 시험장으로 모여듭니다.

수험생 뿐 아니라 관리 감독을 위해 동원되는 삼성 임직원도 전국적으로 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삼성이 올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 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수만 명의 응시자를 관리하며 오프라인 시험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섭니다.

시험 과목도 기존 4개(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에서 수리와 추리 2개로 줄였습니다.

최대 파격은 무엇보다 응시자가 자신의 집에서 PC로 시험을 본다는 것이겠죠.

당장 커닝, 즉 부정 행위를 어떻게 막을 지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삼성은 나름의 대책을 마련해 놨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응시자는 시험 시간에 맞춰 PC로 온라인 GSAT 사이트에 접속합니다.

이 때, 스마트폰으로 삼성 측이 마련한 별도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한 뒤 본인의 얼굴, 양 손, PC 모니터가 모두 카메라에 잡히도록 스마트폰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렇게 촬영되는 영상은 원격 감독관에게 실시간 전달됩니다.

원활한 관리 감독을 위해 삼성 측은 감독관 1명이 담당하는 응시생 수를 소수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이 소식,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사이트에선 단연 화제입니다.

'시험 전 과정 녹화 이거 실화냐' 부터 '멘탈 바사삭' 이런 표현도 쓰셨고요,

'온라인 강의도 서버가 터졌는데 시험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런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지난달이었죠, 널찍한 잔디 구장에서 띄엄띄엄 앉아 입사 시험을 치르는 풍경이 많은 분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입사 시험을 치르게 됐으니 코로나19는 대기업 채용 풍경까지 바꿔놓은 형국입니다.

코로나19로 상반기 공채 일정 자체가 늦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리 수로 되돌아가면서 기업 인사담당자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취업자 감소폭이 21년 만에 최대라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만, 기업 입장에선 이렇게 일자리가 줄면서 지원자들은 몰릴테고,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 확산으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2차 전염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필기 시험 대신 온라인 AI 역량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 역량검사는 다음달 중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달 말 필기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었던 SK그룹도 다음주 중 시험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발표합니다.

온라인 시험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들이 채용 일정과 방식을 놓고 고심에 빠지면서, 이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애가 타는 심정일 겁니다.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절을 나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서라도 전염병 종식의 그 날 하루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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