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파트 경비원 발인…경비실 앞에서 노제

입력 2020.05.14 (08:25) 수정 2020.05.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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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입주민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뒤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희석 경비원의 발인이 오늘 새벽 진행됐습니다.

유가족은 최 씨의 영정을 들고 생전에 일했던 경비실 앞을 들렀고, 주민들이 준비한 노제가 열렸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 뜨기 전 어슴푸레한 새벽,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 앞에 모였습니다.

한 명 한 명 향을 피우고, 묵념을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비실에서 홀로 새벽녘을 지키던 고 최희석 경비원의 마지막 가는길을 추모하기 위해섭니다.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 게시자도 자리했습니다.

[국민청원 게시자/주민 : "무거운 것 들고 있으면 직접 오셔서 자기 일처럼, 딸처럼 들어주시고 그러셨거든요. 평소에 청소도 열심히 하시고 진짜 입주민들을 위해서 되게 많이 힘을 써주셔서..."]

밝게 웃는 최 씨의 영정이 천천히 경비실 앞으로 들어오고 분위기는 숙연해집니다.

시신이 돼 돌아온 생전의 일터...

주민들은 노제를 준비했습니다.

그곳에선 편하길, 그곳에선 억울함이 없길,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합니다.

[정옥자/아파트 주민 : "다시 사는 세상에서는 부디 꽃길만 걸으소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이 꿈꾸던 착한 세상을 가꿔 가겠습니다."]

유가족은 마지막을 배웅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짧은 노제를 마치고 운구차는 화장터로 향했습니다.

앞서 어젯밤에도 노동계 시민단체가 모인 최 씨 추모모임이 시민분향소를 차리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추모모임은 가해자 처벌과 '갑질' 없는 안전한 일터 보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김성은/서울 노원구 : "(경비원은) 내 일상에 같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사실 없으면 안 되는 분들이기도 하고...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것들이 제도적으로 마련이 되면(좋겠습니다)."]

올해 나이 예순, 한 명의 경비원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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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아파트 경비원 발인…경비실 앞에서 노제
    • 입력 2020-05-14 08:27:21
    • 수정2020-05-14 08: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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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입주민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뒤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희석 경비원의 발인이 오늘 새벽 진행됐습니다.

유가족은 최 씨의 영정을 들고 생전에 일했던 경비실 앞을 들렀고, 주민들이 준비한 노제가 열렸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 뜨기 전 어슴푸레한 새벽,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 앞에 모였습니다.

한 명 한 명 향을 피우고, 묵념을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비실에서 홀로 새벽녘을 지키던 고 최희석 경비원의 마지막 가는길을 추모하기 위해섭니다.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 게시자도 자리했습니다.

[국민청원 게시자/주민 : "무거운 것 들고 있으면 직접 오셔서 자기 일처럼, 딸처럼 들어주시고 그러셨거든요. 평소에 청소도 열심히 하시고 진짜 입주민들을 위해서 되게 많이 힘을 써주셔서..."]

밝게 웃는 최 씨의 영정이 천천히 경비실 앞으로 들어오고 분위기는 숙연해집니다.

시신이 돼 돌아온 생전의 일터...

주민들은 노제를 준비했습니다.

그곳에선 편하길, 그곳에선 억울함이 없길,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합니다.

[정옥자/아파트 주민 : "다시 사는 세상에서는 부디 꽃길만 걸으소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이 꿈꾸던 착한 세상을 가꿔 가겠습니다."]

유가족은 마지막을 배웅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짧은 노제를 마치고 운구차는 화장터로 향했습니다.

앞서 어젯밤에도 노동계 시민단체가 모인 최 씨 추모모임이 시민분향소를 차리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추모모임은 가해자 처벌과 '갑질' 없는 안전한 일터 보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김성은/서울 노원구 : "(경비원은) 내 일상에 같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사실 없으면 안 되는 분들이기도 하고...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것들이 제도적으로 마련이 되면(좋겠습니다)."]

올해 나이 예순, 한 명의 경비원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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