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미국 유럽 어린이 괴질 확산 잇단 사망…“전문가도 모른다”

입력 2020.05.14 (20:24) 수정 2020.05.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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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지구촌에 지금 또 다른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코로나19와 연관이 의심되는 괴질로 세계 각국에서 어린이들이 잇따라 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괴질은 어디로 퍼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소아 괴질에 대한 공포도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깁니다.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은 괴질의 확산을 우려하면서도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잔뜩 긴장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습니다.

■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괴질... 유아 사망 잇따라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부모들이 매우 걱정"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괴질 환자 약 100명의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주는 이미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 회견 사흘 전, 어린이 괴질 환자 수가 73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이 괴질로 남자 어린이 두 명과 여자 한 명이 숨지자 결국 쿠오모 주지사가 기자 회견을 열고 괴질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겁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 회견에서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부모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고, 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뉴욕주를 중심으로 보고된 이 괴질은 다른 주에서도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코네티컷주에서는 지난 11일 첫 괴질 보고 이후 어린이 6명이 괴질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뉴저지주 역시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 8건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유럽서 괴질 처음 보고...영국서 첫 사망

애초 이 괴질은 유럽에서 먼저 보고된 뒤 미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비슷한 어린이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지난달 어린이 8명에게 괴질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 100명의 어린이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어린이들은 고열과 발진, 안구 충혈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어린이들은 집중 치료를 받은 뒤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이 충격에 휩싸입니다.

지난 13일 첫 사망자가 나온 겁니다.

지난달 괴질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던 어린이 8명 가운데 한 명인 14세 소년이 숨졌습니다.

보건 당국이 이 소년의 죽음에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소년에게는 아무런 기저질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 괴질, 도대체 무슨 병?...."코로나에 대한 이상 면역 반응일 수도"

의료진들은 이 괴질을 가와사키병 쇼크 증후군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린이 환자들이 공통으로 고열과 피부 발진을 보였고, 심한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까지 동반하는 독성 쇼크가 나타났다는 판단에 섭니다.

실제 가와사키병은 혀가 붉어지는 증세와 급성 열성 염증 질환 등을 동반하고,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합니다.

가와사키병은 원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의료진이 이 괴질을 치료할 방법을 함께 연구 중입니다.

의료진은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에 대해선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임피리얼칼리지 런던의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이 이뤄진 뒤 어린이 괴질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코로나 19의 정점이 있고 난 뒤 3~4주 뒤, 이 새로운 현상의 정점이 목격된다며 감염 후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 이탈리아 괴질 코로나19 창궐 지역 집중 발생

정체불명의 어린이 괴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의 의료진은 어린이 괴질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베르가모의 파파 지오반니 병원 연구진은 2015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5년간 병원에서 가와사키병으로 치료받은 어린이 환자 19명을 지난 2월 18일~4월 20일 사이 발생한 어린이 괴질 환자 10명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유럽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질환자가 과거보다 3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석 달에 한 번 환자가 발생했는데, 최근 두 달 만에 10건이 발견돼 발병률이 30배로 늘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발생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괴질이 어린이 사이에서 널리 퍼진 거 같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 파우치 "전문가들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난 12일 미국 상원의 코로나19 대응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은 전문가들도 바이러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문제에 대해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의 답변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공포를 몰고 온 어린이 괴질에 대한 의학적 대응이 그만큼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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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미국 유럽 어린이 괴질 확산 잇단 사망…“전문가도 모른다”
    • 입력 2020-05-14 20:24:49
    • 수정2020-05-14 21: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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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지구촌에 지금 또 다른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코로나19와 연관이 의심되는 괴질로 세계 각국에서 어린이들이 잇따라 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괴질은 어디로 퍼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소아 괴질에 대한 공포도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깁니다.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은 괴질의 확산을 우려하면서도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잔뜩 긴장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습니다.

■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괴질... 유아 사망 잇따라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부모들이 매우 걱정"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괴질 환자 약 100명의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주는 이미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 회견 사흘 전, 어린이 괴질 환자 수가 73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이 괴질로 남자 어린이 두 명과 여자 한 명이 숨지자 결국 쿠오모 주지사가 기자 회견을 열고 괴질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겁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 회견에서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부모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고, 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뉴욕주를 중심으로 보고된 이 괴질은 다른 주에서도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코네티컷주에서는 지난 11일 첫 괴질 보고 이후 어린이 6명이 괴질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뉴저지주 역시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 8건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유럽서 괴질 처음 보고...영국서 첫 사망

애초 이 괴질은 유럽에서 먼저 보고된 뒤 미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비슷한 어린이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지난달 어린이 8명에게 괴질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 100명의 어린이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어린이들은 고열과 발진, 안구 충혈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어린이들은 집중 치료를 받은 뒤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이 충격에 휩싸입니다.

지난 13일 첫 사망자가 나온 겁니다.

지난달 괴질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던 어린이 8명 가운데 한 명인 14세 소년이 숨졌습니다.

보건 당국이 이 소년의 죽음에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소년에게는 아무런 기저질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 괴질, 도대체 무슨 병?...."코로나에 대한 이상 면역 반응일 수도"

의료진들은 이 괴질을 가와사키병 쇼크 증후군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린이 환자들이 공통으로 고열과 피부 발진을 보였고, 심한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까지 동반하는 독성 쇼크가 나타났다는 판단에 섭니다.

실제 가와사키병은 혀가 붉어지는 증세와 급성 열성 염증 질환 등을 동반하고,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합니다.

가와사키병은 원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의료진이 이 괴질을 치료할 방법을 함께 연구 중입니다.

의료진은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에 대해선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임피리얼칼리지 런던의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이 이뤄진 뒤 어린이 괴질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코로나 19의 정점이 있고 난 뒤 3~4주 뒤, 이 새로운 현상의 정점이 목격된다며 감염 후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 이탈리아 괴질 코로나19 창궐 지역 집중 발생

정체불명의 어린이 괴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의 의료진은 어린이 괴질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베르가모의 파파 지오반니 병원 연구진은 2015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5년간 병원에서 가와사키병으로 치료받은 어린이 환자 19명을 지난 2월 18일~4월 20일 사이 발생한 어린이 괴질 환자 10명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유럽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질환자가 과거보다 3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석 달에 한 번 환자가 발생했는데, 최근 두 달 만에 10건이 발견돼 발병률이 30배로 늘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발생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괴질이 어린이 사이에서 널리 퍼진 거 같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 파우치 "전문가들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난 12일 미국 상원의 코로나19 대응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은 전문가들도 바이러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문제에 대해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의 답변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공포를 몰고 온 어린이 괴질에 대한 의학적 대응이 그만큼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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