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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간 사무친 스승님 노래…“울 밑에 선 봉선화”
입력 2020.05.15 (11:34) 수정 2020.05.15 (12:01) 930뉴스(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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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2년 동안 스승의 날마다 노래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부르며 스승님을 그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순사건 당시 억울하게 처형당한 음악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서인데요.

당시 받았던 충격과 선생님에 대한 애틋함은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갈래머리 여중생 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눈만 마주쳐도 까르르 웃고, 별빛 하나하나에 꿈을 심던 나이 열다섯.

하지만 조정익 할머니는 가장 존경했던 스승님의 충격적인 죽음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조정익/여순사건 당시 순천공립여중생 : "그때가 오전이었을 거야. 막 경찰관들이 여중 앞으로(와서) 산으로 내삐고(도망가고). 한참 있으니까 총소리가 나고 그랬었어요."]

인기가 많았던 서른 살 김생옥 음악 선생님이 여순사건에 휘말려 학교 앞산에서 처형 당한 겁니다.

총살 직전 선생님이 부른 노래가 '울 밑에 선 봉선화'였다고 전해지면서, 제자들은 72년 동안 함께 모여 이 노래를 불러왔습니다. 

[조명옥/故 김생옥 교사 제자 : "총살하려고 그랬는데 그 사람들이 노래를 한 곡 부르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불렀어요."]

이제 곧 아흔이 되는 제자들.

몇 해 전부터는 선생님 아들 내외를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있습니다.

[“할머니 여학생이, 스승의 날 우리 선생님 열무김치에다가, 순천 우리 며느리가 준 순천 떡.”]

스승님을 가슴에 묻고도 숨죽여야 했던 순천여중생들.

전쟁에 학교가 불타 학적부가 사라지면서 졸업생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다가 올해 초 순천시와 교육청의 도움으로 재학인증서를 받게 됐습니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 72년 간 사무친 스승님 노래…“울 밑에 선 봉선화”
    • 입력 2020-05-15 11:34:38
    • 수정2020-05-15 12:01:42
    930뉴스(광주)
[앵커]

72년 동안 스승의 날마다 노래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부르며 스승님을 그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순사건 당시 억울하게 처형당한 음악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서인데요.

당시 받았던 충격과 선생님에 대한 애틋함은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갈래머리 여중생 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눈만 마주쳐도 까르르 웃고, 별빛 하나하나에 꿈을 심던 나이 열다섯.

하지만 조정익 할머니는 가장 존경했던 스승님의 충격적인 죽음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조정익/여순사건 당시 순천공립여중생 : "그때가 오전이었을 거야. 막 경찰관들이 여중 앞으로(와서) 산으로 내삐고(도망가고). 한참 있으니까 총소리가 나고 그랬었어요."]

인기가 많았던 서른 살 김생옥 음악 선생님이 여순사건에 휘말려 학교 앞산에서 처형 당한 겁니다.

총살 직전 선생님이 부른 노래가 '울 밑에 선 봉선화'였다고 전해지면서, 제자들은 72년 동안 함께 모여 이 노래를 불러왔습니다. 

[조명옥/故 김생옥 교사 제자 : "총살하려고 그랬는데 그 사람들이 노래를 한 곡 부르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불렀어요."]

이제 곧 아흔이 되는 제자들.

몇 해 전부터는 선생님 아들 내외를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있습니다.

[“할머니 여학생이, 스승의 날 우리 선생님 열무김치에다가, 순천 우리 며느리가 준 순천 떡.”]

스승님을 가슴에 묻고도 숨죽여야 했던 순천여중생들.

전쟁에 학교가 불타 학적부가 사라지면서 졸업생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다가 올해 초 순천시와 교육청의 도움으로 재학인증서를 받게 됐습니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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