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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에서 “日 법치국가 아냐”…法·檢 이례적 비판 잇따라
입력 2020.05.15 (15:47) 수정 2020.05.15 (19:01) 국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이 사실상 검찰 인사에 개입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현직 법관이 생방송에 나와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옛 검찰 수장까지 반발에 가세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센다이(仙台)고등재판소의 오카구치 모토카즈(岡口基一) 재판관은 지난 13일 지역 방송사인 KBS교토(京都)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이 내각 눈치를 보며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이 염려된다"며 "이를 위해 법 해석 변경까지 '구두 결재'로 끝내버리는 것은 제대로 법치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중립성을 요구받는 현직 법관이 방송에 출연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초, 검찰 내 2인자인 친(親) 아베 성향의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을 이례적으로 연장해줘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1957년 2월 8일생인 그는 검찰관(검사에 해당)의 정년을 만 63세로 정한 일본 검찰청법에 따라 2월 7일 정년퇴직을 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는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각료회의(국무회의)를 통해 복무 기간을 올해 8월 7일까지 6개월 연장해 줬습니다.

특히 최근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은 당시 각의 결정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특례 규정을 적용했고, 법 해석 변경은 '구두 결재'로 이뤄져 심의록이 없다"고 말해 비판을 더 키웠습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가 구로카와 검사장을 차기 검사총장(한국의 검찰총장)에 임명하기 위해 길을 터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이번에는 옛 검찰 고위 간부들도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마쓰오 구니히로(松尾邦弘) 전 검사총장 등 검찰 간부 출신 인사 10여 명은 오늘 "내각(행정부)의 결정으로 검찰 간부의 정년 연장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무성에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아베 총리를 겨냥해 "국회의 권한인 법률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각이 법 해석을 변경한 것은 프랑스에서 절대왕권을 확립해 군림한 루이 14세가 말한 '짐이 곧 국가'라는 중세의 망령과 같다"면서 "근대 국가의 기본 이념인 삼권분립 부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쓰오 전 검찰총장은 도쿄지검 특수부 재직 시절에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1918∼1993) 전 총리가 체포된 '록히드 사건'을 수사해 일본 검찰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록히드 사건'은 미국 항공사 록히드가 일본에 항공기를 팔기 위해 일본 고위 공직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공작을 벌였다는 증언이 1976년 2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다국적기업 소위원회에서 나오면서 일본 정계를 뒤흔든 스캔들입니다.

당시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를 맡아 다나카 전 총리 등 거물급 정치인을 포함해 18명을 체포해 16명을 기소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정부 법안에 전 검찰 고위 인사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치의 개입으로 검찰 독립성이 왜곡된다는 지적을 받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베 정부는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연장해준 데 이어,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사의 정년을 만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하면서 만 63세가 되면 차장검사, 고검장, 지검장 등의 보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직무정년'을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각이 결정할 경우 1년 이내, 최장 3년까지 '직무정년'을 연장할 수 있게 하는 특례를 신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어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나온 해당 질문을 받은 뒤 "자의적인 인사가 이뤄지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고 말해 국회에 제출한 법안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 생방송에서 “日 법치국가 아냐”…法·檢 이례적 비판 잇따라
    • 입력 2020-05-15 15:47:05
    • 수정2020-05-15 19:01:28
    국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이 사실상 검찰 인사에 개입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현직 법관이 생방송에 나와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옛 검찰 수장까지 반발에 가세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센다이(仙台)고등재판소의 오카구치 모토카즈(岡口基一) 재판관은 지난 13일 지역 방송사인 KBS교토(京都)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이 내각 눈치를 보며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이 염려된다"며 "이를 위해 법 해석 변경까지 '구두 결재'로 끝내버리는 것은 제대로 법치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중립성을 요구받는 현직 법관이 방송에 출연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초, 검찰 내 2인자인 친(親) 아베 성향의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을 이례적으로 연장해줘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1957년 2월 8일생인 그는 검찰관(검사에 해당)의 정년을 만 63세로 정한 일본 검찰청법에 따라 2월 7일 정년퇴직을 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는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각료회의(국무회의)를 통해 복무 기간을 올해 8월 7일까지 6개월 연장해 줬습니다.

특히 최근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은 당시 각의 결정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특례 규정을 적용했고, 법 해석 변경은 '구두 결재'로 이뤄져 심의록이 없다"고 말해 비판을 더 키웠습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가 구로카와 검사장을 차기 검사총장(한국의 검찰총장)에 임명하기 위해 길을 터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이번에는 옛 검찰 고위 간부들도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마쓰오 구니히로(松尾邦弘) 전 검사총장 등 검찰 간부 출신 인사 10여 명은 오늘 "내각(행정부)의 결정으로 검찰 간부의 정년 연장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무성에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아베 총리를 겨냥해 "국회의 권한인 법률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각이 법 해석을 변경한 것은 프랑스에서 절대왕권을 확립해 군림한 루이 14세가 말한 '짐이 곧 국가'라는 중세의 망령과 같다"면서 "근대 국가의 기본 이념인 삼권분립 부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쓰오 전 검찰총장은 도쿄지검 특수부 재직 시절에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1918∼1993) 전 총리가 체포된 '록히드 사건'을 수사해 일본 검찰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록히드 사건'은 미국 항공사 록히드가 일본에 항공기를 팔기 위해 일본 고위 공직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공작을 벌였다는 증언이 1976년 2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다국적기업 소위원회에서 나오면서 일본 정계를 뒤흔든 스캔들입니다.

당시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를 맡아 다나카 전 총리 등 거물급 정치인을 포함해 18명을 체포해 16명을 기소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정부 법안에 전 검찰 고위 인사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치의 개입으로 검찰 독립성이 왜곡된다는 지적을 받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베 정부는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연장해준 데 이어,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사의 정년을 만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하면서 만 63세가 되면 차장검사, 고검장, 지검장 등의 보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직무정년'을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각이 결정할 경우 1년 이내, 최장 3년까지 '직무정년'을 연장할 수 있게 하는 특례를 신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어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나온 해당 질문을 받은 뒤 "자의적인 인사가 이뤄지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고 말해 국회에 제출한 법안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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