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광주항쟁 현장서 5·18 기념식…코로나 방역 대책은?

입력 2020.05.17 (09:06) 수정 2020.05.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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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8일)이면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지 꼭 40주년입니다. 1980년 5월 18일 전남대학교 앞에서 '광주의 5월'이 시작됐습니다. 신군부 퇴진과 민주화를 외치던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서 희생됐고,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던 시민들은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진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아직 희생자와 부상자의 정확한 숫자조차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희생자들을 기리고, 당시 거리에 나온 시민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40주년 기념식이 내일 광주에서 열립니다.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이번 기념식은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개최됩니다. 국가보훈처는 여태까지 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열어왔는데, 4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념식 장소를 옛 전남도청 앞으로 옮겼다고 설명했습니다.

5·18기념재단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2만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민족민주화대성회'를 열고 대대적인 횃불 행진을 벌였다"

"민주화운동 기간에 전남도청 앞 광장은 사태의 추이를 알고자 하는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고, 항쟁지도부는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통해 사태의 본질을 알리는 한편 시국을 성토했다"

전남도청은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고, 도청 앞 광장 역시 시민들이 쏟아져나와 민주화를 외쳤던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4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것입니다.

광주 도심서 열리는 기념식코로나 대책은?

최근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자 정부는 이번 기념식을 앞두고 방역 대책을 세우는데 집중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대규모 행사를 할 때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기념식 장소를 다시 5·18민주묘지로 변경하는 방안까지 한때 고려됐습니다.

고심 끝에 정부는 기념식 장소는 5·18민주광장으로 유지하되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지만, 참석 인원을 4백여 명으로 줄인 겁니다.

초청 인원 가운데 최근 2주 이내에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참석 자제를 부탁했습니다.

기념식장이 광주 도심인 만큼 시민들이 많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행사장 출입 역시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기념식장에는 울타리를 설치해 출입증을 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또, 참석자 모두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게 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출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해 37.5℃가 넘으면 행사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할 계획입니다.

행사장 내에서는 참석자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착석할 예정이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행사장과 선별진료소 사이 핫라인도 구축됐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미리 보는 기념식

40주년 기념식 주제는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에서 따왔습니다.

기념식은 도입 영상 상영, 국민의례, 경과보고, 편지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입니다.

도입 영상은 5·18민주화운동을 다뤘던 영화들을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26년',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을 엮어 5·18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국민의례도 특별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바람이 일었던 곳'이라는 시를 묵념사로 낭독합니다. '바람이 일었던 곳'은 이번 40주년 기념식을 위해 김 시인이 특별히 집필한 시입니다. "꽃 지고 피던 새잎이 떨어지던 5월, 그 어느 날은 오늘이고 또 내일입니다" 라는 구절이 40년 전 광주를 생각하게 합니다.

경과보고는 5·18 희생자의 조카인 조선대학교 1학년 차경태 씨와 생존 부상자 자녀인 조선대학교 2학년 김륜이 씨가 맡았습니다.

유가족의 편지 낭독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올해 73살인 최정희 씨는 남편 고 임은택 씨를 5·18민주화운동 중에 잃었습니다. 남편 임 씨는 광주교도소에 암매장된 채 발견됐습니다. 최 씨는 남편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전달할 예정입니다.

기념공연으로는 작곡가 정재일과 영화감독 장민승이 제작한 '내 정은 청산이오'라는 곡과 영상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영감을 얻은 5·18 40주년 헌정곡으로, 남도 음악과 오케스트라, 랩, 중창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환상곡입니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는 역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입니다.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기념식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기념식은 내일(18일) 오전 10시 KBS-1TV에서 생중계됩니다.

[사진 출처 :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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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전 광주항쟁 현장서 5·18 기념식…코로나 방역 대책은?
    • 입력 2020-05-17 09:06:00
    • 수정2020-05-17 09:07:44
    취재K
내일(18일)이면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지 꼭 40주년입니다. 1980년 5월 18일 전남대학교 앞에서 '광주의 5월'이 시작됐습니다. 신군부 퇴진과 민주화를 외치던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서 희생됐고,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던 시민들은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진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아직 희생자와 부상자의 정확한 숫자조차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희생자들을 기리고, 당시 거리에 나온 시민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40주년 기념식이 내일 광주에서 열립니다.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이번 기념식은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개최됩니다. 국가보훈처는 여태까지 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열어왔는데, 4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념식 장소를 옛 전남도청 앞으로 옮겼다고 설명했습니다.

5·18기념재단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2만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민족민주화대성회'를 열고 대대적인 횃불 행진을 벌였다"

"민주화운동 기간에 전남도청 앞 광장은 사태의 추이를 알고자 하는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고, 항쟁지도부는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통해 사태의 본질을 알리는 한편 시국을 성토했다"

전남도청은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고, 도청 앞 광장 역시 시민들이 쏟아져나와 민주화를 외쳤던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4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것입니다.

광주 도심서 열리는 기념식코로나 대책은?

최근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자 정부는 이번 기념식을 앞두고 방역 대책을 세우는데 집중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대규모 행사를 할 때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기념식 장소를 다시 5·18민주묘지로 변경하는 방안까지 한때 고려됐습니다.

고심 끝에 정부는 기념식 장소는 5·18민주광장으로 유지하되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지만, 참석 인원을 4백여 명으로 줄인 겁니다.

초청 인원 가운데 최근 2주 이내에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참석 자제를 부탁했습니다.

기념식장이 광주 도심인 만큼 시민들이 많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행사장 출입 역시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기념식장에는 울타리를 설치해 출입증을 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또, 참석자 모두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게 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출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해 37.5℃가 넘으면 행사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할 계획입니다.

행사장 내에서는 참석자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착석할 예정이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행사장과 선별진료소 사이 핫라인도 구축됐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미리 보는 기념식

40주년 기념식 주제는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에서 따왔습니다.

기념식은 도입 영상 상영, 국민의례, 경과보고, 편지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입니다.

도입 영상은 5·18민주화운동을 다뤘던 영화들을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26년',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을 엮어 5·18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국민의례도 특별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바람이 일었던 곳'이라는 시를 묵념사로 낭독합니다. '바람이 일었던 곳'은 이번 40주년 기념식을 위해 김 시인이 특별히 집필한 시입니다. "꽃 지고 피던 새잎이 떨어지던 5월, 그 어느 날은 오늘이고 또 내일입니다" 라는 구절이 40년 전 광주를 생각하게 합니다.

경과보고는 5·18 희생자의 조카인 조선대학교 1학년 차경태 씨와 생존 부상자 자녀인 조선대학교 2학년 김륜이 씨가 맡았습니다.

유가족의 편지 낭독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올해 73살인 최정희 씨는 남편 고 임은택 씨를 5·18민주화운동 중에 잃었습니다. 남편 임 씨는 광주교도소에 암매장된 채 발견됐습니다. 최 씨는 남편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전달할 예정입니다.

기념공연으로는 작곡가 정재일과 영화감독 장민승이 제작한 '내 정은 청산이오'라는 곡과 영상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영감을 얻은 5·18 40주년 헌정곡으로, 남도 음악과 오케스트라, 랩, 중창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환상곡입니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는 역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입니다.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기념식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기념식은 내일(18일) 오전 10시 KBS-1TV에서 생중계됩니다.

[사진 출처 :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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