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항쟁지에서 5·18 40주년 기념식 봉행

입력 2020.05.18 (19:00) 수정 2020.05.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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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5월, 신군부의 불의에 맞서 싸우며 민주주의를 외친 5·18 민주화운동, 그 고귀한 희생이 있은지 어느덧 40주년이 됐습니다.

오늘 오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선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이 시각 현재 5·18민주광장에 취재기자 나가있습니다.

김애린 기자! 해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가졌는데, 올해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렸네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5·18민주광장에서 기념식이 열린 건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인데요.

이곳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은 80년 5월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수십 명의 시민들이 희생됐던 곳이자, 80년 5월 27일 시민군이 계엄군에 맞서 끝까지 저항했던 최후 항쟁지입니다.

기념식과 추모 행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지금은 옛 전남도청 건물만이 과거의 기억을 삼킨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한 오늘 기념식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 등 5·18를 주제로 한 영화를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어 김용택 시인의 '바람이 일었던 곳'이라는 묵념사를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낭독했습니다.

매년 유족회장이 낭독하던 경과보고도 올해는 5·18 유가족인 대학생이 낭독했습니다.

5·18 당시 계엄군의 총에 맞아 희생된 뒤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고 임은택 씨의 사연이 전해질 때는 기념식장이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임은택 씨의 아내, 최정희 씨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폭도 아내로 낙인찍힌 채 살아야 했던 한 맺힌 40년을 회상하며 "다시 만나는 날 삼 남매 번듯하게 키웠다고 칭찬해달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기념식 규모가 축소됐는데, 그래도 국립5·18민주묘지 등엔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죠?

[기자]

네, 전야제가 취소되고 수 천 명이 참여했던 기념식도 대폭 축소된 건데요.

하지만, 5·18 40년이라는 의미 속에 추모 분위기는 어느 해보다 뜨겁습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국립5·18민주묘지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묘지를 찾은 시민들은 분향과 헌화를 통해 오월 영령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0주년 기념행사도 잇따랐습니다.

5·18 발원지로 꼽히는 전남대학교에선 학내 민주화운동을 기념공간 11곳을 5km에 달하는 3개 노선으로 잇는 '전남대 민주길' 열림식이 열렸습니다.

민주길을 따라 걷다 보면 5·18 사적지인 전남대 정문과 오월열사 기억정원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5·18 사이버 참배에도 추모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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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후 항쟁지에서 5·18 40주년 기념식 봉행
    • 입력 2020-05-18 19:02:23
    • 수정2020-05-18 19:45:20
    뉴스 7
[앵커]

1980년 5월, 신군부의 불의에 맞서 싸우며 민주주의를 외친 5·18 민주화운동, 그 고귀한 희생이 있은지 어느덧 40주년이 됐습니다.

오늘 오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선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이 시각 현재 5·18민주광장에 취재기자 나가있습니다.

김애린 기자! 해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가졌는데, 올해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렸네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5·18민주광장에서 기념식이 열린 건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인데요.

이곳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은 80년 5월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수십 명의 시민들이 희생됐던 곳이자, 80년 5월 27일 시민군이 계엄군에 맞서 끝까지 저항했던 최후 항쟁지입니다.

기념식과 추모 행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지금은 옛 전남도청 건물만이 과거의 기억을 삼킨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한 오늘 기념식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 등 5·18를 주제로 한 영화를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어 김용택 시인의 '바람이 일었던 곳'이라는 묵념사를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낭독했습니다.

매년 유족회장이 낭독하던 경과보고도 올해는 5·18 유가족인 대학생이 낭독했습니다.

5·18 당시 계엄군의 총에 맞아 희생된 뒤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고 임은택 씨의 사연이 전해질 때는 기념식장이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임은택 씨의 아내, 최정희 씨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폭도 아내로 낙인찍힌 채 살아야 했던 한 맺힌 40년을 회상하며 "다시 만나는 날 삼 남매 번듯하게 키웠다고 칭찬해달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기념식 규모가 축소됐는데, 그래도 국립5·18민주묘지 등엔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죠?

[기자]

네, 전야제가 취소되고 수 천 명이 참여했던 기념식도 대폭 축소된 건데요.

하지만, 5·18 40년이라는 의미 속에 추모 분위기는 어느 해보다 뜨겁습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국립5·18민주묘지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묘지를 찾은 시민들은 분향과 헌화를 통해 오월 영령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0주년 기념행사도 잇따랐습니다.

5·18 발원지로 꼽히는 전남대학교에선 학내 민주화운동을 기념공간 11곳을 5km에 달하는 3개 노선으로 잇는 '전남대 민주길' 열림식이 열렸습니다.

민주길을 따라 걷다 보면 5·18 사적지인 전남대 정문과 오월열사 기억정원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5·18 사이버 참배에도 추모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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