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朴 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

입력 2020.05.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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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의장은 오늘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모든 집권자들이 초기에 적폐 청산 작업을 시작하지만, 시종일관 적폐 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개혁의 자체 동력이 상실된다고, 문 의장은 지적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의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문 의장은 정부와 여당이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토대로 과감히 통합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文 대통령 성격상 사면 못 할 것"

문 의장은 다만,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라는 얘기가 '사면을 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사면 판단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을 미뤄서 짐작하건데, 아마 사면 결정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문 의장은 내다봤습니다.


■ "아들 출세 지적, 너무너무 쓰라려"

정치 인생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문희상 의장은 아들 석균 씨 얘기를 꺼냈습니다.

지난해 말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 과정 때, 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아들 석균 씨가 민주당 공천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은 그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림을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본인과 아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한 욕이라고 했습니다.

아들을 출세시키기 위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 덕을 보려는 아들, 그런 아들에게 공천을 주는 민주당으로 모멸했다는 것입니다.


■ "가장 기쁜 날은 DJ 당선일, 슬픈 날은..."

문희상 의장은 정치 인생의 가장 기쁜 날로는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일을 꼽았습니다.

당시까지 자신의 유일한 정치 목표가 DJ 당선 하나였고, 그래서 그 이후의 삶은 '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슬픈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고, 문 의장은 돌아봤습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애환이 아직도 자신의 가슴에 서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지낸 2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뻤던 날은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된 날을 떠올렸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세 명의 한결같은 꿈이 검찰개혁이고 공수처 설치였는데, 자신이 그 일을 수행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다만, 협치를 그렇게나 강조했던 사람으로서 강행처리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던 것이 "굉장히 기쁘면서 서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을 떠나는 문희상 의장은 앞으로 10평짜리 꽃밭을 가꾸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은 197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를 시작했고, 이후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회의원에는 1992년 처음 당선된 뒤 6선을 기록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노무현 정부에서 첫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두 차례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위기를 수습했습니다.

외모는 삼국지의 장비지만, 지략은 조조라는 뜻에서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칭은 그의 정치 이력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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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朴 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
    • 입력 2020-05-21 16:50:27
    취재K
문희상 국회의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의장은 오늘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모든 집권자들이 초기에 적폐 청산 작업을 시작하지만, 시종일관 적폐 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의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개혁의 자체 동력이 상실된다고, 문 의장은 지적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의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문 의장은 정부와 여당이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토대로 과감히 통합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文 대통령 성격상 사면 못 할 것"

문 의장은 다만,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라는 얘기가 '사면을 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사면 판단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을 미뤄서 짐작하건데, 아마 사면 결정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문 의장은 내다봤습니다.


■ "아들 출세 지적, 너무너무 쓰라려"

정치 인생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문희상 의장은 아들 석균 씨 얘기를 꺼냈습니다.

지난해 말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 과정 때, 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아들 석균 씨가 민주당 공천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은 그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림을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본인과 아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한 욕이라고 했습니다.

아들을 출세시키기 위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 덕을 보려는 아들, 그런 아들에게 공천을 주는 민주당으로 모멸했다는 것입니다.


■ "가장 기쁜 날은 DJ 당선일, 슬픈 날은..."

문희상 의장은 정치 인생의 가장 기쁜 날로는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일을 꼽았습니다.

당시까지 자신의 유일한 정치 목표가 DJ 당선 하나였고, 그래서 그 이후의 삶은 '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슬픈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고, 문 의장은 돌아봤습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애환이 아직도 자신의 가슴에 서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지낸 2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뻤던 날은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된 날을 떠올렸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세 명의 한결같은 꿈이 검찰개혁이고 공수처 설치였는데, 자신이 그 일을 수행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다만, 협치를 그렇게나 강조했던 사람으로서 강행처리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던 것이 "굉장히 기쁘면서 서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을 떠나는 문희상 의장은 앞으로 10평짜리 꽃밭을 가꾸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문희상 의장은 197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를 시작했고, 이후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회의원에는 1992년 처음 당선된 뒤 6선을 기록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노무현 정부에서 첫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두 차례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위기를 수습했습니다.

외모는 삼국지의 장비지만, 지략은 조조라는 뜻에서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칭은 그의 정치 이력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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