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청년의 죽음…“과실 아닌 사회적 타살”

입력 2020.05.25 (19:35) 수정 2020.05.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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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자재 재활용업체에서 일하던 20대 년 노동자가 파쇄기에 몸이 끼어 숨졌는데요.

유족과 노조는 작업장의 미비한 안전조치가 부른 '사회적 타살'이라며 확실한 진상규명과 관련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쉼없이 돌아가는 파쇄기 주변으로 올라서는 남성.

무언가를 끄집어 내려 하더니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파쇄기로 넘어집니다.

파쇄기에 끼여 빨려 들어간 26살 청년근로자 김재순씨는 20분이 지나서야 발견됐고,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특히 사고가 난 업체는 6년 전에도 노동자 한 명이 비슷한 사고로 숨졌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2014년 사고 당시)기계는 다른 기계였어요. 이번에는 폐합성수지 파쇄기였고, 그때는 이 기계가 없던 시절이에요. 오늘 사고난 기계가."]

["산재 사망은 살인이다! 사업주를 처벌하라! 처벌하라! 처벌하라!"]

유족과 노동조합은 김재순씨의 사망은 미비한 안전조치 때문이라며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임양희/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사무국장 : "우리는 자기과실로 몰아가고 있는 정부당국과 사업주는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사고원인과 진상을 제대로 조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에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광주에서 일자리를 얻게 됐다는 들뜬 목소리의 아들 전화가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 "잠을 자지 못하고 KTX를 타고 내려오는 순간 내내 도대체 내 아들에게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하는 그런 참담한 심정으로 내려와서..."]

노동계와 정치권은 노동자 산재 사망을 초래한 기업을 형사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함께 촉구했습니다.

[강은미/정의당 21대 비례대표 당선인 : "(지금은)노동자와 자본가와의 내전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죽음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합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현장조사에 나서 파쇄기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시행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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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물여섯 청년의 죽음…“과실 아닌 사회적 타살”
    • 입력 2020-05-25 19:35:19
    • 수정2020-05-25 19:41:01
    뉴스7(광주)
[앵커] 폐자재 재활용업체에서 일하던 20대 년 노동자가 파쇄기에 몸이 끼어 숨졌는데요. 유족과 노조는 작업장의 미비한 안전조치가 부른 '사회적 타살'이라며 확실한 진상규명과 관련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쉼없이 돌아가는 파쇄기 주변으로 올라서는 남성. 무언가를 끄집어 내려 하더니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파쇄기로 넘어집니다. 파쇄기에 끼여 빨려 들어간 26살 청년근로자 김재순씨는 20분이 지나서야 발견됐고,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특히 사고가 난 업체는 6년 전에도 노동자 한 명이 비슷한 사고로 숨졌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2014년 사고 당시)기계는 다른 기계였어요. 이번에는 폐합성수지 파쇄기였고, 그때는 이 기계가 없던 시절이에요. 오늘 사고난 기계가."] ["산재 사망은 살인이다! 사업주를 처벌하라! 처벌하라! 처벌하라!"] 유족과 노동조합은 김재순씨의 사망은 미비한 안전조치 때문이라며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임양희/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사무국장 : "우리는 자기과실로 몰아가고 있는 정부당국과 사업주는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사고원인과 진상을 제대로 조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에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광주에서 일자리를 얻게 됐다는 들뜬 목소리의 아들 전화가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습니다. [故 김재순 씨 아버지 : "잠을 자지 못하고 KTX를 타고 내려오는 순간 내내 도대체 내 아들에게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하는 그런 참담한 심정으로 내려와서..."] 노동계와 정치권은 노동자 산재 사망을 초래한 기업을 형사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함께 촉구했습니다. [강은미/정의당 21대 비례대표 당선인 : "(지금은)노동자와 자본가와의 내전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죽음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합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현장조사에 나서 파쇄기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시행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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