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방역? 사생활?”…디지털 추적 논쟁

입력 2020.05.27 (10:48) 수정 2020.05.27 (11: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각국이 봉쇄 완화에 들어가며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한 도구로 '접촉자 추적 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가 접촉했던 모든 사람이 기록되는데, 개인에 대한 감시 논란이 거셉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아직 코로나19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가운데 봉쇄 완화에 들어간 영국.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한 도구로 '접촉자 추적 앱'을 꺼내 들었습니다.

[맷 핸콕/영국 보건장관 : "앱은 확진자를 추적해 격리하고, 재확산을 막기 위한 시도입니다."]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 사용에 동의하면 반경 1.8m 안에서 15분 이상 접촉한 이들이 기록됩니다.

28일 치 접촉자가 저장되는데 그중 누군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접촉자 모두에게 자동으로 경고 알림이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이달 초 와이트 섬에서 시험 가동을 시작했고, 다음 달 1일부터 전국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알렉산더 그리프/와이트 섬 주민 : "정말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앱을 열면 바로 정부 사이트와 연결되고 코로나19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영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접촉자 추적 앱을 앞다퉈 도입 중입니다.

카타르는 지난 주말(20일)부터 외출 시 위치추적 앱 실행을 의무화했습니다.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이 앱을 쓸 때 소모되는 데이터 사용 요금도 면제했는데요.

싱가포르는 이미 확산 초기부터 확진자 접촉 여부를 알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사용 중입니다.

디지털 정보를 이용한 방역에 부정적이었던 프랑스도 결국, 이동 제한령 해제를 앞두고 앱을 도입했고, 호주는 앱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2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인도, 독일 등도 앱 도입을 결정했는데요.

[샨타누 수쿨/인도 앱 사용자 : "앱은 안전에 도움이 됩니다. 근거리에 확진자나 감염자가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앱 도입에 대한 반발이 거셉니다.

접촉자 추적 앱은 하나의 서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해 발신하는 '중앙 집중형' 방식인데요.

내가 누구와 어디에서 만났는지를 정부가 관리하는 건 지나친 사생활 침해란 겁니다.

[알렉산더 그리프/와이트 섬 주민 : "사생활 침해가 문제입니다. 일단 정부가 개인 정보 수집을 시작하면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으리란 확신이 없습니다."]

영국 의회는 개인 정보에 대한 보호 조치가 먼저라며 법 개정을 요구했고, 학계 등 전문가들도 국가의 일반 감시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실효성도 문젭니다.

사용자가 직접 건강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고, 블루투스 역시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티쉬 쿠마르 라스토기/인도 앱 사용자 : "앱을 내려받았다 삭제했습니다. 직접 적어넣은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2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과 애플이 공동 개발한 접촉자 추적 앱은 앞서 도입된, '중앙 집중형' 앱들과 달리 개인정보 이용을 더욱 제한한 '분산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방역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사생활 보호와 방역,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둬야 할지 논란 속 각국 정부의 고심이 깊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방역? 사생활?”…디지털 추적 논쟁
    • 입력 2020-05-27 10:54:49
    • 수정2020-05-27 11:08:58
    지구촌뉴스
[앵커]

각국이 봉쇄 완화에 들어가며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한 도구로 '접촉자 추적 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가 접촉했던 모든 사람이 기록되는데, 개인에 대한 감시 논란이 거셉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아직 코로나19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가운데 봉쇄 완화에 들어간 영국.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한 도구로 '접촉자 추적 앱'을 꺼내 들었습니다.

[맷 핸콕/영국 보건장관 : "앱은 확진자를 추적해 격리하고, 재확산을 막기 위한 시도입니다."]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 사용에 동의하면 반경 1.8m 안에서 15분 이상 접촉한 이들이 기록됩니다.

28일 치 접촉자가 저장되는데 그중 누군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접촉자 모두에게 자동으로 경고 알림이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이달 초 와이트 섬에서 시험 가동을 시작했고, 다음 달 1일부터 전국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알렉산더 그리프/와이트 섬 주민 : "정말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앱을 열면 바로 정부 사이트와 연결되고 코로나19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영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접촉자 추적 앱을 앞다퉈 도입 중입니다.

카타르는 지난 주말(20일)부터 외출 시 위치추적 앱 실행을 의무화했습니다.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이 앱을 쓸 때 소모되는 데이터 사용 요금도 면제했는데요.

싱가포르는 이미 확산 초기부터 확진자 접촉 여부를 알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사용 중입니다.

디지털 정보를 이용한 방역에 부정적이었던 프랑스도 결국, 이동 제한령 해제를 앞두고 앱을 도입했고, 호주는 앱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2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인도, 독일 등도 앱 도입을 결정했는데요.

[샨타누 수쿨/인도 앱 사용자 : "앱은 안전에 도움이 됩니다. 근거리에 확진자나 감염자가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앱 도입에 대한 반발이 거셉니다.

접촉자 추적 앱은 하나의 서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해 발신하는 '중앙 집중형' 방식인데요.

내가 누구와 어디에서 만났는지를 정부가 관리하는 건 지나친 사생활 침해란 겁니다.

[알렉산더 그리프/와이트 섬 주민 : "사생활 침해가 문제입니다. 일단 정부가 개인 정보 수집을 시작하면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으리란 확신이 없습니다."]

영국 의회는 개인 정보에 대한 보호 조치가 먼저라며 법 개정을 요구했고, 학계 등 전문가들도 국가의 일반 감시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실효성도 문젭니다.

사용자가 직접 건강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고, 블루투스 역시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티쉬 쿠마르 라스토기/인도 앱 사용자 : "앱을 내려받았다 삭제했습니다. 직접 적어넣은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2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과 애플이 공동 개발한 접촉자 추적 앱은 앞서 도입된, '중앙 집중형' 앱들과 달리 개인정보 이용을 더욱 제한한 '분산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방역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사생활 보호와 방역,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둬야 할지 논란 속 각국 정부의 고심이 깊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