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이는 두근두근, 부모는 노심초사…초등 첫 등교일 풍경은?

입력 2020.05.28 (08:25) 수정 2020.05.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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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고3에 이어 어제는,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237만 명이 올해 첫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는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과 돌봄 수요 때문에 1, 2학년들의 등교가 먼저 결정됐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의 재확산 분위기 속에 어린아이들이 먼저 무거운 발걸음을 해야 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설렘과 긴장 속에 등교한 아이들 모습과 불안과 우려 속에 이를 지켜봐야 했던 학부모들의 심경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북적이는 등굣길 풍경이 무려 87일 만에 펼쳐졌는데요.

["거리를 조금 유지해 주세요."]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지만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 "계속 걱정이죠. 조금 전까지도 고민하다가 교문 앞에까지 가보자 우선."]

가장 걱정인 건 역시 아이들의 위생과 방역인데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 "마스크 한 개 더랑 세정제, 조그마한 투약 병에 세정제 담은 거랑 휴대용 티슈. 물티슈도 지금 넣어줄 거고요."]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치르고 이제야 첫발을 내딛는 초등학교 1학년들. 엄마 손 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서워요."]

["아니야 아니야. 선생님들이 길 다 알려주신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건 학부모들도 마찬가지.

수없이 알려줬던 위생수칙을 또다시 당부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가방 안에 마스크랑 엄마가 챙겨준 거 아까 위치 알려줬지? 그거랑 손 소독제랑 있는 거 잘 챙겨서 해. 오늘 학교에서."]

이날 이 학교 등교생은 감기 등 증상이 있는 4명과 체험학습을 신청한 6명 등 열 명을 제외하고 모두 192명.

모두 발열 검사를 통과해 각자 교실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일부 학교에선 학급 내 그룹을 나눠 서로 다른 날에 등교하게 했는데요.

과밀학급들의 경우 교실 내 거리 두기가 힘든 만큼 인원을 나눈 겁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우리 학교 경우에는 과밀학급이라 한 학급을 4등분해서 한 번 등원하는 인원을 8명에서 9명 정도 등원하기로…."]

학교들은 저마다 주 1회나 2회 등교부터 격일제나 격주 등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 수 조절에 나섰습니다.

감염 예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 "학교도 못 가고 선생님도 못 보니까 아쉬워요."]

방역 때문에 쉬는 시간도 제대로 없을 학교생활.

지켜보는 학부모들 역시 안타깝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초등학교 저학년 같은 경우는 지식 위주의 그런 것보다는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교우관계를 맺는다든가 학교생활에 대해 적응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배우러 가는 건데 친구들과 수다도 못 떨고 밥도 같이 못 먹으니까 학교 가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한편,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등교 개학 자체가 연기된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이런 학교와 유치원은 모두 561곳, 전체의 2.7%에 달했는데요.

첫 등교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초등학교 1학년 유연서 양.

하루 전날 등교 연기가 결정되면서 어제는 교실이 아닌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

[양혜연/학부모 : "'얘들아 이제 내일, 너네 학교 갈 거야'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또 이렇게 늦춰진다고 발표가 되고 애도 점점 희망 고문이 되는 거고 제가 정말 양치기 소녀가 된 기분이기도 하고."]

지난겨울 준비해 뒀던 신학기 준비물들은 또다시 넣어둬야 했는데요.

[유연서/초등학교 1학년생 : "처음 신었을 때는 헐렁했는데 지금 신으니까 딱 맞아요."]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하지만 당장 다음 주 아이들이 등교를 한다 해도 학부모에겐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아이마다 등교일이 제각각이다 보니 맞벌이인 경우 아이들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요.

[양혜연/학부모 : "날짜가 한 명이라도 겹치면 상관이 없는데 다 날짜가 월화수금을 이제 가고 한 명은 남아 있어야 하고 막내는 또 유치원생이다 보니까 막내까지 유치원 버스를 태워야 하거든요. 맞벌이들한테는 굉장히 부담스럽고 또 이제 누구 한 명은 집에 남아있어야 하니까 그거에 대한 이제 봐줄 사람도 필요한 거고 그게 제일 고민이죠."]

등교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학부모들이 이런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학부모 : "사실은 생각보다 너무 (학교를) 적게 가서 이게 개학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온라인수업 계속 할 거면 굳이 (등교하는) 하루가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이미 아이들이 알고 그 하루라도 너무 즐겁게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단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어린 유치원생들 경우엔 학부모들의 고민이 더 깊습니다.

개학 이후 매일 등원해야 하는 데다, ‘어린이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사례까지 보고되면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명주/학부모 : "괴질이 저도 제일 무서워요. 유치원에서 애들이 통제도 안 되고 진짜 그게 퍼지면 엄마들이 못 보낼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퇴소까지 고민하는데요.

[이명주/학부모 : "학교는 사실 공교육이니까 어쩔 수 없이 보낸다고 쳐도 유치원은 아직까지도 엄마가 집에서 좀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퇴소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산발적 집단 감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여전히 등교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지역사회 감염이 학교 감염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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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8 08:26:32
    • 수정2020-05-28 08: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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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고3에 이어 어제는,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237만 명이 올해 첫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는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과 돌봄 수요 때문에 1, 2학년들의 등교가 먼저 결정됐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의 재확산 분위기 속에 어린아이들이 먼저 무거운 발걸음을 해야 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설렘과 긴장 속에 등교한 아이들 모습과 불안과 우려 속에 이를 지켜봐야 했던 학부모들의 심경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북적이는 등굣길 풍경이 무려 87일 만에 펼쳐졌는데요.

["거리를 조금 유지해 주세요."]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지만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 "계속 걱정이죠. 조금 전까지도 고민하다가 교문 앞에까지 가보자 우선."]

가장 걱정인 건 역시 아이들의 위생과 방역인데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 "마스크 한 개 더랑 세정제, 조그마한 투약 병에 세정제 담은 거랑 휴대용 티슈. 물티슈도 지금 넣어줄 거고요."]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치르고 이제야 첫발을 내딛는 초등학교 1학년들. 엄마 손 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서워요."]

["아니야 아니야. 선생님들이 길 다 알려주신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건 학부모들도 마찬가지.

수없이 알려줬던 위생수칙을 또다시 당부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가방 안에 마스크랑 엄마가 챙겨준 거 아까 위치 알려줬지? 그거랑 손 소독제랑 있는 거 잘 챙겨서 해. 오늘 학교에서."]

이날 이 학교 등교생은 감기 등 증상이 있는 4명과 체험학습을 신청한 6명 등 열 명을 제외하고 모두 192명.

모두 발열 검사를 통과해 각자 교실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일부 학교에선 학급 내 그룹을 나눠 서로 다른 날에 등교하게 했는데요.

과밀학급들의 경우 교실 내 거리 두기가 힘든 만큼 인원을 나눈 겁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우리 학교 경우에는 과밀학급이라 한 학급을 4등분해서 한 번 등원하는 인원을 8명에서 9명 정도 등원하기로…."]

학교들은 저마다 주 1회나 2회 등교부터 격일제나 격주 등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 수 조절에 나섰습니다.

감염 예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 "학교도 못 가고 선생님도 못 보니까 아쉬워요."]

방역 때문에 쉬는 시간도 제대로 없을 학교생활.

지켜보는 학부모들 역시 안타깝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초등학교 저학년 같은 경우는 지식 위주의 그런 것보다는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교우관계를 맺는다든가 학교생활에 대해 적응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배우러 가는 건데 친구들과 수다도 못 떨고 밥도 같이 못 먹으니까 학교 가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한편,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등교 개학 자체가 연기된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이런 학교와 유치원은 모두 561곳, 전체의 2.7%에 달했는데요.

첫 등교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초등학교 1학년 유연서 양.

하루 전날 등교 연기가 결정되면서 어제는 교실이 아닌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

[양혜연/학부모 : "'얘들아 이제 내일, 너네 학교 갈 거야'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또 이렇게 늦춰진다고 발표가 되고 애도 점점 희망 고문이 되는 거고 제가 정말 양치기 소녀가 된 기분이기도 하고."]

지난겨울 준비해 뒀던 신학기 준비물들은 또다시 넣어둬야 했는데요.

[유연서/초등학교 1학년생 : "처음 신었을 때는 헐렁했는데 지금 신으니까 딱 맞아요."]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하지만 당장 다음 주 아이들이 등교를 한다 해도 학부모에겐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아이마다 등교일이 제각각이다 보니 맞벌이인 경우 아이들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요.

[양혜연/학부모 : "날짜가 한 명이라도 겹치면 상관이 없는데 다 날짜가 월화수금을 이제 가고 한 명은 남아 있어야 하고 막내는 또 유치원생이다 보니까 막내까지 유치원 버스를 태워야 하거든요. 맞벌이들한테는 굉장히 부담스럽고 또 이제 누구 한 명은 집에 남아있어야 하니까 그거에 대한 이제 봐줄 사람도 필요한 거고 그게 제일 고민이죠."]

등교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학부모들이 이런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학부모 : "사실은 생각보다 너무 (학교를) 적게 가서 이게 개학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온라인수업 계속 할 거면 굳이 (등교하는) 하루가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이미 아이들이 알고 그 하루라도 너무 즐겁게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단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어린 유치원생들 경우엔 학부모들의 고민이 더 깊습니다.

개학 이후 매일 등원해야 하는 데다, ‘어린이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사례까지 보고되면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명주/학부모 : "괴질이 저도 제일 무서워요. 유치원에서 애들이 통제도 안 되고 진짜 그게 퍼지면 엄마들이 못 보낼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퇴소까지 고민하는데요.

[이명주/학부모 : "학교는 사실 공교육이니까 어쩔 수 없이 보낸다고 쳐도 유치원은 아직까지도 엄마가 집에서 좀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퇴소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산발적 집단 감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여전히 등교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지역사회 감염이 학교 감염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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