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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긴 청년…국회는 이번엔 약속 지킬까?
입력 2020.05.28 (17:16) 취재K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긴 청년…국회는 이번엔 약속 지킬까?
■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청년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한 청년이 죽었습니다.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꼭 4년 전이었습니다.

"열차가 온다." 말을 전할 동료만 곁에 있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20살 청년은 유품으로 컵라면을 남겼습니다. 컵라면은 끼니조차 제때 챙길 수 없던 열악한 근무 여건을 상징했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청년을 '김 군'으로 부르며 애달픈 죽음을 추모했습니다.


■ 정치권, 해마다 5월 되면 '김 군' 을 찾지만…

사고 직후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현장을 찾아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너무나도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도 분명히 진상조사를 해서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도 "사고가 난 뒤 사후약방문으로 대책을 해왔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5월 28일이 되면 정치권은 김 군을 불러냈습니다. 더는 헛된 죽음이 나오지 않게 하자고, 위험의 외주화를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 씨가 설비 점검을 하다 목숨을 잃는 등 제2, 제3의 김 군이 나왔습니다.

국회는 2018년 12월,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이른바 '김용균 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산업재해 발생 시 구체적인 행위를 한 사람만 처벌하게 돼 있어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입니다.


■ 오늘도 국회에선 "안타까운 죽음 막아야"

4년이 지난 오늘도 정치권에서는 여지없이 '김 군' 의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4년 전)당시를 기억해보면 여야 할 것 없이 지도부들이 사고 현장에 가서 무릎을 꿇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굳게 약속했고 앞다투어 관련 법안들이 제출되지만, 그 법안들은 다 서랍 속에서 폐기처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심 대표는 "국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방기를 방조해왔다"며, "국민이 절박한 만큼 국회가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김용균 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작업현장 현실은 크게 안 달라졌다"며 , "안타까운 죽음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재예방 위한 법과 제도개선 방안 마련하겠다"고 다시 약속했습니다.


■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이번엔 법제화될까?

오늘 국회 앞에서는 노동단체들이 모여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용균 법'이 발의 과정에서 수정돼 정작 제2의 김용균을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제시한 대안이 바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입니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경영 책임자를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이 2017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 법의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내년 5월 28일 되면 국회는 또다시 김 군을 불러낼 것입니다. '다시는 노동자가 비참하게 죽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당들의 약속,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요? 1년 뒤 오늘 똑같은 기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긴 청년…국회는 이번엔 약속 지킬까?
    • 입력 2020.05.28 (17:16)
    취재K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긴 청년…국회는 이번엔 약속 지킬까?
■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청년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한 청년이 죽었습니다.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꼭 4년 전이었습니다.

"열차가 온다." 말을 전할 동료만 곁에 있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20살 청년은 유품으로 컵라면을 남겼습니다. 컵라면은 끼니조차 제때 챙길 수 없던 열악한 근무 여건을 상징했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청년을 '김 군'으로 부르며 애달픈 죽음을 추모했습니다.


■ 정치권, 해마다 5월 되면 '김 군' 을 찾지만…

사고 직후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현장을 찾아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너무나도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도 분명히 진상조사를 해서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도 "사고가 난 뒤 사후약방문으로 대책을 해왔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5월 28일이 되면 정치권은 김 군을 불러냈습니다. 더는 헛된 죽음이 나오지 않게 하자고, 위험의 외주화를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 씨가 설비 점검을 하다 목숨을 잃는 등 제2, 제3의 김 군이 나왔습니다.

국회는 2018년 12월,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이른바 '김용균 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산업재해 발생 시 구체적인 행위를 한 사람만 처벌하게 돼 있어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입니다.


■ 오늘도 국회에선 "안타까운 죽음 막아야"

4년이 지난 오늘도 정치권에서는 여지없이 '김 군' 의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4년 전)당시를 기억해보면 여야 할 것 없이 지도부들이 사고 현장에 가서 무릎을 꿇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굳게 약속했고 앞다투어 관련 법안들이 제출되지만, 그 법안들은 다 서랍 속에서 폐기처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심 대표는 "국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방기를 방조해왔다"며, "국민이 절박한 만큼 국회가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김용균 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작업현장 현실은 크게 안 달라졌다"며 , "안타까운 죽음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재예방 위한 법과 제도개선 방안 마련하겠다"고 다시 약속했습니다.


■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이번엔 법제화될까?

오늘 국회 앞에서는 노동단체들이 모여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용균 법'이 발의 과정에서 수정돼 정작 제2의 김용균을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제시한 대안이 바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입니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경영 책임자를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이 2017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 법의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내년 5월 28일 되면 국회는 또다시 김 군을 불러낼 것입니다. '다시는 노동자가 비참하게 죽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당들의 약속,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요? 1년 뒤 오늘 똑같은 기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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