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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실수로 ‘백지’된 판결…성범죄자에 장애인시설 취업 기회
입력 2020.06.02 (06:58) 수정 2020.06.02 (07:51) 사회
검찰과 법원이 기소·공판 과정에서 개정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성추행범에게 장애인시설 취업 기회를 주는 일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법원 3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 중 취업제한 명령 부분을 파기해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8년 8월 서울 1호선 지하철 안에서 뒤에 타고 있던 여성 B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와 범행 전후 상황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함께 내렸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서 장애인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을 누락했다며 판결 주문에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을 할 수 없도록 한 명령을 추가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복지법은 성범죄 형을 선고할 때 일정 기간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시설에 취업할 수 없게 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하도록 규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원심 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선고하거나 면제 여부에 대해 판단을 해야 함에도 이를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3심은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를 들어 2심의 직권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불이익 변경금지는 검찰은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1심 판결에 불복한 항소심에서는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만 항소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3년의 취업제한 명령을 새로 병과하는 것은 1심 판결을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 법원·검찰 실수로 ‘백지’된 판결…성범죄자에 장애인시설 취업 기회
    • 입력 2020-06-02 06:58:22
    • 수정2020-06-02 07:51:04
    사회
검찰과 법원이 기소·공판 과정에서 개정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성추행범에게 장애인시설 취업 기회를 주는 일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법원 3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 중 취업제한 명령 부분을 파기해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8년 8월 서울 1호선 지하철 안에서 뒤에 타고 있던 여성 B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와 범행 전후 상황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함께 내렸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서 장애인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을 누락했다며 판결 주문에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을 할 수 없도록 한 명령을 추가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복지법은 성범죄 형을 선고할 때 일정 기간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시설에 취업할 수 없게 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하도록 규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원심 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선고하거나 면제 여부에 대해 판단을 해야 함에도 이를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3심은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를 들어 2심의 직권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불이익 변경금지는 검찰은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1심 판결에 불복한 항소심에서는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만 항소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3년의 취업제한 명령을 새로 병과하는 것은 1심 판결을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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