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숨을 쉴 수 없다”…혼돈의 미국

입력 2020.06.02 (08:07) 수정 2020.06.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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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마스크를 썼지만 구호는 같습니다.

'I CAN'T BREATHE'

플로이드가 숨져가며 한 이 말, '숨을 쉴 수 없다'가 시위대 구호로 등장한 것입니다.

[시위대 : "I CAN'T BREATHE! I CAN'T BREATHE."]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 중입니다.

아틀란타의 CNN 타워도 시위대에 점거됐고, 뉴욕 맨해튼에서는 뉴욕 시장의 딸, 키아라 드블라지오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습니다.

키아라는 시장인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입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는데도 말이죠.

[드 블라지오/뉴욕 시장 : "There is no situation where police vehicle should drive into a crowd, protesters or new yorkers of any kind, it’s dangerous, it’s unacceptable."]

‘미국의 심장’ 워싱턴 D.C.도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에 앞서 방문하는 전통을 가져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교회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 워싱턴 기념비 등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장소들이 방화와 최루탄 연기로 얼룩졌습니다.

성난 시민들은 급기야 백악관 정문으로 몰려갔습니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출입문 바로 앞,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턱 밑까지 진입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긴급 상황실로 불리는 백악관 지하 벙커로 대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그리고 아들 베런까지 지하 벙커로 이동해 한 시간을 머물렀다는 것은 백악관 주변의 시위 양태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반증입니다.

백악관은 신변 위협을 우려해 직원들에게 백악관 출입증을 숨기고 다니라는 메일을 보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현재 워싱턴 DC를 포함해 20개 주와 40여개 대도시에는 야간 특정 시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제이 워커/시위대 : "우리는 지쳤고 진절머리가 납니다. 경찰이 흑인들을 죽이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그는 애초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위가 격화되자 강경 진압으로 태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백악관 담을 넘으려던 시위대를 향해 ‘가장 사나운 개’를 만났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시위대를 급진 좌파로 몰아 붙이기도 합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미국 전역과 전 세계의 극좌파 범죄자들, 폭력배들이 지역사회를 불길에 휩싸이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지사들과는 긴급 화상 회의를 가졌습니다.

“당신들이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결국 당신들은 얼간이(jerk)처럼 비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격 시위대를) 체포해 10년간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간의 미국 대통령에게선 거의 듣지 못한 직설적인 발언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우려스러운건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 피해입니다.

미국 내 시위로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등 20여건의 한인 상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지만 91년 LA폭동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큽니다.

[남 김/LA 교민 : "이전 LA 폭동 때도 시위자들이 총을 쏘며 한인 상가를 막 털어갔는데 지금 또 그런 일이 터질까 불안하고..."]

미국 LA에 거주 중인 한 연예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화가 아닌 실제"라면서 시위 사진과 함께 근황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시위의 향배도 걱정스럽지만, 사망자 10만 명을 넘긴 미국의 코로나 19 사태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군중들의 집단 항의 시위로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하루동안 미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지역 주지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쿠오모/뉴욕주지사 : "mass gatherings, that could potentially be infecting hundreds of hundreds people."]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소요 사태가 미국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 이로 인한 경제 위기, 인종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까지 미국이 극도의 혼돈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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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숨을 쉴 수 없다”…혼돈의 미국
    • 입력 2020-06-02 08:08:51
    • 수정2020-06-02 08: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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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마스크를 썼지만 구호는 같습니다.

'I CAN'T BREATHE'

플로이드가 숨져가며 한 이 말, '숨을 쉴 수 없다'가 시위대 구호로 등장한 것입니다.

[시위대 : "I CAN'T BREATHE! I CAN'T BREATHE."]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 중입니다.

아틀란타의 CNN 타워도 시위대에 점거됐고, 뉴욕 맨해튼에서는 뉴욕 시장의 딸, 키아라 드블라지오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습니다.

키아라는 시장인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입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는데도 말이죠.

[드 블라지오/뉴욕 시장 : "There is no situation where police vehicle should drive into a crowd, protesters or new yorkers of any kind, it’s dangerous, it’s unacceptable."]

‘미국의 심장’ 워싱턴 D.C.도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에 앞서 방문하는 전통을 가져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교회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 워싱턴 기념비 등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장소들이 방화와 최루탄 연기로 얼룩졌습니다.

성난 시민들은 급기야 백악관 정문으로 몰려갔습니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출입문 바로 앞,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턱 밑까지 진입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긴급 상황실로 불리는 백악관 지하 벙커로 대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그리고 아들 베런까지 지하 벙커로 이동해 한 시간을 머물렀다는 것은 백악관 주변의 시위 양태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반증입니다.

백악관은 신변 위협을 우려해 직원들에게 백악관 출입증을 숨기고 다니라는 메일을 보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현재 워싱턴 DC를 포함해 20개 주와 40여개 대도시에는 야간 특정 시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제이 워커/시위대 : "우리는 지쳤고 진절머리가 납니다. 경찰이 흑인들을 죽이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그는 애초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위가 격화되자 강경 진압으로 태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백악관 담을 넘으려던 시위대를 향해 ‘가장 사나운 개’를 만났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시위대를 급진 좌파로 몰아 붙이기도 합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미국 전역과 전 세계의 극좌파 범죄자들, 폭력배들이 지역사회를 불길에 휩싸이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지사들과는 긴급 화상 회의를 가졌습니다.

“당신들이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결국 당신들은 얼간이(jerk)처럼 비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격 시위대를) 체포해 10년간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간의 미국 대통령에게선 거의 듣지 못한 직설적인 발언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우려스러운건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 피해입니다.

미국 내 시위로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등 20여건의 한인 상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지만 91년 LA폭동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큽니다.

[남 김/LA 교민 : "이전 LA 폭동 때도 시위자들이 총을 쏘며 한인 상가를 막 털어갔는데 지금 또 그런 일이 터질까 불안하고..."]

미국 LA에 거주 중인 한 연예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화가 아닌 실제"라면서 시위 사진과 함께 근황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시위의 향배도 걱정스럽지만, 사망자 10만 명을 넘긴 미국의 코로나 19 사태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군중들의 집단 항의 시위로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하루동안 미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지역 주지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쿠오모/뉴욕주지사 : "mass gatherings, that could potentially be infecting hundreds of hundreds people."]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소요 사태가 미국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 이로 인한 경제 위기, 인종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까지 미국이 극도의 혼돈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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