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취재K] 두 달째 ‘배송 준비 중’ 에어팟…카카오 책임은?
입력 2020.06.02 (11:48) 수정 2020.06.02 (17:14) 취재K
■ 에어팟 2세대 10만 9천 원?카카오 광고 보고 주문했는데 아직도 '배송 준비 중'

보도국 앞으로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카카오톡 채팅 창 상단의 배너 광고를 보고 에어팟을 주문했는데 배송이 계속 미뤄져 환불을 요청했더니 업체가 환불을 미루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날짜별로 살펴보니 비슷한 내용의 제보들이 5월 중순부터 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제보를 준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떤 광고를 보고 물건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A 씨는 "19만 원짜리 에어팟을 공동구매로 1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광고였다"며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카카오톡 채팅 창 상단의 배너 광고를 낼 정도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바로 입금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홈페이지 화면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홈페이지 화면

하지만 4월에 주문한 에어팟은 6월 초인 현재까지 배송되지 않았습니다. 판매 업체인 '핌**'에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업체 측은 주문량이 폭주해 공급에 일시적인 문제가 생겼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 사정이 좋지 않다, 황금연휴로 배달 물량이 증가했다 등의 이유를 대며 곧 배송이 시작될 것이니 기다려달라고 말했습니다.

한없는 기다림에도 '배송 준비 중'은 '배송 중'으로 바뀌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판매 업체로부터 답변도 오지 않았습니다. 불안해진 A 씨는 '핌** 에어팟'을 검색했고 자신과 같은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업체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환불 날짜는 예정과 달리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연관검색어에 최00 대표, 사기 등이 떠 있다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연관검색어에 최00 대표, 사기 등이 떠 있다

■ 업체 대표, 지난해에도 유사 피해 연루…"피해액만 1억 넘어"

A 씨는 통화 후 기자에게 링크 하나를 보냈습니다.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오픈 채팅방이라고 했습니다. 채팅방에 들어가자 천여 명이 넘는 구매자들이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피해 품목도 에어팟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쌀 10㎏, 샤오미 미밴드 등 다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피해인 줄 알았습니다. 구매자 한 분이 핌** 대표 최 모 씨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사기'가 뜬다고 말하기 전까지는요.

최 씨가 지난해 카카오스토리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건데 과연 사실인지 또 카카오는 광고 계약을 맺을 때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주)에****의 감사 최 모 씨와 (주)유**** 핌**의 대표 최 모 씨는 같은 인물이다. (주)에****의 감사 최 모 씨와 (주)유**** 핌**의 대표 최 모 씨는 같은 인물이다.

확인해보니 우선 최 씨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원다발 쇼핑몰'로 선정한 (주)에****의 '감사'로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2018년 12월에 세워진 (주)에****는 카카오스토리에서 취재진이 파악한 것만 10여 개가 넘는 채널을 운영하며 값싼 옷과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팔았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 피해가 대단히 많이 들어왔던 곳"이라며 "지난해 1월 중순부터 중국 춘절 등을 이유로 배송을 지연시킨 뒤 환불을 해주지 않아 피해자들의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같은 해 10월부터는 업체와 연락도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주)에****의 카카오스토리 채널을 통해 옷을 구매했었다는 한 고객도 "옷 4벌을 시켰는데 배송이 계속 지연돼 환불을 요청했었다"며 "당시 2건에 대해서는 환불을 받았는데, 나머지 2건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받지 못해 정신적인 피해가 너무 크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들어온 (주)에****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천8백 건이 넘습니다. 피해 액수는 1억 1천만 원 이상으로 집계됩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소액이라 신고를 포기한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 규모는 지금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카카오 "관련 채널 5곳 '영구제재' 조치"…나머지 채널 버젓이 운영 중

이제 초점은 자연스럽게 카카오로 옮겨집니다. 우선 지난해 (주)에**** 가 운영했던 카카오스토리 채널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던 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당시 어떤 조치가 취해졌었는지 물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선 카카오스토리는 게시판 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전자상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플랫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민원다발 쇼핑몰로 지목되거나 소비자원 같은 대외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는 제재하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지난해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에 대해서 해당 스토리채널의 게시물 검색 등이 불가능한 영구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지난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을 정지했다. 하지만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더 있으며 이들 채널에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카카오가 지난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을 정지했다. 하지만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더 있으며 이들 채널에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영구제재 조치를 취한 5곳 외에도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있으며, 현재까지 검색 등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가 된 계정의 관련 채널들을 모두 제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동일한 계정으로 복수의 스토리채널을 운영하더라도 제재 단위는 하나의 스토리채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선제적인 '올스톱(All-stop) 제재'는 어렵다는 건데 당시 제재를 받지 않았던 최소 6곳의 채널에서도 비슷한 배송 지연과 환불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카카오 측이 소비자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과거는 묻지 마세요?…광고 매출 하루에 5억인데 업체 '과거' 묻지 않는 카카오

제보자 A씨가 보고 주문한, 카카오톡 한 줄 광고인 '톡보드'를 낼 때는 어떤 것들을 확인하는지도 물었습니다.

카카오 측은 통신판매사업자를 심사할 때 ▲통신판매업신고증 여부와 ▲사이트 하단 정보가 실제 정보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했습니다. ▲광고 소재 등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의 '과거'는 묻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카카오가 톡보드 광고 계약을 맺을 때 확인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통신판매신고 여부. 말 그대로 신고제라 담당 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이때 필요한 사업자등록번호 역시 과거 채납 사실만 없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광고 소재나 사이트 하단 정보 확인 역시, 업체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확인하는 것과는 무관한 절차입니다. 참고로 카카오는 톡보드로 하루 평균 5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카카오를 믿고 샀지만, 카카오는 우리의 생각보다는 업체의 과거 행적이나 이로 발생할 소비자 피해에는 관심이 없는 겁니다. 더 나아가 (주)유****의 대표 최 씨가 (주)에****의 감사가 아닌 대표였어도 카카오는 최 씨에게 지난해 발생한 소비자 분쟁을 다 해결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주)에****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약식 명령을 받았고, 과거 기사들을 찾아보면 최 씨가 (주)에****의 실질적 대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 집행 후 사회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거나 이용자의 항의가 있는 경우 광고 집행이 언제든지 제한될 수 있다"면서 "이번에도 이용자의 피해가 접수돼 신속히 광고 집행을 정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핌** 홈페이지 화면핌** 홈페이지 화면

■ 공정위 "폐업하면 소비자 구제도 어려워"…반복되는 '악순환' 끊을 소비자 정책 필요

현재 (주)유****가 통신판매업을 신고한 인천 남동구청에는 핌**과 관련된 민원이 최근 300건 이상 들어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4일 시정명령도 내렸지만 이행이 안 돼 재화 등의 공급 방법 및 공급 시기에 관한 거짓 정보 제공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도 "지난달 중순부터 핌** 관련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피해의 경중이나 지속성 등을 따져 해당 사업장에 영업정지 30일 등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행정조치를 받게 되면, 해당 업체가 폐업 신고를 해버려 소비자 구제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논현경찰서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고의성 여부를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며 "소액이라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 사이 3천 명 이상이 모인 피해자 모임 카페에서는 환불 절차 등을 서로 공유하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 씨가 혹은 최 씨 일행이 사업자등록을 내고 통신판매신고를 하고 카카오 광고를 낸다면 또다시 피해자들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장치는 정녕, 없는 것일까요.
  • [취재K] 두 달째 ‘배송 준비 중’ 에어팟…카카오 책임은?
    • 입력 2020-06-02 11:48:19
    • 수정2020-06-02 17:14:56
    취재K
■ 에어팟 2세대 10만 9천 원?카카오 광고 보고 주문했는데 아직도 '배송 준비 중'

보도국 앞으로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카카오톡 채팅 창 상단의 배너 광고를 보고 에어팟을 주문했는데 배송이 계속 미뤄져 환불을 요청했더니 업체가 환불을 미루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날짜별로 살펴보니 비슷한 내용의 제보들이 5월 중순부터 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제보를 준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떤 광고를 보고 물건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A 씨는 "19만 원짜리 에어팟을 공동구매로 1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광고였다"며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카카오톡 채팅 창 상단의 배너 광고를 낼 정도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바로 입금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홈페이지 화면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홈페이지 화면

하지만 4월에 주문한 에어팟은 6월 초인 현재까지 배송되지 않았습니다. 판매 업체인 '핌**'에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업체 측은 주문량이 폭주해 공급에 일시적인 문제가 생겼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 사정이 좋지 않다, 황금연휴로 배달 물량이 증가했다 등의 이유를 대며 곧 배송이 시작될 것이니 기다려달라고 말했습니다.

한없는 기다림에도 '배송 준비 중'은 '배송 중'으로 바뀌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판매 업체로부터 답변도 오지 않았습니다. 불안해진 A 씨는 '핌** 에어팟'을 검색했고 자신과 같은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업체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환불 날짜는 예정과 달리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연관검색어에 최00 대표, 사기 등이 떠 있다A씨가 물건을 주문한 ‘핌**’ 연관검색어에 최00 대표, 사기 등이 떠 있다

■ 업체 대표, 지난해에도 유사 피해 연루…"피해액만 1억 넘어"

A 씨는 통화 후 기자에게 링크 하나를 보냈습니다.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오픈 채팅방이라고 했습니다. 채팅방에 들어가자 천여 명이 넘는 구매자들이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피해 품목도 에어팟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쌀 10㎏, 샤오미 미밴드 등 다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피해인 줄 알았습니다. 구매자 한 분이 핌** 대표 최 모 씨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사기'가 뜬다고 말하기 전까지는요.

최 씨가 지난해 카카오스토리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건데 과연 사실인지 또 카카오는 광고 계약을 맺을 때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주)에****의 감사 최 모 씨와 (주)유**** 핌**의 대표 최 모 씨는 같은 인물이다. (주)에****의 감사 최 모 씨와 (주)유**** 핌**의 대표 최 모 씨는 같은 인물이다.

확인해보니 우선 최 씨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원다발 쇼핑몰'로 선정한 (주)에****의 '감사'로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2018년 12월에 세워진 (주)에****는 카카오스토리에서 취재진이 파악한 것만 10여 개가 넘는 채널을 운영하며 값싼 옷과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팔았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 피해가 대단히 많이 들어왔던 곳"이라며 "지난해 1월 중순부터 중국 춘절 등을 이유로 배송을 지연시킨 뒤 환불을 해주지 않아 피해자들의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같은 해 10월부터는 업체와 연락도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주)에****의 카카오스토리 채널을 통해 옷을 구매했었다는 한 고객도 "옷 4벌을 시켰는데 배송이 계속 지연돼 환불을 요청했었다"며 "당시 2건에 대해서는 환불을 받았는데, 나머지 2건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받지 못해 정신적인 피해가 너무 크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들어온 (주)에****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천8백 건이 넘습니다. 피해 액수는 1억 1천만 원 이상으로 집계됩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소액이라 신고를 포기한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 규모는 지금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카카오 "관련 채널 5곳 '영구제재' 조치"…나머지 채널 버젓이 운영 중

이제 초점은 자연스럽게 카카오로 옮겨집니다. 우선 지난해 (주)에**** 가 운영했던 카카오스토리 채널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던 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당시 어떤 조치가 취해졌었는지 물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선 카카오스토리는 게시판 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전자상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플랫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전자상거래법 제9조의2(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민원다발 쇼핑몰로 지목되거나 소비자원 같은 대외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는 제재하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지난해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에 대해서 해당 스토리채널의 게시물 검색 등이 불가능한 영구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지난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을 정지했다. 하지만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더 있으며 이들 채널에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카카오가 지난 7월 (주)에****와 관련된 5개 채널을 정지했다. 하지만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더 있으며 이들 채널에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영구제재 조치를 취한 5곳 외에도 (주)에****와 관련된 채널이 최소 6곳이 있으며, 현재까지 검색 등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가 된 계정의 관련 채널들을 모두 제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동일한 계정으로 복수의 스토리채널을 운영하더라도 제재 단위는 하나의 스토리채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선제적인 '올스톱(All-stop) 제재'는 어렵다는 건데 당시 제재를 받지 않았던 최소 6곳의 채널에서도 비슷한 배송 지연과 환불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카카오 측이 소비자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과거는 묻지 마세요?…광고 매출 하루에 5억인데 업체 '과거' 묻지 않는 카카오

제보자 A씨가 보고 주문한, 카카오톡 한 줄 광고인 '톡보드'를 낼 때는 어떤 것들을 확인하는지도 물었습니다.

카카오 측은 통신판매사업자를 심사할 때 ▲통신판매업신고증 여부와 ▲사이트 하단 정보가 실제 정보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했습니다. ▲광고 소재 등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의 '과거'는 묻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카카오가 톡보드 광고 계약을 맺을 때 확인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통신판매신고 여부. 말 그대로 신고제라 담당 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이때 필요한 사업자등록번호 역시 과거 채납 사실만 없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광고 소재나 사이트 하단 정보 확인 역시, 업체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확인하는 것과는 무관한 절차입니다. 참고로 카카오는 톡보드로 하루 평균 5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카카오를 믿고 샀지만, 카카오는 우리의 생각보다는 업체의 과거 행적이나 이로 발생할 소비자 피해에는 관심이 없는 겁니다. 더 나아가 (주)유****의 대표 최 씨가 (주)에****의 감사가 아닌 대표였어도 카카오는 최 씨에게 지난해 발생한 소비자 분쟁을 다 해결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주)에****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약식 명령을 받았고, 과거 기사들을 찾아보면 최 씨가 (주)에****의 실질적 대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 집행 후 사회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거나 이용자의 항의가 있는 경우 광고 집행이 언제든지 제한될 수 있다"면서 "이번에도 이용자의 피해가 접수돼 신속히 광고 집행을 정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핌** 홈페이지 화면핌** 홈페이지 화면

■ 공정위 "폐업하면 소비자 구제도 어려워"…반복되는 '악순환' 끊을 소비자 정책 필요

현재 (주)유****가 통신판매업을 신고한 인천 남동구청에는 핌**과 관련된 민원이 최근 300건 이상 들어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4일 시정명령도 내렸지만 이행이 안 돼 재화 등의 공급 방법 및 공급 시기에 관한 거짓 정보 제공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도 "지난달 중순부터 핌** 관련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피해의 경중이나 지속성 등을 따져 해당 사업장에 영업정지 30일 등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행정조치를 받게 되면, 해당 업체가 폐업 신고를 해버려 소비자 구제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논현경찰서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고의성 여부를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며 "소액이라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 사이 3천 명 이상이 모인 피해자 모임 카페에서는 환불 절차 등을 서로 공유하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 씨가 혹은 최 씨 일행이 사업자등록을 내고 통신판매신고를 하고 카카오 광고를 낸다면 또다시 피해자들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장치는 정녕, 없는 것일까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