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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K] ‘법대로’ vs ‘여당 독재’…역대 국회 개원 알아보니
입력 2020.06.02 (17:11) 수정 2020.06.02 (17:26) 팩트체크K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 개원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국회법 제5조 3항을 보면,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국회법 15조에 따라 최초 집회일에는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상임위원장은 최초 집회일로부터 3일 이내, 그러니까 오는 8일까지 선출돼야 합니다.


민주 "국회법대로" vs 통합 "여당의 독재"

더불어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개원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5일에 국회를 반드시 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상임위원장 건은 선출 시한(8일)까지 협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회법대로"라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국회 개원 이후 3일 이내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원 구성'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뜻인데요.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원일에 제때 개원한 건 제 기억에 2, 30년 내에는 없는 것 같다"면서 "히틀러의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외쳤다"며 여당이 '독재'를 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이어 의원 총회에서는 "지금까지 전체 개원 협상이 타결 안 된 채 의장단을 뽑은 경우는 없다. 민주당이 80석 정도밖에 안 됐던 18대 국회에서도 일방 개원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자신 기억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국회가 제때 개원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과거와 법 해석을 두고 여야 간 해석이 팽팽히 맞선 상황, 그렇다면 역대 국회 원 구성 사례들은 어땠을까요?

13대 이후 역대 국회, 제때 문 연 사례는 '단 3번'

먼저 2008년 18대 국회에는 당시 한나라당이 299석 가운데 172석을 얻었습니다. 통합민주당은 83석이었습니다. 여야 간 원 구성 기싸움이 시작됐고 40여 일 지나 2008년 7월 10일에서야 김형오 국회의장이 선출됩니다. 김 의장은 "국회가 표류하고 있을 적에 시청 광장에서는 촛불이 나부끼는데 국회 여의도의 등불은 꺼져 있었다"면서 18대를 "품격정치의 원년으로 하자"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여야는 88일 동안 원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이런 일이 낯선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군사 정권 이후인 13대 국회부터 총선 후 첫 국회 일정을 따져본 결과 13대(1988년 5월 30일), 16대(2000년 6월 5일), 17대(2004년 6월 5일) 국회는 제때 문을 열었지만 18·19·20대 국회는 모두 제때 열지 못했습니다.

역대 국회 원 구성까지 평균 47.5일 소요

그렇다면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까지 포함한 '원 구성'은 어떨까요?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제21대 국회 원 구성 일정과 쟁점' 보고서를 보면,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선출되고 원 구성이 완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7.5일이었습니다. 13대 21일, 14대 125일, 15대 39일, 16대 17일, 17대 36일, 18대 88일, 19대 40일, 지난 20대 때는 14일이 걸렸습니다. 매 국회마다 여야가 원 구성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왔던 겁니다.


특히 국회가 시작되고 125일이 넘도록 원 구성 타협을 이루지 못했던 14대는 국민의 원성이 높았습니다. 당시 박준규 국회의장은 "14대 국회가 결코 희랍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국회는 결국 14대 후반기인 1994년 6월 국회법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행과 같이 국회법(48조)은 첫 집회 후 2일 이내 상임위원들을 선임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41조를 보면, 첫 집회 후 3일 이내 상임위원장 선거를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 구성은 평균 한 달을 훌쩍 넘겨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입니다.
전례 없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과 이를 견제하려는 야당이 맞선 상황에서 시작된 21대 국회, 그 첫 단추를 어떻게 채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슈체크K] ‘법대로’ vs ‘여당 독재’…역대 국회 개원 알아보니
    • 입력 2020-06-02 17:11:43
    • 수정2020-06-02 17:26:40
    팩트체크K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오늘로 사흘째입니다.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 개원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국회법 제5조 3항을 보면,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국회법 15조에 따라 최초 집회일에는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상임위원장은 최초 집회일로부터 3일 이내, 그러니까 오는 8일까지 선출돼야 합니다.


민주 "국회법대로" vs 통합 "여당의 독재"

더불어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개원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5일에 국회를 반드시 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상임위원장 건은 선출 시한(8일)까지 협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회법대로"라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국회 개원 이후 3일 이내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원 구성'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뜻인데요.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원일에 제때 개원한 건 제 기억에 2, 30년 내에는 없는 것 같다"면서 "히틀러의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외쳤다"며 여당이 '독재'를 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이어 의원 총회에서는 "지금까지 전체 개원 협상이 타결 안 된 채 의장단을 뽑은 경우는 없다. 민주당이 80석 정도밖에 안 됐던 18대 국회에서도 일방 개원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자신 기억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국회가 제때 개원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과거와 법 해석을 두고 여야 간 해석이 팽팽히 맞선 상황, 그렇다면 역대 국회 원 구성 사례들은 어땠을까요?

13대 이후 역대 국회, 제때 문 연 사례는 '단 3번'

먼저 2008년 18대 국회에는 당시 한나라당이 299석 가운데 172석을 얻었습니다. 통합민주당은 83석이었습니다. 여야 간 원 구성 기싸움이 시작됐고 40여 일 지나 2008년 7월 10일에서야 김형오 국회의장이 선출됩니다. 김 의장은 "국회가 표류하고 있을 적에 시청 광장에서는 촛불이 나부끼는데 국회 여의도의 등불은 꺼져 있었다"면서 18대를 "품격정치의 원년으로 하자"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여야는 88일 동안 원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이런 일이 낯선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군사 정권 이후인 13대 국회부터 총선 후 첫 국회 일정을 따져본 결과 13대(1988년 5월 30일), 16대(2000년 6월 5일), 17대(2004년 6월 5일) 국회는 제때 문을 열었지만 18·19·20대 국회는 모두 제때 열지 못했습니다.

역대 국회 원 구성까지 평균 47.5일 소요

그렇다면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까지 포함한 '원 구성'은 어떨까요?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제21대 국회 원 구성 일정과 쟁점' 보고서를 보면,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선출되고 원 구성이 완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7.5일이었습니다. 13대 21일, 14대 125일, 15대 39일, 16대 17일, 17대 36일, 18대 88일, 19대 40일, 지난 20대 때는 14일이 걸렸습니다. 매 국회마다 여야가 원 구성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왔던 겁니다.


특히 국회가 시작되고 125일이 넘도록 원 구성 타협을 이루지 못했던 14대는 국민의 원성이 높았습니다. 당시 박준규 국회의장은 "14대 국회가 결코 희랍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국회는 결국 14대 후반기인 1994년 6월 국회법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행과 같이 국회법(48조)은 첫 집회 후 2일 이내 상임위원들을 선임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41조를 보면, 첫 집회 후 3일 이내 상임위원장 선거를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 구성은 평균 한 달을 훌쩍 넘겨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입니다.
전례 없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과 이를 견제하려는 야당이 맞선 상황에서 시작된 21대 국회, 그 첫 단추를 어떻게 채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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