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경매 아닌 폐기처분 되는 이유

입력 2020.06.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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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야 강원 동해안 찾아온 향고래 1마리

오늘(2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에 수십 명의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물에 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향고래를 인양하느라 분주했고 사람들은 평소 보기 힘든 구경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소설 '모비딕'의 주인공인 향고래, 어떻게 죽어서야 강원 동해안을 찾아온 걸까요?


길이 13m, 무게 30~35톤 향고래

향고래 사체가 발견된 건 어제(1일)저녁 7시 반쯤,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 동쪽 29㎞ 해상에서였습니다. 조업하러 가던 2톤급 자망어선이 향고래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한 것입니다.

길이 13m, 무게 30~35톤 정도로 추정되는 이 향고래는 해양보호생물입니다.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고래로 수명은 70년 정도이며 최대 50톤 넘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 쪽이 회색에서 흰색으로 변해 소설 '모비딕'에서는 백발고래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주로 동해 남부와 동중국해에서 서식하는데, 강원 동해상에서 드물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해상에서 길이 14m에 무게 30톤 정도의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폐기처분되는 향고래의 운명

속초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는 오늘(2일) 새벽 3시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으로 예인됐습니다. 속초해양경찰서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관계자 등이 살펴본 결과, 향고래에서 별다른 포획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밍크고래는 경매를 통해 민간에게 판매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향고래는 2007년부터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경매처리를 할 수 없습니다. 한때 상업적 가치가 높아 고래잡이가 잇따르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를 자치단체가 폐기처분했는데, 강릉시도 내일(3일) 이번에 발견된 향고래 사체를 쓰레기 매립장에 폐기처분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희귀종인 향고래가 어쩌다 이곳 강원 동해상에 죽은 채 나타났는지, 그 이유는 당장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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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상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경매 아닌 폐기처분 되는 이유
    • 입력 2020-06-02 18:07:17
    취재K
죽어서야 강원 동해안 찾아온 향고래 1마리

오늘(2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에 수십 명의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물에 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향고래를 인양하느라 분주했고 사람들은 평소 보기 힘든 구경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소설 '모비딕'의 주인공인 향고래, 어떻게 죽어서야 강원 동해안을 찾아온 걸까요?


길이 13m, 무게 30~35톤 향고래

향고래 사체가 발견된 건 어제(1일)저녁 7시 반쯤,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 동쪽 29㎞ 해상에서였습니다. 조업하러 가던 2톤급 자망어선이 향고래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한 것입니다.

길이 13m, 무게 30~35톤 정도로 추정되는 이 향고래는 해양보호생물입니다.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고래로 수명은 70년 정도이며 최대 50톤 넘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 쪽이 회색에서 흰색으로 변해 소설 '모비딕'에서는 백발고래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주로 동해 남부와 동중국해에서 서식하는데, 강원 동해상에서 드물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해상에서 길이 14m에 무게 30톤 정도의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폐기처분되는 향고래의 운명

속초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는 오늘(2일) 새벽 3시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으로 예인됐습니다. 속초해양경찰서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관계자 등이 살펴본 결과, 향고래에서 별다른 포획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밍크고래는 경매를 통해 민간에게 판매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향고래는 2007년부터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경매처리를 할 수 없습니다. 한때 상업적 가치가 높아 고래잡이가 잇따르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를 자치단체가 폐기처분했는데, 강릉시도 내일(3일) 이번에 발견된 향고래 사체를 쓰레기 매립장에 폐기처분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희귀종인 향고래가 어쩌다 이곳 강원 동해상에 죽은 채 나타났는지, 그 이유는 당장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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