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초등학교 저학년의 ‘슬기로운 학교생활’

입력 2020.06.02 (20:42) 수정 2020.06.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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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3일)이면 2단계 등교수업이 시작됩니다.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드디어 학교에 가는 건데요, 

이렇게 학교에 가기는 가지만, 코로나19 이후 학교생활이 어떤지 궁금해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미 등교한 초등학교 1, 2학년들의 학교 생활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에 석 달 가까이 늦어진 등교수업.

바뀐 건 등교 시기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지켜지도록 여러 장치와 절차가 생겨난 겁니다.

우려 속 등교수업, 확 달라진 학교 생활을 살펴봅니다.

한 초등학교 등굣길.

학생 혼자, 혹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학교를 향해 옵니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교실로 향하던 등굣길 풍경은 이제 볼 수 없습니다.

오는 순서대로, 한 줄을 서 정해진 통로를 들어섭니다.  

[“손 소독하고, 한 명씩이에요. 붙으면 안 되고, 손 소독하고, 앞에 친구부터….”]

학부모들은 불안함 속에도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등교를 결정합니다. 

[진상은/학부모 : "마스크 쓸 때 갑갑하다고는 했는데, 선생님을 처음 만나니까 아주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얘기해서 믿고 보내는 심정입니다."]

등교해서 손 소독을 하고 열이 나는지 확인한 뒤,  

["초록색 (확인)됐죠? 이제 교실로 갑니다."]

교실에 가기까지 곳곳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돌봅니다.

["안녕 어서 와, 친구 (실내화 갈아)신고 나면 하자. 잠시 기다려 볼까."]

마침내 들어선 건물 안.  

복도 바닥에는 거리 띄우기를 알리는 표시가 붙었고, 벽면 곳곳에는 학교에서 직접 만든 생활수칙 등 여러 가지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도 모두 마스크를 써야만 합니다. 

["너무 잘했습니다. 지금 우리 조금 전에는 원을 살펴봤고, 이제는 삼각형을 살펴봤습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오가며 가까워지는 걸 막기 위해 선생님들은 복도에서도 지도에 나섭니다.

["손 씻을 거야? 그럼 여기서 기다리세요. 친구 한 명 나오면 들어갑니다."]

[조경진/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사 :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한꺼번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면 가까이 접촉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어서 수업시간이더라도 학생들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을 진행하면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노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분 나쁜 코로나 온천초에 오지 마라 학생들이 놀란다. 선생님이 놀란다."]

[박주성/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사 : "어떤 물건도 공용으로 쓸 수 없으며, 어딘가, 무언가를 만졌을 경우에는 항상 손 씻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10번 이상 학생들이 손을 씻는 경우도 있습니다."]

쉬는 시간 다음으로 감염 노출 위험이 큰 급식시간에도 예방 교육과 거리 두기는 이어집니다. 

급식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선생님이 거리 두기 교육을 하고, 

["내가 친한 친구랑 같이 밥 먹고 싶다고 옆으로 가면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이해가 됐어요?"]

학생들의 간접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수저도 선생님이 나눠 줍니다. 

["선생님이 줄 거니까, 손은 대지 말고요."]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옆자리를 비우고 마주 보지 않게, 지그재그로 앉아 식사합니다.

이러다 보니 식사시간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식단에 되도록 빨리 먹을 수 있는 죽이나 면같은 간편식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진경/창원 온천초등학교 영양교사 : "학년별로 나눠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년별 나눠서 급식을 할 때는 학생들이 나가고 나면 전체소독을 하고 그 다음 학생들을 받고 있고요."]

학생들은 다시 등교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이전과 확 달라진 학교 생활에 약간은 어색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선우/창원 온천초등학교 2학년 : "조금 진짜 학교가 아닌 것 같아요. 달라진 느낌? 진짜 반이 아닌 것 같아요. 무언가."]

이렇게 등교수업을 시작한 학교에서는 학교가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박정민/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장 : "교실 수업도 여러 명이 하는 협력수업보다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체험학습 쪽으로 다시 수업방법을 바꾸기도 하고 있습니다."]

내일, 다음 주 줄줄이 예정되어있는 순차적 등교수업. 

학부모들은 걱정되지만,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보낸다고 말합니다. 

우려 속에 등교수업이 시작됐지만, 학교의 철저한 준비와 세심한 관찰, 신속한 대응으로 학생들이 가장 안전할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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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초등학교 저학년의 ‘슬기로운 학교생활’
    • 입력 2020-06-02 20:42:33
    • 수정2020-06-02 20:54:32
    뉴스7(창원)
[앵커] 내일(3일)이면 2단계 등교수업이 시작됩니다.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드디어 학교에 가는 건데요,  이렇게 학교에 가기는 가지만, 코로나19 이후 학교생활이 어떤지 궁금해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미 등교한 초등학교 1, 2학년들의 학교 생활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에 석 달 가까이 늦어진 등교수업. 바뀐 건 등교 시기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지켜지도록 여러 장치와 절차가 생겨난 겁니다. 우려 속 등교수업, 확 달라진 학교 생활을 살펴봅니다. 한 초등학교 등굣길. 학생 혼자, 혹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학교를 향해 옵니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교실로 향하던 등굣길 풍경은 이제 볼 수 없습니다. 오는 순서대로, 한 줄을 서 정해진 통로를 들어섭니다.   [“손 소독하고, 한 명씩이에요. 붙으면 안 되고, 손 소독하고, 앞에 친구부터….”] 학부모들은 불안함 속에도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등교를 결정합니다.  [진상은/학부모 : "마스크 쓸 때 갑갑하다고는 했는데, 선생님을 처음 만나니까 아주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얘기해서 믿고 보내는 심정입니다."] 등교해서 손 소독을 하고 열이 나는지 확인한 뒤,   ["초록색 (확인)됐죠? 이제 교실로 갑니다."] 교실에 가기까지 곳곳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돌봅니다. ["안녕 어서 와, 친구 (실내화 갈아)신고 나면 하자. 잠시 기다려 볼까."] 마침내 들어선 건물 안.   복도 바닥에는 거리 띄우기를 알리는 표시가 붙었고, 벽면 곳곳에는 학교에서 직접 만든 생활수칙 등 여러 가지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도 모두 마스크를 써야만 합니다.  ["너무 잘했습니다. 지금 우리 조금 전에는 원을 살펴봤고, 이제는 삼각형을 살펴봤습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오가며 가까워지는 걸 막기 위해 선생님들은 복도에서도 지도에 나섭니다. ["손 씻을 거야? 그럼 여기서 기다리세요. 친구 한 명 나오면 들어갑니다."] [조경진/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사 :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한꺼번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면 가까이 접촉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어서 수업시간이더라도 학생들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을 진행하면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노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분 나쁜 코로나 온천초에 오지 마라 학생들이 놀란다. 선생님이 놀란다."] [박주성/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사 : "어떤 물건도 공용으로 쓸 수 없으며, 어딘가, 무언가를 만졌을 경우에는 항상 손 씻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10번 이상 학생들이 손을 씻는 경우도 있습니다."] 쉬는 시간 다음으로 감염 노출 위험이 큰 급식시간에도 예방 교육과 거리 두기는 이어집니다.  급식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선생님이 거리 두기 교육을 하고,  ["내가 친한 친구랑 같이 밥 먹고 싶다고 옆으로 가면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이해가 됐어요?"] 학생들의 간접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수저도 선생님이 나눠 줍니다.  ["선생님이 줄 거니까, 손은 대지 말고요."]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옆자리를 비우고 마주 보지 않게, 지그재그로 앉아 식사합니다. 이러다 보니 식사시간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식단에 되도록 빨리 먹을 수 있는 죽이나 면같은 간편식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진경/창원 온천초등학교 영양교사 : "학년별로 나눠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년별 나눠서 급식을 할 때는 학생들이 나가고 나면 전체소독을 하고 그 다음 학생들을 받고 있고요."] 학생들은 다시 등교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이전과 확 달라진 학교 생활에 약간은 어색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선우/창원 온천초등학교 2학년 : "조금 진짜 학교가 아닌 것 같아요. 달라진 느낌? 진짜 반이 아닌 것 같아요. 무언가."] 이렇게 등교수업을 시작한 학교에서는 학교가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박정민/창원 온천초등학교 교장 : "교실 수업도 여러 명이 하는 협력수업보다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체험학습 쪽으로 다시 수업방법을 바꾸기도 하고 있습니다."] 내일, 다음 주 줄줄이 예정되어있는 순차적 등교수업.  학부모들은 걱정되지만,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보낸다고 말합니다.  우려 속에 등교수업이 시작됐지만, 학교의 철저한 준비와 세심한 관찰, 신속한 대응으로 학생들이 가장 안전할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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