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임대사업 전락…무늬만 제조업

입력 2020.06.0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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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게는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산업단지가 엉뚱한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공장을 짓겠다며 저렴하게 산단 땅을 사들여 제조업이 아닌 임대 사업을 하는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는데요. 

KBS 전주방송총국은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산업단지의 실상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윤덕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 제2국가산업단지의 한 공장.

지난해 10월 금속제품 제조업으로 등록해 입주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제품을 만들기는커녕 석탄 가루만 옮기고 있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업체명이 뭔지 아세요?) ○○요. (그런데 △△라고 이야기하시던데요.) 저분들은 잠깐 쓰고 있는 거예요."]

복잡한 심사 과정을 거쳐 공장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지은 뒤, 몇 달도 안 돼 다른 업체에 임대를 내준 겁니다. 

관리 주체인 산업단지공단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곱 달 전, 금속제품 제조업으로 허가받은 인근의 또 다른 공장.  

들여놓겠다던 지게차와 기본 설비는 보이지 않고, 텅 빈 건물에 임대 현수막만 걸려 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지은 지 얼마 안 됐어요. 빈 공장이죠. 아무것도 없죠. 처음부터 비어 있는 거죠."]

이곳 산업단지에서 제조업을 한다고 해놓고 다른 용도로 쓰는 공장은 확인된 것만 5곳. 

저렴하게 공장 터를 사들여 임대를 목적으로 산단에 입주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산단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옆집에서 뭘 하나 궁금한데 보면 제조업은 하나도 없었어요. 공장 가동률이 없었어요. 아예."]

이에 대해 한 업체는 일감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임대를 내줬다고 해명했지만, 나머지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제조업 공장을 한곳에 모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산업단지가 본래 취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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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단지 임대사업 전락…무늬만 제조업
    • 입력 2020-06-02 22:02:30
    뉴스9(전주)
[앵커] 많게는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산업단지가 엉뚱한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공장을 짓겠다며 저렴하게 산단 땅을 사들여 제조업이 아닌 임대 사업을 하는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는데요.  KBS 전주방송총국은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산업단지의 실상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윤덕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 제2국가산업단지의 한 공장. 지난해 10월 금속제품 제조업으로 등록해 입주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제품을 만들기는커녕 석탄 가루만 옮기고 있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업체명이 뭔지 아세요?) ○○요. (그런데 △△라고 이야기하시던데요.) 저분들은 잠깐 쓰고 있는 거예요."] 복잡한 심사 과정을 거쳐 공장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지은 뒤, 몇 달도 안 돼 다른 업체에 임대를 내준 겁니다.  관리 주체인 산업단지공단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곱 달 전, 금속제품 제조업으로 허가받은 인근의 또 다른 공장.   들여놓겠다던 지게차와 기본 설비는 보이지 않고, 텅 빈 건물에 임대 현수막만 걸려 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지은 지 얼마 안 됐어요. 빈 공장이죠. 아무것도 없죠. 처음부터 비어 있는 거죠."] 이곳 산업단지에서 제조업을 한다고 해놓고 다른 용도로 쓰는 공장은 확인된 것만 5곳.  저렴하게 공장 터를 사들여 임대를 목적으로 산단에 입주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산단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옆집에서 뭘 하나 궁금한데 보면 제조업은 하나도 없었어요. 공장 가동률이 없었어요. 아예."] 이에 대해 한 업체는 일감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임대를 내줬다고 해명했지만, 나머지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제조업 공장을 한곳에 모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산업단지가 본래 취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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