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중간고사’…양심에 맡겼지만 부정행위 잇따라

입력 2020.06.03 (13:27) 수정 2020.06.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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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한 대학가에선 종강을 앞두고 어떻게 성적을 산출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면 시험을 치르기엔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하기엔 부정행위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간고사를 온라인으로 치른 일부 대학에선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에선 전공 필수과목 단원평가를 학생들끼리 SNS 대화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하거나 2~3명씩 모여서 함께 시험을 봤습니다. 대범해진 학생들은 중간고사도 같은 방식으로 치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의 제보로 학교 측이 조사를 벌인 결과, 1·2학년 학생 109명 중 91명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측은 이들을 전원 0점 처리하고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초 학교 측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1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중간고사도 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교수의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과목은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이 실습실에 모여 함께 시험을 치렀다는 제보가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학교 측은 부정행위 정황을 파악해 이들의 시험을 무효 처리했습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고 정황상 그런 것"이라면서 "온라인 시험인데 함께 모여서 시험을 치른 것 자체가 정당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무효 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세대에서도 한 교양과목 온라인 쪽지 시험을 보면서 학생들끼리 정답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고, 한양대에서는 온라인 시험을 대신 봐주겠다는 글이 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1학기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보기로 결정한 고려대학교 공지글1학기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보기로 결정한 고려대학교 공지글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고려대학교는 '대면 시험'을 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측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엄격한 시험관리가 가능한 경우에만 온라인 시험을 허용했습니다.

경희대도 부정행위 차단을 위해 기말고사를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학생들은 건강과 안전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전국적으로 분포해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모이면서 교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기말고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제한적으로 대면 시험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균관대는 온라인 시험을 진행하면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단답형 대신 서술형 문제를 출제해 부정행위 가능성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초유의 온라인 개강에 이어, 비대면 강의까지 진행하고 있는 각 대학에선 성적 처리를 위해선 최소한 기말고사는 대면 시험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간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치른 가천대학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무작정 대면 시험을 치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부정행위 차단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각 대학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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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택트 ‘중간고사’…양심에 맡겼지만 부정행위 잇따라
    • 입력 2020-06-03 13:27:52
    • 수정2020-06-03 13:28:48
    취재K
코로나19 여파로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한 대학가에선 종강을 앞두고 어떻게 성적을 산출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면 시험을 치르기엔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하기엔 부정행위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간고사를 온라인으로 치른 일부 대학에선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에선 전공 필수과목 단원평가를 학생들끼리 SNS 대화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하거나 2~3명씩 모여서 함께 시험을 봤습니다. 대범해진 학생들은 중간고사도 같은 방식으로 치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의 제보로 학교 측이 조사를 벌인 결과, 1·2학년 학생 109명 중 91명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측은 이들을 전원 0점 처리하고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초 학교 측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1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중간고사도 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교수의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과목은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이 실습실에 모여 함께 시험을 치렀다는 제보가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학교 측은 부정행위 정황을 파악해 이들의 시험을 무효 처리했습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고 정황상 그런 것"이라면서 "온라인 시험인데 함께 모여서 시험을 치른 것 자체가 정당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무효 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세대에서도 한 교양과목 온라인 쪽지 시험을 보면서 학생들끼리 정답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고, 한양대에서는 온라인 시험을 대신 봐주겠다는 글이 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1학기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보기로 결정한 고려대학교 공지글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고려대학교는 '대면 시험'을 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측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엄격한 시험관리가 가능한 경우에만 온라인 시험을 허용했습니다.

경희대도 부정행위 차단을 위해 기말고사를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학생들은 건강과 안전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전국적으로 분포해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모이면서 교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기말고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제한적으로 대면 시험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균관대는 온라인 시험을 진행하면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단답형 대신 서술형 문제를 출제해 부정행위 가능성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초유의 온라인 개강에 이어, 비대면 강의까지 진행하고 있는 각 대학에선 성적 처리를 위해선 최소한 기말고사는 대면 시험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간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치른 가천대학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무작정 대면 시험을 치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부정행위 차단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각 대학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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