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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학교를 사수하려면 학원을 차단하라?”
입력 2020.06.03 (16:35) 취재K
“학교를 사수하려면 학원을 차단하라?”
"등교를 환영합니다"

3차 등교까지 이뤄진 오늘(3일), 학교 건물이나 정문에 걸린 현수막은 하나같이 아이들이 보고 싶었고 '등교를 환영한다'는 문구였습니다. 세상에, '개학'을 환영하는 게 아니라 학교 오는 것 자체를 환영하는 시절이군요.

1/3만 등교하라는 방침에 일주일에 단 한 번, 몇 시간만 학교에 가는 학년도 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 원격 수업을 전환한 학교는 519개 학교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800개가 넘는 학교가 문을 못 열었던 것에 비하면 꽤 줄어든 수치네요.

유 부총리는 "등교 수업 이후 학교 밖 감염 원인으로 학생 8명 등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밀접 접촉자는 모두 음성이었고, 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등교 수업일을 선제적으로 조정했다"고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학원을 통한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엄중하게 여기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사수를 위해선 학원을 차단?

"여러분들, 너무 친하다고 가까이 있지 말고 떨어져서 있고요, 마스크 괜찮아요? 안 답답해요? 솔직히 말해봐요, 마스크 벗고 싶을 때 있지 않아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어제(2일) 서울 대치동의 한 대형학원을 찾아, 학원 방역 상황을 특별 점검하면서 한 학생에게 건넨 말입니다.

학생들은 학원에 들어갈 때 체온을 재고 매일 새로운 문진표를 작성함과 동시에, 비닐장갑을 껴야 합니다. 또 친구들끼리 몰리면 안 되니까 엘리베이터도 이용하지 못하고 계단을 통해 강의실로 갑니다. 그리고는 한 번 건물에 들어오면 거의 못 나갑니다. 외부인 접촉을 막기 위해서죠.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긴 시간 동안 계속 마스크를 써서 갑갑할 텐데, 나가지도 못하고 친구들이랑 편히 말도 못하고 마음은 더 답답할 겁니다. 학원이 그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등교 이후 어제까지 학생 5만 2천여 명과 교직원 5천1백여 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됐는데요. 이 중 학생 5명과 교직원 3명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교내에서 확진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확진된 거죠.

그런데 학원을 통한 감염 사례는 10배 가까이 많습니다. 지난 2월부터 학생과 강사 등 모두 7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원에서는 방역수칙 준수에 더 신경을 쓰는 겁니다. 또 3차 등교까지 진행됐고, 다음 주 월요일이면 전 학년에 대한 등교가 완료되는 상황에서 학원에서 학교로 감염 전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죠.

"'읍소'할 뿐 뾰족한 제재 수단 없어"

교육당국은 오늘 학원에 대한 강화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기대(?)했지만 사실 좀 아쉬운 내용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방역수칙을 어긴 학원에 대해서 교육당국이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교육당국은 지난 2월부터 학원 방역 실태에 대한 합동·특별 점검을 진행했고, 전국 12만 8천여 곳의 학원과 교습소를 점검했는데요. 이 중 1만 곳이 넘는 학원이나 교습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점검을 하고 적발을 했음에도 교육당국이 가지고 있는 법적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 등 지자체장은 업장 폐쇄나 집합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감염병 예방법에는 교육부 장관이나 시도교육감이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거든요. 이에 교육부는 학원법 개정을 통해 학원 운영자나 이용자 방역수칙 준수 의무 규정과 이를 위반한 경우 제재조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오늘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6월 14일까지 학원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국민 이용 자제를 부탁했는데요.
다시 말해, 14일까지만이라도 학원에 보내지 말아 달라고 학부모에게 요청한 겁니다.

전 질병관리본부장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국은 각 학원에서 스스로 방역 수칙을 지켜줄 수밖에 없는데요, 그걸 못 지킨다고 하면 각 학원에 '감염병 관리자'를 지정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관리자가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그 관리자에 대한 감독은 지자체나 관할 보건소 위생과 또는 보건 관련 과에서 실무자를 지정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등교 일수가 부족하다 보니 모자란 학습을 보충하러 학원은 가야겠고, 학원에 가자니 감염 우려가 큰 진퇴양난 상황입니다. 교육당국이 방역 수칙을 어긴 학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이미 시작된 등교수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학원업 관계자나 학부모, 학생 모두 스스로 방역 전문가이자 주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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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학교를 사수하려면 학원을 차단하라?”
    • 입력 2020.06.03 (16:35)
    취재K
“학교를 사수하려면 학원을 차단하라?”
"등교를 환영합니다"

3차 등교까지 이뤄진 오늘(3일), 학교 건물이나 정문에 걸린 현수막은 하나같이 아이들이 보고 싶었고 '등교를 환영한다'는 문구였습니다. 세상에, '개학'을 환영하는 게 아니라 학교 오는 것 자체를 환영하는 시절이군요.

1/3만 등교하라는 방침에 일주일에 단 한 번, 몇 시간만 학교에 가는 학년도 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 원격 수업을 전환한 학교는 519개 학교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800개가 넘는 학교가 문을 못 열었던 것에 비하면 꽤 줄어든 수치네요.

유 부총리는 "등교 수업 이후 학교 밖 감염 원인으로 학생 8명 등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밀접 접촉자는 모두 음성이었고, 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등교 수업일을 선제적으로 조정했다"고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학원을 통한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엄중하게 여기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사수를 위해선 학원을 차단?

"여러분들, 너무 친하다고 가까이 있지 말고 떨어져서 있고요, 마스크 괜찮아요? 안 답답해요? 솔직히 말해봐요, 마스크 벗고 싶을 때 있지 않아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어제(2일) 서울 대치동의 한 대형학원을 찾아, 학원 방역 상황을 특별 점검하면서 한 학생에게 건넨 말입니다.

학생들은 학원에 들어갈 때 체온을 재고 매일 새로운 문진표를 작성함과 동시에, 비닐장갑을 껴야 합니다. 또 친구들끼리 몰리면 안 되니까 엘리베이터도 이용하지 못하고 계단을 통해 강의실로 갑니다. 그리고는 한 번 건물에 들어오면 거의 못 나갑니다. 외부인 접촉을 막기 위해서죠.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긴 시간 동안 계속 마스크를 써서 갑갑할 텐데, 나가지도 못하고 친구들이랑 편히 말도 못하고 마음은 더 답답할 겁니다. 학원이 그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등교 이후 어제까지 학생 5만 2천여 명과 교직원 5천1백여 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됐는데요. 이 중 학생 5명과 교직원 3명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교내에서 확진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확진된 거죠.

그런데 학원을 통한 감염 사례는 10배 가까이 많습니다. 지난 2월부터 학생과 강사 등 모두 7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원에서는 방역수칙 준수에 더 신경을 쓰는 겁니다. 또 3차 등교까지 진행됐고, 다음 주 월요일이면 전 학년에 대한 등교가 완료되는 상황에서 학원에서 학교로 감염 전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죠.

"'읍소'할 뿐 뾰족한 제재 수단 없어"

교육당국은 오늘 학원에 대한 강화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기대(?)했지만 사실 좀 아쉬운 내용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방역수칙을 어긴 학원에 대해서 교육당국이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교육당국은 지난 2월부터 학원 방역 실태에 대한 합동·특별 점검을 진행했고, 전국 12만 8천여 곳의 학원과 교습소를 점검했는데요. 이 중 1만 곳이 넘는 학원이나 교습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점검을 하고 적발을 했음에도 교육당국이 가지고 있는 법적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 등 지자체장은 업장 폐쇄나 집합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감염병 예방법에는 교육부 장관이나 시도교육감이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거든요. 이에 교육부는 학원법 개정을 통해 학원 운영자나 이용자 방역수칙 준수 의무 규정과 이를 위반한 경우 제재조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오늘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6월 14일까지 학원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국민 이용 자제를 부탁했는데요.
다시 말해, 14일까지만이라도 학원에 보내지 말아 달라고 학부모에게 요청한 겁니다.

전 질병관리본부장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국은 각 학원에서 스스로 방역 수칙을 지켜줄 수밖에 없는데요, 그걸 못 지킨다고 하면 각 학원에 '감염병 관리자'를 지정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관리자가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그 관리자에 대한 감독은 지자체나 관할 보건소 위생과 또는 보건 관련 과에서 실무자를 지정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등교 일수가 부족하다 보니 모자란 학습을 보충하러 학원은 가야겠고, 학원에 가자니 감염 우려가 큰 진퇴양난 상황입니다. 교육당국이 방역 수칙을 어긴 학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이미 시작된 등교수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학원업 관계자나 학부모, 학생 모두 스스로 방역 전문가이자 주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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