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재순 씨, 위험 속 근무가 ‘일상’…“사회적 타살”

입력 2020.06.04 (22:09) 수정 2020.06.04 (22: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22일 광주 하남산단에서 파쇄기 작업을 하다 숨진 26살 故 김재순 씨는 평소에도 위험 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온 시민대책위원회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재순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 발생 이틀 전, 작업장 내부 CCTV에 찍힌 故 김재순 씨의 모습입니다.

김재순 씨 혼자 파쇄기의 제어판을 열어 컨베이어를 펼칩니다.

파쇄기 위에 올라가 분쇄구에 폐자재들을 모으기까지 하는데, 이 때도 역시 혼자였습니다.

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가 작업장 내 3일 치 CCTV를 확보해 파악한 장면들입니다.

지적장애를 지닌 김재순 씨가 위험한 파쇄 업무를 '2인 1조' 작업 원칙과 달리 홀로 담당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권오산/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 : "날마다 고인이 수지파쇄기 제어판의 버튼을 직접 조작해서 수지파쇄기를 가동했는데요. 사전 시험 가동 및 점검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회사 측이 선임인 사수가 없는 상태에서 김씨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하다 사고가 났다며 김재순씨의 과실을 주장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또 영상 분석을 통해 파쇄기의 '비상정지 리모컨'이 없었고, 잠겨 있어야 할 제어판 역시 개방된 상태였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2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아들을 잃은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김미숙 씨는 2년 전 아들 김용균의 죽음과 김재순의 죽음이 다르지 않다며 산업 재해를 막기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사고 책임자들, 직접 책임자들, 아니면 그 원청들. 이런 사람들도 안전을 방치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되고."]

대책위는 자체 진상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공동조사와 함께 동종업계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故 김재순 씨, 위험 속 근무가 ‘일상’…“사회적 타살”
    • 입력 2020-06-04 22:09:58
    • 수정2020-06-04 22:46:41
    뉴스9(광주)
[앵커] 지난달 22일 광주 하남산단에서 파쇄기 작업을 하다 숨진 26살 故 김재순 씨는 평소에도 위험 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온 시민대책위원회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재순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 발생 이틀 전, 작업장 내부 CCTV에 찍힌 故 김재순 씨의 모습입니다. 김재순 씨 혼자 파쇄기의 제어판을 열어 컨베이어를 펼칩니다. 파쇄기 위에 올라가 분쇄구에 폐자재들을 모으기까지 하는데, 이 때도 역시 혼자였습니다. 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가 작업장 내 3일 치 CCTV를 확보해 파악한 장면들입니다. 지적장애를 지닌 김재순 씨가 위험한 파쇄 업무를 '2인 1조' 작업 원칙과 달리 홀로 담당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권오산/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 : "날마다 고인이 수지파쇄기 제어판의 버튼을 직접 조작해서 수지파쇄기를 가동했는데요. 사전 시험 가동 및 점검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회사 측이 선임인 사수가 없는 상태에서 김씨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하다 사고가 났다며 김재순씨의 과실을 주장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또 영상 분석을 통해 파쇄기의 '비상정지 리모컨'이 없었고, 잠겨 있어야 할 제어판 역시 개방된 상태였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2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아들을 잃은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김미숙 씨는 2년 전 아들 김용균의 죽음과 김재순의 죽음이 다르지 않다며 산업 재해를 막기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사고 책임자들, 직접 책임자들, 아니면 그 원청들. 이런 사람들도 안전을 방치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되고."] 대책위는 자체 진상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공동조사와 함께 동종업계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