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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청학련 누명’ 불법수사 당한 前 기독학생총연맹 총무에 국가배상 판결
입력 2020.06.05 (01:02) 사회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다는 누명을 쓰고 불법 수사를 당한 전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총무 이직형 씨와 그 가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9부(문주형 조은래 곽윤경 판사)는 이 씨와 이 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씨 등에게 8억여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이 씨는 1974년 4월 기독학생총연맹 사무국 총무로 일하던 중, 대구에서 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대통령긴급조치 1호 위반과 내란 선동,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유신 정권에 반대하는 민청학련 구성원과 만나, 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혁명 계획을 격려하고 그에 필요한 자금 지원 요청을 수락했다는 혐의 등이었습니다. 이 씨는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체포 이후 구금 374일 만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이 씨는 2017년 9월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형 확정 4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한 처벌 근거가 된 대통령긴급조치 1호는 헌법을 위반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란선동과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관들의 가혹 행위를 거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단했습니다.

무죄 판결을 받아낸 이 씨와 가족들은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14억여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국가가 이 씨 등에게 8억 여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범죄사실의 요지나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 연행, 구속됐고 가족들도 이같은 사실을 통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가 수사 과정에서 잠재우지 않기, 폭행 등의 가혹 행위를 당했고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수사기관이 민청학련 관련자들을 고문해 받아낸 허위 자백 등으로 기독학생총연맹의 반정부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로 왜곡·조작했고, 중앙정보부가 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씨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상당 기간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변호인 접견권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수사기관이 A 씨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되고, A 씨와 가족들이 입었을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나타난) 불법 행위의 반인권적, 조직적 특수성과 그 불법의 중대성 ▲이 씨에 대한 선고형과 복역기간, 석방 이후의 사정 ▲유사사건에서 인정된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 씨와 가족들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모두 8억여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같은 1심 재판부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1심 재판부가 이 씨의 지연손해금 계산을 일부 잘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 대해 국가만 항소했고 이 씨 측은 항소하지 않아,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상 항소한 측에 불이익하게 항소심 결론을 변경할 수 없다며 1심의 위자료 액수를 유지했습니다.
  • ‘민청학련 누명’ 불법수사 당한 前 기독학생총연맹 총무에 국가배상 판결
    • 입력 2020-06-05 01:02:22
    사회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다는 누명을 쓰고 불법 수사를 당한 전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총무 이직형 씨와 그 가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9부(문주형 조은래 곽윤경 판사)는 이 씨와 이 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씨 등에게 8억여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이 씨는 1974년 4월 기독학생총연맹 사무국 총무로 일하던 중, 대구에서 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대통령긴급조치 1호 위반과 내란 선동,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유신 정권에 반대하는 민청학련 구성원과 만나, 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혁명 계획을 격려하고 그에 필요한 자금 지원 요청을 수락했다는 혐의 등이었습니다. 이 씨는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체포 이후 구금 374일 만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이 씨는 2017년 9월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형 확정 4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한 처벌 근거가 된 대통령긴급조치 1호는 헌법을 위반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란선동과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관들의 가혹 행위를 거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단했습니다.

무죄 판결을 받아낸 이 씨와 가족들은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14억여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국가가 이 씨 등에게 8억 여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범죄사실의 요지나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 연행, 구속됐고 가족들도 이같은 사실을 통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가 수사 과정에서 잠재우지 않기, 폭행 등의 가혹 행위를 당했고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수사기관이 민청학련 관련자들을 고문해 받아낸 허위 자백 등으로 기독학생총연맹의 반정부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로 왜곡·조작했고, 중앙정보부가 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씨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상당 기간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변호인 접견권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수사기관이 A 씨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되고, A 씨와 가족들이 입었을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나타난) 불법 행위의 반인권적, 조직적 특수성과 그 불법의 중대성 ▲이 씨에 대한 선고형과 복역기간, 석방 이후의 사정 ▲유사사건에서 인정된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 씨와 가족들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모두 8억여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같은 1심 재판부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1심 재판부가 이 씨의 지연손해금 계산을 일부 잘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 대해 국가만 항소했고 이 씨 측은 항소하지 않아,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상 항소한 측에 불이익하게 항소심 결론을 변경할 수 없다며 1심의 위자료 액수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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