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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이 폭발적 에너지가 그리웠다면, 오라! 마스크 쓰고!
입력 2020.06.06 (15:43) 수정 2020.06.06 (22:18) 취재K
'무대에 굶주렸다'는 표현보다 더 적절한 말이 있을까요. 쇼케이스를 통해 언론에 공개된 뮤지컬 '렌트'는 코로나19로 공연이 연기되는 동안 무대가 그립고, 고프고, 사무친 배우들이 꾹꾹 눌러왔던 에너지를 폭발하듯, 마음껏 토해내는 자리였습니다.

객석에 앉은 기자들과 참석자들은 모두 사전에 열을 꼼꼼히 체크하고, 문진표를 쓰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단 한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는데요. 무대에서 뿜어나온 그 에너지로 모두 기분 좋게 '감염'된 듯한 느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렌트'…"모든 걸 던지겠다"

요절한 천재 극작가이자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1960~1996)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렌트'가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릅니다. 오페라 '라 보엠'을 뼈대로 한 작품인데, 그 배경을 20세기 뉴욕 이스트빌리지로 옮겼습니다. 이곳에 사는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그린 뮤지컬입니다. (6.13-8.23/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3개월 만에 작품을 하게 돼 너무 설레고 떨린다. 모든 걸 던지겠다."고 소감을 밝힌 배우 장지후 씨는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렌트는 사랑의 방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어요. 로저는 희망이 필요하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인내가 필요하고, 어떤 사람들은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죽어가면서도 사랑을 해요.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관객 여러분들도." (장지후/'로저' 역)


공연을 위해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와 코로나19 검사, 2주 간 자가격리까지 마친 뒤 연습에 합류한 연출가 '앤디 세뇨르 주니어'도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뮤지컬이 상연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일종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 뮤지컬이 이곳에서 상연될 수 있다는 걸 조나단도 기뻐할 겁니다." (앤디 세뇨르 주니어/연출)


■ 80년 탄광촌 이야기 '아빠 얼굴 예쁘네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도 이 '폭발적 에너지'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는 수차례 연기된 끝에 16일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대학로 학전 블루/6.16-6.28)

학전 김민기 대표가 젊은 시절 탄광 마을에서 살았던 경험과 마을 아이들 일기를 바탕으로 직접 작사, 작곡, 연출을 맡은 작품인데요. 배우 4명이 걷고, 뛰고, 노래하면서 작은 무대를 꽉 채웠습니다.


조승우, 장현석, 김윤석 등 걸출한 배우들을 키워낸 극단 '학전'의 무대는 보통 관객들이 배우들 땀방울까지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앞자리 석줄을 통째로 비워 배우와 관객들의 거리를 벌렸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죠.

또 관객들 자리도 '거리 두기'로 한자리씩 띄워 앉게 하다보니, 최대 194석이던 자리가 이제 60석으로 줄었습니다.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관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니, 수익은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럼에도 배우들은 오늘도 연습을 멈추지 않고 관객들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자기 자리에서 굉장히 최선을 다하고 계시잖아요. 이게 저의 일이고 그래서 저도 저의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내는 게 당연한 것이고요…. 예술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많이 위로도 받고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안소연/ '연이' 역)

"매일 공연하는 것처럼 연습하고 준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국립발레단원들의 연습실입니다. 원래 10일에 '지젤' 공연을 시작하려 했는데, 코로나19 산발적 확산 때문에 막판에 결국 취소됐습니다. 이날을 위해 연습에 또 연습을 해온 단원들 심정이 어땠을까요.


"저희가 계속 여태까지 공연을 못 올리다가 올리게 되어서 굉장히 설렜고 그 무대가 많이 기다려졌는데 다시 취소가 되었다는, 잠정 연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섭섭하고 좀 허무했습니다." (신승원/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그러나 공연이 미뤄졌다고, 하루라도 연습을 멈출 순 없습니다. 딱 하루 눈물을 쏟았지만 단원들은 다시 자신과의 싸움에 나섰습니다. 곧 만날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섭니다.


"저희는 매일매일 공연을 하는 것처럼, 당장 공연이 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안 힘들면 좀 이상해요, 오히려. 내가 오늘 게을렀나,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다시."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지젤' 무대는 7월에 안성맞춤아트홀(경기도 안성시)에서 먼저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와의 지난한 싸움을 하며 지쳐있는 분들, 또 예술가들의 이 폭발적 에너지가 무척이나 그리웠던 분들, 공연장으로 향하시는 건 어떨까요? 단, 마스크 꼭 끼고요. 우리가 이 시대를 함께 헤쳐가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방법은, 마스크 끼고 공연장에 가서 안전하게 관람한 뒤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는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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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 이 폭발적 에너지가 그리웠다면, 오라! 마스크 쓰고!
    • 입력 2020-06-06 15:43:41
    • 수정2020-06-06 22:18:49
    취재K
'무대에 굶주렸다'는 표현보다 더 적절한 말이 있을까요. 쇼케이스를 통해 언론에 공개된 뮤지컬 '렌트'는 코로나19로 공연이 연기되는 동안 무대가 그립고, 고프고, 사무친 배우들이 꾹꾹 눌러왔던 에너지를 폭발하듯, 마음껏 토해내는 자리였습니다.

객석에 앉은 기자들과 참석자들은 모두 사전에 열을 꼼꼼히 체크하고, 문진표를 쓰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단 한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는데요. 무대에서 뿜어나온 그 에너지로 모두 기분 좋게 '감염'된 듯한 느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렌트'…"모든 걸 던지겠다"

요절한 천재 극작가이자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1960~1996)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렌트'가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릅니다. 오페라 '라 보엠'을 뼈대로 한 작품인데, 그 배경을 20세기 뉴욕 이스트빌리지로 옮겼습니다. 이곳에 사는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그린 뮤지컬입니다. (6.13-8.23/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3개월 만에 작품을 하게 돼 너무 설레고 떨린다. 모든 걸 던지겠다."고 소감을 밝힌 배우 장지후 씨는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렌트는 사랑의 방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어요. 로저는 희망이 필요하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인내가 필요하고, 어떤 사람들은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죽어가면서도 사랑을 해요.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관객 여러분들도." (장지후/'로저' 역)


공연을 위해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와 코로나19 검사, 2주 간 자가격리까지 마친 뒤 연습에 합류한 연출가 '앤디 세뇨르 주니어'도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뮤지컬이 상연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일종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 뮤지컬이 이곳에서 상연될 수 있다는 걸 조나단도 기뻐할 겁니다." (앤디 세뇨르 주니어/연출)


■ 80년 탄광촌 이야기 '아빠 얼굴 예쁘네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도 이 '폭발적 에너지'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노래극 '아빠 얼굴 예쁘네요'는 수차례 연기된 끝에 16일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대학로 학전 블루/6.16-6.28)

학전 김민기 대표가 젊은 시절 탄광 마을에서 살았던 경험과 마을 아이들 일기를 바탕으로 직접 작사, 작곡, 연출을 맡은 작품인데요. 배우 4명이 걷고, 뛰고, 노래하면서 작은 무대를 꽉 채웠습니다.


조승우, 장현석, 김윤석 등 걸출한 배우들을 키워낸 극단 '학전'의 무대는 보통 관객들이 배우들 땀방울까지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앞자리 석줄을 통째로 비워 배우와 관객들의 거리를 벌렸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죠.

또 관객들 자리도 '거리 두기'로 한자리씩 띄워 앉게 하다보니, 최대 194석이던 자리가 이제 60석으로 줄었습니다.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관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니, 수익은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럼에도 배우들은 오늘도 연습을 멈추지 않고 관객들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자기 자리에서 굉장히 최선을 다하고 계시잖아요. 이게 저의 일이고 그래서 저도 저의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내는 게 당연한 것이고요…. 예술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많이 위로도 받고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안소연/ '연이' 역)

"매일 공연하는 것처럼 연습하고 준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국립발레단원들의 연습실입니다. 원래 10일에 '지젤' 공연을 시작하려 했는데, 코로나19 산발적 확산 때문에 막판에 결국 취소됐습니다. 이날을 위해 연습에 또 연습을 해온 단원들 심정이 어땠을까요.


"저희가 계속 여태까지 공연을 못 올리다가 올리게 되어서 굉장히 설렜고 그 무대가 많이 기다려졌는데 다시 취소가 되었다는, 잠정 연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섭섭하고 좀 허무했습니다." (신승원/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그러나 공연이 미뤄졌다고, 하루라도 연습을 멈출 순 없습니다. 딱 하루 눈물을 쏟았지만 단원들은 다시 자신과의 싸움에 나섰습니다. 곧 만날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섭니다.


"저희는 매일매일 공연을 하는 것처럼, 당장 공연이 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안 힘들면 좀 이상해요, 오히려. 내가 오늘 게을렀나,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다시."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지젤' 무대는 7월에 안성맞춤아트홀(경기도 안성시)에서 먼저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와의 지난한 싸움을 하며 지쳐있는 분들, 또 예술가들의 이 폭발적 에너지가 무척이나 그리웠던 분들, 공연장으로 향하시는 건 어떨까요? 단, 마스크 꼭 끼고요. 우리가 이 시대를 함께 헤쳐가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방법은, 마스크 끼고 공연장에 가서 안전하게 관람한 뒤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는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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