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증시는 경제가 아니다”

입력 2020.06.08 (07:46) 수정 2020.06.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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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경제라는 자전거, 실물과 금융, 즉, 돈이라는 앞 뒤 바퀴로 굴러가죠? 금융, 즉, 돈바퀴를 대표하는 게 증시인데 실물바퀴가 잘 굴러가야 따라서 잘 굴러갑니다. "증시는 실물경제의 그림자"라는 말이 나온 이유죠? 그런데 요즘 증시보면, 좀 갸우뚱해집니다.

우리 증시는 코스피 기준으로 6 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일 저점이후 무려 50%나 올랐습니다. 특히, 개인은 8조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생산은 11년여만의 최대 감소, 경상수지 적자는, 9년여만의 최대 등 실물경제 바퀴는 부실합니다. 이 같은 실물과 증시의 괴리는 '돈풀기' 정책이 시장 심리에 작용해 시중의 유동성, 즉, 돈이 '증시 바퀴'로 대거 주입되는, 이른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재정 총동원'같은 정부의 강한 메시지는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정부는 계속 돈을 풀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증권 거래 실탄격인 고객예탁금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무려 45조원. 불과 5개월 만에 15조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증권 사려고 낸 빚은 11조 원 이상, 석 달이 안 돼 약 5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이처럼 실물과 괴리된 증시 횡보는 세계 증시에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이를 두고 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증시는 경제가 아니다"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시장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증시 특성상 실물경제와 무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돈은 많이 풀렸는데 딱히 갈 곳이 없는 현상황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얘기가 달라집니다. 실물경제 회복이 없다면 냉혹한 조정장은 언제든 갑자기 올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증시는 경제의 그림자"일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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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6-08 07: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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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경제라는 자전거, 실물과 금융, 즉, 돈이라는 앞 뒤 바퀴로 굴러가죠? 금융, 즉, 돈바퀴를 대표하는 게 증시인데 실물바퀴가 잘 굴러가야 따라서 잘 굴러갑니다. "증시는 실물경제의 그림자"라는 말이 나온 이유죠? 그런데 요즘 증시보면, 좀 갸우뚱해집니다.

우리 증시는 코스피 기준으로 6 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일 저점이후 무려 50%나 올랐습니다. 특히, 개인은 8조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생산은 11년여만의 최대 감소, 경상수지 적자는, 9년여만의 최대 등 실물경제 바퀴는 부실합니다. 이 같은 실물과 증시의 괴리는 '돈풀기' 정책이 시장 심리에 작용해 시중의 유동성, 즉, 돈이 '증시 바퀴'로 대거 주입되는, 이른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재정 총동원'같은 정부의 강한 메시지는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정부는 계속 돈을 풀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증권 거래 실탄격인 고객예탁금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무려 45조원. 불과 5개월 만에 15조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증권 사려고 낸 빚은 11조 원 이상, 석 달이 안 돼 약 5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이처럼 실물과 괴리된 증시 횡보는 세계 증시에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이를 두고 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증시는 경제가 아니다"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시장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증시 특성상 실물경제와 무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돈은 많이 풀렸는데 딱히 갈 곳이 없는 현상황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얘기가 달라집니다. 실물경제 회복이 없다면 냉혹한 조정장은 언제든 갑자기 올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증시는 경제의 그림자"일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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