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경찰서에 “나 검사인데”…보이스 피싱범 검거

입력 2020.06.10 (06:25) 수정 2020.06.1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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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강원도에서는 검사를 사칭해 수천만 원의 돈을 가로채려던 전화사기, 보이스 피싱 조직의 외국인 수금책이 붙잡혔는데요.

이 조직이 사기를 치려고 전화를 건 곳이 하필 경찰서였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화 속 남성은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합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 "강○○ 검사입니다. 잘 들리시죠? 거래하시는 은행으로부터 정보가 새는 거예요. 현재."]

뒤이어, 피해를 막기 위해 은행 예금을 빼내오라고 요구합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 "통장에 보호받을 금액이 5천(만 원) 정도 있으시잖아요. 보호받을 금액을 선생님께서 출금을 하셔야 돼요. 그래야 보호 조치를 받게 되신단 얘기죠."]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이형재 경감.

전화사기,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한 이 경감은 동료들과 직접 범인을 잡기로 결심하고, 순순히 따르는 척 연기를 합니다.

[이형재/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제가 조금 있다가 가서 돈을 하여튼 찾아가지고. 돈부터 빼야 할 것 같아요."]

그러자, 전화 속 남성은 이 경감에게 강릉 도심의 도로에 차를 대고, 차 밑에 돈을 갖다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경감과 동료들은 가짜 돈봉투를 마련해 약속된 장소로 향했습니다.

경찰서 인근의 골목길입니다. 당시 이곳엔 경찰관 4명이 잠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가지러 온 20대 말레이시아인을 현장에서 붙잡았습니다.

전화를 받은지 두 시간만입니다.

[이형재/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경찰관이다. 검찰청이다. 뭐, 금융감독위원이다라고 했을 때. 일반인들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그냥 전화를 끊는 게 가장 좋습니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보이스 피싱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셉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집계된 것만 5천억여 원으로 1년 전보다 천억 원이 많았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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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필 경찰서에 “나 검사인데”…보이스 피싱범 검거
    • 입력 2020-06-10 06:22:25
    • 수정2020-06-10 0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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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강원도에서는 검사를 사칭해 수천만 원의 돈을 가로채려던 전화사기, 보이스 피싱 조직의 외국인 수금책이 붙잡혔는데요.

이 조직이 사기를 치려고 전화를 건 곳이 하필 경찰서였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화 속 남성은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합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 "강○○ 검사입니다. 잘 들리시죠? 거래하시는 은행으로부터 정보가 새는 거예요. 현재."]

뒤이어, 피해를 막기 위해 은행 예금을 빼내오라고 요구합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 "통장에 보호받을 금액이 5천(만 원) 정도 있으시잖아요. 보호받을 금액을 선생님께서 출금을 하셔야 돼요. 그래야 보호 조치를 받게 되신단 얘기죠."]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이형재 경감.

전화사기,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한 이 경감은 동료들과 직접 범인을 잡기로 결심하고, 순순히 따르는 척 연기를 합니다.

[이형재/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제가 조금 있다가 가서 돈을 하여튼 찾아가지고. 돈부터 빼야 할 것 같아요."]

그러자, 전화 속 남성은 이 경감에게 강릉 도심의 도로에 차를 대고, 차 밑에 돈을 갖다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경감과 동료들은 가짜 돈봉투를 마련해 약속된 장소로 향했습니다.

경찰서 인근의 골목길입니다. 당시 이곳엔 경찰관 4명이 잠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가지러 온 20대 말레이시아인을 현장에서 붙잡았습니다.

전화를 받은지 두 시간만입니다.

[이형재/강릉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경찰관이다. 검찰청이다. 뭐, 금융감독위원이다라고 했을 때. 일반인들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그냥 전화를 끊는 게 가장 좋습니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보이스 피싱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셉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집계된 것만 5천억여 원으로 1년 전보다 천억 원이 많았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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