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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부대 공군 20전투비행단, 첨단기술 ‘테스트베드’될까?
입력 2020.06.10 (07:00) 취재K
지금은 일상이 된 인터넷, 미국 국방부가 지난 1969년 개발한 컴퓨터 네트워크 아르파넷(ARPANET)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자동차나 항공기, 선박 등의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GPS 역시 미 국방부가 폭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국방과 안보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상용화되고 민간에 퍼지면서, 일종의 혁신을 가져온 셈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군이 추진하는 '지능형 스마트부대'구축 사업에 눈이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충청남도 서산시 공군 2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5G 기반 증강현실 지휘통제 플랫폼’ 시연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충청남도 서산시 공군 2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5G 기반 증강현실 지휘통제 플랫폼’ 시연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국방부의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부대관리 체계를 지휘관 중심으로 첨단화한다는 게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기본 개념입니다.

그 최일선은 충남 서산의 공군 20전투비행단입니다. 부대 내의 모든 장비와 시설, 인원 등의 현황은 물론, 항공작전과 경계감시, 기지방호 등의 작전상황이 지휘부(작전지휘소)에 실시간으로 들어옵니다. 부대 지휘관은 개별적인 상황을 일일이 보고받을 필요 없이 한 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대관리와 지휘통제가 그만큼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장병들의 건강관리는 물론, 전기·급수·유류 등 부대 내 기반시설의 관리 역시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른바 '스마트'하게 변신시킬 계획도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완료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종의 '스마트 시티'가 구축되는 겁니다.

■'스마트부대'는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

국방부의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군의 지능화, 첨단화, 고도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군에 적용했던 신기술이 민간으로 파급돼 이른바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방부와 함께 군의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을 협업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들을 실제로 적용해 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연구개발 사업인 스마트 디지털 관제탑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과기정통부가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이 사업의 핵심은 광학/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활주로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제탑에 전송해 감시할 수 있게 한 기술입니다. 야간이나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관제가 가능해지는데, 기술 검증이 끝나면 민간 공항으로도 확산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군과 민간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량 테스트 역시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무인자율주행 테스트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군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기술 검증이 가능해진 겁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이 이런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부대의 특징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여의도 4배 규모의 면적에 기반 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하나의 축소된 도시 형태를 띠고 있어 각종 기술을 시범 적용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지능형 스마트부대를 내년부터 확대 구축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부대 구축에 투입된 각종 첨단 기술들이 더 폭넓게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시장을 열어 기업들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민간 주도' 연구개발로 군-민간 윈윈해야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보입니다. 군에 특화된 기술 중심의 개발·실증에서 한 발 더 나가 민간 주도의 기술 개발과 적용이 더 활발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미래국방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군 수요 중심의 국방 R&D 체계와 국가 R&D 역량의 국방 활용이 저조해 혁신적 국방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에 필요한 기술 위주의 연구개발에 자원이 집중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된 연구개발 기술을 국방 분야에 활용하지 않다 보니, 혁신적인 기술이 잘 안 나온다는 문제 인식입니다.

특히 무기체계 개발만 보더라도 군의 필요에 따라 개발되는 것이 2017년 기준 70.2%로 이 중 60% 이상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의 창의적 혁신 기술이 국방 분야에 스며들 여지도, 군에서 검증된 기술이 민간으로 확산될 기회도 적어질 수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에는 24개 세부 과제에 범부처 예산 1천6백억 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군의 혁신을 넘어서 민과 군의 융합을 통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제2의 인터넷, 제2의 GPS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스마트부대 공군 20전투비행단, 첨단기술 ‘테스트베드’될까?
    • 입력 2020-06-10 07:00:10
    취재K
지금은 일상이 된 인터넷, 미국 국방부가 지난 1969년 개발한 컴퓨터 네트워크 아르파넷(ARPANET)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자동차나 항공기, 선박 등의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GPS 역시 미 국방부가 폭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국방과 안보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상용화되고 민간에 퍼지면서, 일종의 혁신을 가져온 셈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군이 추진하는 '지능형 스마트부대'구축 사업에 눈이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충청남도 서산시 공군 2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5G 기반 증강현실 지휘통제 플랫폼’ 시연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충청남도 서산시 공군 2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5G 기반 증강현실 지휘통제 플랫폼’ 시연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국방부의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부대관리 체계를 지휘관 중심으로 첨단화한다는 게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기본 개념입니다.

그 최일선은 충남 서산의 공군 20전투비행단입니다. 부대 내의 모든 장비와 시설, 인원 등의 현황은 물론, 항공작전과 경계감시, 기지방호 등의 작전상황이 지휘부(작전지휘소)에 실시간으로 들어옵니다. 부대 지휘관은 개별적인 상황을 일일이 보고받을 필요 없이 한 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대관리와 지휘통제가 그만큼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장병들의 건강관리는 물론, 전기·급수·유류 등 부대 내 기반시설의 관리 역시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른바 '스마트'하게 변신시킬 계획도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완료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종의 '스마트 시티'가 구축되는 겁니다.

■'스마트부대'는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

국방부의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군의 지능화, 첨단화, 고도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군에 적용했던 신기술이 민간으로 파급돼 이른바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방부와 함께 군의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을 협업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들을 실제로 적용해 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연구개발 사업인 스마트 디지털 관제탑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과기정통부가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이 사업의 핵심은 광학/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활주로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제탑에 전송해 감시할 수 있게 한 기술입니다. 야간이나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관제가 가능해지는데, 기술 검증이 끝나면 민간 공항으로도 확산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군과 민간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량 테스트 역시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무인자율주행 테스트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군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기술 검증이 가능해진 겁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이 이런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부대의 특징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여의도 4배 규모의 면적에 기반 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하나의 축소된 도시 형태를 띠고 있어 각종 기술을 시범 적용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지능형 스마트부대를 내년부터 확대 구축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부대 구축에 투입된 각종 첨단 기술들이 더 폭넓게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시장을 열어 기업들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민간 주도' 연구개발로 군-민간 윈윈해야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보입니다. 군에 특화된 기술 중심의 개발·실증에서 한 발 더 나가 민간 주도의 기술 개발과 적용이 더 활발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미래국방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군 수요 중심의 국방 R&D 체계와 국가 R&D 역량의 국방 활용이 저조해 혁신적 국방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에 필요한 기술 위주의 연구개발에 자원이 집중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된 연구개발 기술을 국방 분야에 활용하지 않다 보니, 혁신적인 기술이 잘 안 나온다는 문제 인식입니다.

특히 무기체계 개발만 보더라도 군의 필요에 따라 개발되는 것이 2017년 기준 70.2%로 이 중 60% 이상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의 창의적 혁신 기술이 국방 분야에 스며들 여지도, 군에서 검증된 기술이 민간으로 확산될 기회도 적어질 수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 사업에는 24개 세부 과제에 범부처 예산 1천6백억 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군의 혁신을 넘어서 민과 군의 융합을 통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제2의 인터넷, 제2의 GPS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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