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새 아파트 입주했는데 웬 혹파리떼?
입력 2020.06.11 (08:25) 수정 2020.06.12 (10:09)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기자]

분양받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일이죠.

그런데 새집에 이사해서 행복해야 할 시기에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습니다.

새집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혹파리 때문인데요.

특히 붙박이장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신축아파트입니다.

두 달 전 입주한 집인데 들어가 봤더니 마치 공사가 덜 끝난 것처럼 어수선합니다.

싱크대가 있던 자리는 휑하니 비어있고, 붙박이장이 있던 곳도 흔적만 남았는데요.

[입주민 A 씨/음성변조 : "나무로 된 장식장에서 곰팡이와 혹파리 알들이 발견되고 성충 사체들도 많이 있었고 주방도 상하부장 다 뜯어낸 상태고요. 냉장고장도 다 지금 현재 뜯어낸 상태예요."]

짐을 넣을 데가 없다 보니 살림살이는 곳곳에 쌓이는 상황.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입주민 A 씨/음성변조 : "바닥이라든지 침대 위라든지 사용하지 않는 곳에 (짐을) 몰아 놓고 넓은 집으로 이사 와서 방 한 칸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죠."]

혹파리에 시달린다는 또 다른 집입니다.

이 집 역시 4월부터 혹파리가 출몰하기 시작했는데요.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4월 초에 발견했고 발견하면서부터 수가 나날이 늘어요. 그냥. 매일매일 늘어나요. 계속 날아다니고 죽어 있고……."]

실제로 붙박이장 내부를 살펴보니 혹파리들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싱크대 아래엔 혹파리 사체들이 가득했는데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혹파리 때문에 식사조차 전쟁입니다.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밥을) 먹어야 하는데 먹다 보면 식탁에 막 내려와서 죽고. 음식 하는 데 막 들어가고 이러니까 그냥 생활이 다 힘들죠."]

혹파리 때문에 아예 입주를 미룬 집도 있습니다.

계획에 없던 월세까지 내야 할 상황. 하지만 혹파리가 사라질 기미는 없고 속만 새까맣게 탑니다.

[김장호/입주 예정자 : "청약이 당첨되어서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실제 지금 제가 전에 살고 있던 집이 팔려서 월세 50만 원으로 전환해서 50만 원 내고 (살고 있고요). 현재 이 집 대출금 100만 원 해서 150만 원씩 계속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가 있는 집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입주민 C 씨/음성변조 : "자녀들이 먹는 식기나 물컵에 들어가 있었는데 모르고 먹을까 봐……. 지금 새집을 제 첫 집으로 마련했는데 몇억짜리 벌레를 산 것 같아서 매일매일 진짜 지옥 같아요."]

[양영철/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사람의 호흡기나 이런 거로 흡입됐을 때 아토피 피부염이나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체 750세대 중 200여 세대가 혹파리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공사 측 대응은 미지근하다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지침이 없다, 내려온 게 없다, 아는 게 없다,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민원이 한 달 이상 계속되자 그제야 방역에 나선 시공사.

사태 파악과 준비 과정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는데요.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외부에서 이게 유입이 된 건지 아니면 어디 뭐 중간 침입 과정 중에서 생겨난 건지 그런 파악도 필요했고요. 코로나 때문에 약품 생산 일정도 좀 차질이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일정이 좀 늦어지게 된 것 같고요."]

문제는 방역을 했는데도 혹파리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입주민 D 씨/음성변조 : "(지난달 27일) 곰팡이 방역 3차 다 받았고 혹파리 방역도 2차씩 다 받았거든요. 그런데 받고 나서도 지금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방역은 정말 의미가 없다는 거죠."]

시공사 측은 조만간 추가 방역을 실시하고 원인을 찾겠다고 했지만 주민들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축 아파트가 혹파리의 습격을 받은 경우, 이번에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 똑같은 일이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났는데요.

그때도 이번처럼 붙박이장 가구 주변에서 혹파리들이 발생했습니다.

혹파리와 붙박이장,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양영철/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부식 물질에서 많이 서식하는 그런 혹파리 종류입니다. 그러니까 버섯 영양 배지라든가 아니면 썩은 목재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많이 나타나는 그런 혹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붙박이장용 가구는 나뭇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압착해 만든 파티클 보드를 쓰는데요.

신축 아파트의 경우, 시공 과정에서 혹파리 서식 환경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흥식/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 : "파티클 보드는 보통 인도네시아 아니면 말레이시아에서 가져오고요. 거기에서 일단 오염원이 있었을 거고요. 가을에 그 파티클 보드들이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면 (아파트 안) 콘크리트나 이런 게 덜 마른 상태니까 난방을 해요. 난방하는데 겨울로 가기 때문에 결로가 생겨요. 거기에 곰팡이가 생기죠."]

목재에 생긴 곰팡이 때문에 혹파리들이 생긴다는 설명인데요.

때문에, 겨울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들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실제로 앞서 소개된 광주 아파트와 2년 전 경기도 화성 아파트 모두 겨울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들이었는데요.

하지만 가구업계 측과 시공사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구 공장들이 산 밑이나 그런 곳에 보통 위치해 있어요. 출고하기 전에 이렇게 대기하는 기간이 좀 있습니다. 그 기간 사이에 주변에 있는 해충들이 (알을 낳아서) 유충이 생기지 않았을까……."]

[정오균/가구산업발전전문위원회 사무국장 : "가구를 설치할 당시에 현장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혹파리가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에 건설사의 현장 관리 문제로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주민들은 몇 년간 고생해 마련한 새집의 꿈이 이제는 악몽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혹파리 때문에 가정불화까지 생긴 집도 있었는데요.

주민들이 아늑한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새 아파트 입주했는데 웬 혹파리떼?
    • 입력 2020-06-11 08:32:44
    • 수정2020-06-12 10:09:05
    아침뉴스타임
[기자]

분양받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일이죠.

그런데 새집에 이사해서 행복해야 할 시기에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습니다.

새집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혹파리 때문인데요.

특히 붙박이장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신축아파트입니다.

두 달 전 입주한 집인데 들어가 봤더니 마치 공사가 덜 끝난 것처럼 어수선합니다.

싱크대가 있던 자리는 휑하니 비어있고, 붙박이장이 있던 곳도 흔적만 남았는데요.

[입주민 A 씨/음성변조 : "나무로 된 장식장에서 곰팡이와 혹파리 알들이 발견되고 성충 사체들도 많이 있었고 주방도 상하부장 다 뜯어낸 상태고요. 냉장고장도 다 지금 현재 뜯어낸 상태예요."]

짐을 넣을 데가 없다 보니 살림살이는 곳곳에 쌓이는 상황.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입주민 A 씨/음성변조 : "바닥이라든지 침대 위라든지 사용하지 않는 곳에 (짐을) 몰아 놓고 넓은 집으로 이사 와서 방 한 칸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죠."]

혹파리에 시달린다는 또 다른 집입니다.

이 집 역시 4월부터 혹파리가 출몰하기 시작했는데요.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4월 초에 발견했고 발견하면서부터 수가 나날이 늘어요. 그냥. 매일매일 늘어나요. 계속 날아다니고 죽어 있고……."]

실제로 붙박이장 내부를 살펴보니 혹파리들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싱크대 아래엔 혹파리 사체들이 가득했는데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혹파리 때문에 식사조차 전쟁입니다.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밥을) 먹어야 하는데 먹다 보면 식탁에 막 내려와서 죽고. 음식 하는 데 막 들어가고 이러니까 그냥 생활이 다 힘들죠."]

혹파리 때문에 아예 입주를 미룬 집도 있습니다.

계획에 없던 월세까지 내야 할 상황. 하지만 혹파리가 사라질 기미는 없고 속만 새까맣게 탑니다.

[김장호/입주 예정자 : "청약이 당첨되어서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실제 지금 제가 전에 살고 있던 집이 팔려서 월세 50만 원으로 전환해서 50만 원 내고 (살고 있고요). 현재 이 집 대출금 100만 원 해서 150만 원씩 계속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가 있는 집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입주민 C 씨/음성변조 : "자녀들이 먹는 식기나 물컵에 들어가 있었는데 모르고 먹을까 봐……. 지금 새집을 제 첫 집으로 마련했는데 몇억짜리 벌레를 산 것 같아서 매일매일 진짜 지옥 같아요."]

[양영철/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사람의 호흡기나 이런 거로 흡입됐을 때 아토피 피부염이나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체 750세대 중 200여 세대가 혹파리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공사 측 대응은 미지근하다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입주민 B 씨/음성변조 : "지침이 없다, 내려온 게 없다, 아는 게 없다,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민원이 한 달 이상 계속되자 그제야 방역에 나선 시공사.

사태 파악과 준비 과정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는데요.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외부에서 이게 유입이 된 건지 아니면 어디 뭐 중간 침입 과정 중에서 생겨난 건지 그런 파악도 필요했고요. 코로나 때문에 약품 생산 일정도 좀 차질이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일정이 좀 늦어지게 된 것 같고요."]

문제는 방역을 했는데도 혹파리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입주민 D 씨/음성변조 : "(지난달 27일) 곰팡이 방역 3차 다 받았고 혹파리 방역도 2차씩 다 받았거든요. 그런데 받고 나서도 지금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방역은 정말 의미가 없다는 거죠."]

시공사 측은 조만간 추가 방역을 실시하고 원인을 찾겠다고 했지만 주민들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축 아파트가 혹파리의 습격을 받은 경우, 이번에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 똑같은 일이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났는데요.

그때도 이번처럼 붙박이장 가구 주변에서 혹파리들이 발생했습니다.

혹파리와 붙박이장,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양영철/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부식 물질에서 많이 서식하는 그런 혹파리 종류입니다. 그러니까 버섯 영양 배지라든가 아니면 썩은 목재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많이 나타나는 그런 혹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붙박이장용 가구는 나뭇조각이나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압착해 만든 파티클 보드를 쓰는데요.

신축 아파트의 경우, 시공 과정에서 혹파리 서식 환경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흥식/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 : "파티클 보드는 보통 인도네시아 아니면 말레이시아에서 가져오고요. 거기에서 일단 오염원이 있었을 거고요. 가을에 그 파티클 보드들이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면 (아파트 안) 콘크리트나 이런 게 덜 마른 상태니까 난방을 해요. 난방하는데 겨울로 가기 때문에 결로가 생겨요. 거기에 곰팡이가 생기죠."]

목재에 생긴 곰팡이 때문에 혹파리들이 생긴다는 설명인데요.

때문에, 겨울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들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실제로 앞서 소개된 광주 아파트와 2년 전 경기도 화성 아파트 모두 겨울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들이었는데요.

하지만 가구업계 측과 시공사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구 공장들이 산 밑이나 그런 곳에 보통 위치해 있어요. 출고하기 전에 이렇게 대기하는 기간이 좀 있습니다. 그 기간 사이에 주변에 있는 해충들이 (알을 낳아서) 유충이 생기지 않았을까……."]

[정오균/가구산업발전전문위원회 사무국장 : "가구를 설치할 당시에 현장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혹파리가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에 건설사의 현장 관리 문제로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주민들은 몇 년간 고생해 마련한 새집의 꿈이 이제는 악몽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혹파리 때문에 가정불화까지 생긴 집도 있었는데요.

주민들이 아늑한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