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남편한테 맞다가 아들에게도”…재산 뺏는 경제적 학대도 늘어

입력 2020.06.15 (21:41) 수정 2020.06.1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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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은 4번째 맞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노인 학대 관련 신고는 35% 늘어났습니다.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가정'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또, 서울의 경우 피해 노인의 80% 정도가 여성인데, 가해자는 가족이 대부분이었는데 주로 아들과 배우자였습니다.

문제는 학대가 잠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건데요.

또, 욕설이나 폭언 같은 정서적 학대와 물리적인 신체적 학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으려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인보호기관을 찾아온 80대 할머니.

의처증이 있는 남편으로부터 1년 넘게 상습적인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치매에 걸려 망상에 빠진 남편의 학대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있지 않은 일들을 망상처럼 생각해서 여성 어르신이 시장을 다녀오시면 '외간 남자를만났지?'"]

남편의 가정 폭력에 평생 한이 맺힌 한 할머니는 지금은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자란 아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옛날에 남편한테 맞았는데 지금은 아들한테 맞는다. '예전엔 남편이 나를 이렇게 옥죄고 나를 종 부리듯 했는데, 지금 아들이 똑같이 그렇게 한다'."]

최근에는 노인연금 등 재산을 가로채거나 귀금속을 돌려주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늘고 있습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 학대 사례는 2018년 380여 건에서 지난해 420여 건으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노인학대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인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학대를 당해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인 학대를 해결하려면, 지역사회가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정숙/서울시 어르신돌봄팀장 :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으면서 지역 안에서 독립적으로 생활도 가능하고 그러면서 자주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고요."]

또 가정 내 인식 개선 교육이 강화되는 등 신고 중심에서 학대 예방 체계로 노인 학대 문제를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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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남편한테 맞다가 아들에게도”…재산 뺏는 경제적 학대도 늘어
    • 입력 2020-06-15 21:42:58
    • 수정2020-06-15 21:52:03
    뉴스 9
[앵커]

오늘(15일)은 4번째 맞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노인 학대 관련 신고는 35% 늘어났습니다.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가정'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또, 서울의 경우 피해 노인의 80% 정도가 여성인데, 가해자는 가족이 대부분이었는데 주로 아들과 배우자였습니다.

문제는 학대가 잠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건데요.

또, 욕설이나 폭언 같은 정서적 학대와 물리적인 신체적 학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으려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인보호기관을 찾아온 80대 할머니.

의처증이 있는 남편으로부터 1년 넘게 상습적인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치매에 걸려 망상에 빠진 남편의 학대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김민철/서울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있지 않은 일들을 망상처럼 생각해서 여성 어르신이 시장을 다녀오시면 '외간 남자를만났지?'"]

남편의 가정 폭력에 평생 한이 맺힌 한 할머니는 지금은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자란 아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옛날에 남편한테 맞았는데 지금은 아들한테 맞는다. '예전엔 남편이 나를 이렇게 옥죄고 나를 종 부리듯 했는데, 지금 아들이 똑같이 그렇게 한다'."]

최근에는 노인연금 등 재산을 가로채거나 귀금속을 돌려주지 않는 '경제적 학대'도 늘고 있습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 학대 사례는 2018년 380여 건에서 지난해 420여 건으로 11% 넘게 증가했습니다.

노인학대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인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학대를 당해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노인 학대를 해결하려면, 지역사회가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정숙/서울시 어르신돌봄팀장 :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으면서 지역 안에서 독립적으로 생활도 가능하고 그러면서 자주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고요."]

또 가정 내 인식 개선 교육이 강화되는 등 신고 중심에서 학대 예방 체계로 노인 학대 문제를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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