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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물이 필요해요” 수돗물 안 나오는 아파트
입력 2020.06.16 (08:24) 수정 2020.06.16 (10:01)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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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때 이른 폭염에 물 사용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집에 수도가 없다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지은 지 49년 됐다는 대전의 한 아파트 얘깁니다.

지을 때부터 상수도 설치가 안돼 지하수를 써왔는데 지하수 상태가 좋지 않아 먹기는 커녕 씻을 수조차 없다는데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대전역에서 차로 15분 거리. 대전 도심의 한 아파틉니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라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이 근방에서는 제일 먼저 지었을 거예요."]

겉모습은 튼튼해 보이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최규성/아파트 주민 : "수도 좀 놔주면 좋겠지. 수돗물만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아."]

[이기희/아파트 주민 : "수돗물인 줄 알고 이사 왔죠. 몸이 닦아도요, 매끈매끈하지도 않고 빨래를 해도 빛이 안 나요."]

49년 전 지어진 이 아파트. 수십 년째 수돗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이곳에 사는 48세대가 사용하는 물, 바로 지하수입니다.

아파트가 준공되던 71년 당시, 상수도 보급이 여의치 않아 수돗물 대신 지하수를 사용하도록 지어졌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그 당시엔) 상수도가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운 시절이니까 지하수만 나와도 물만 나와서 물만 안 떨어지면 되는 줄 알고 살았죠."]

이후에도 주민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다 보니 수십 년째 상수도 공사를 할 여유 없이 지하수를 사용하며 살아왔던 겁니다.

[한연자/아파트 주민 : "없으니까 이런 데 와서 살지. 처음에 여기 화장실도 없었어. 화장실도 다 들어와서 놨지. 돈이 있어야 (상수도를) 놓으려고 꿈도 꾸지, 돈이 없어서 꿈도 못 꾸지 뭐. 한두 푼도 아니고……."]

지하수가 보관된 이 물탱크,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낡아 보이는데요.

주민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여기에 소독약을 넣어 소독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지하수에 석회가 많이 포함돼 있다 보니 먹는 것은 물론 씻는 데도 사용하기 힘듭니다.

[이봉남/아파트 주민 : "여기가 하얘. 여기, 여기. 뭐 설거지하는 표(시)도 안 나. 내가 이 쇠 수세미로 아까 막 닦았어."]

[한연자/아파트 주민 : "이게 하얀 게 안 지워져. 닦아도. 다 그래. 이거 한 2~3일만 가면 여기가 시커멓게(돼서) 미끄러워. 미끌미끌하니 그래. 맨날 닦아야 해. 이것도 미끄러워서……."]

이 물로 목욕을 한 주민 중엔 피부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샤워하고 나서 간지러워서 긁어 상처 난 거예요, 이게. 두드러기, 가려움증, 습진 이걸(약을) 먹는다고요. 간지러운 건……."]

인근 약수터에서 물을 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주민 대부분이 칠팔십대 고령의 노인들인데, 약수터는 아파트에서 3km나 떨어져 있습니다.

차로 가도 10분 거립니다.

[조병희/아파트 주민 : "(걸어서) 1시간 반 걸렸어요.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다리도 아프고 그래요."]

2리터짜리 병 4개를 가득 채워도 이삼일 후엔 다시 와야 하는 상황이 힘들기만 합니다.

[조병희/아파트 주민 : "아이고, 힘들어. 물 떠다 먹기가 보통 일이 아니야."]

유난히 덥다는 올여름, 걱정이 앞서는데요.

[이성례/아파트 주민 : "끓여 먹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물 많이 먹어야 하고 그러니까 힘들지."]

그렇다고 매번 생수를 사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노인네들이 자식들한테 용돈 조금씩 받아 살고 (기초) 수급자 이런 양반들이거든. 조금씩 나오는 돈, 그 돈으로 물 사다 먹고 그러려니 힘들지, 힘들어."]

주민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깨끗한 수돗물입니다.

[이기희/아파트 주민 : "그냥 수돗물만 들어와도 펄떡펄떡 뛰겠어. 좋아서. 사는 동안에 물이 소중한 걸 이번에 알았어요. 여기서요."]

방법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상수도 연결 공사를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비용.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다 보니 세대당 57만 원이라는 비용조차 부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돈을 도저히 (못 내요.) 그래서 그것도 이제 포기한 거죠. 그거 내고 할 사람이 없어."]

게다가 집집마다 연결되는 배관까지 낡은 상황.

때문에 배관 교체 비용까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맑은 물을 물탱크까지 보내주더라도 물탱크 이후에 각각의 세대별로 그 물이 공급되잖아요. 배관이 지금 저희가 알기론 좀 많이 노후화되어서 그 부분들도 문제가 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 사유재산이다 보니까 그분들이 자비로 하셔야 하는 거고요."]

주민들은 더더욱 엄두 내기가 힘듭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누가 다 한번 견적을 내봤더니 1억 2천만 원이 들어간대요. 상수도 끌어서 집집마다 계량기 달아서 집에까지 들어가게끔 해주는 데 48가구로 해주는데 한 1억 2천만 원이 든다고 그럽디다."]

게다가 많은 주민들이 세입자다 보니 집주인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인데요.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사유재산이다 보니까 건물주께서 동의를 해주셔야 해요. (그래서) 신청 자체가 지금 안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현재는 지금 여기 자가 주택을 소유하신 분들도 있고 임대하신 분도 있기 때문에 아마도 전체적으로 이렇게 어떤 대표자 구성이 안 되고 있는 거로……."]

상수도 사업본부나 구청 등 관련 기관들은, 해당 주민들의 사정이 딱하다는 걸 알면서도 사유재산이다 보니 특별한 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9.2%.

국민 대부분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데요.

이곳 주민들이 그 당연한 권리를 누릴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요?
  • [뉴스 따라잡기] “물이 필요해요” 수돗물 안 나오는 아파트
    • 입력 2020-06-16 08:25:52
    • 수정2020-06-16 10:01:28
    아침뉴스타임
[앵커]

때 이른 폭염에 물 사용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집에 수도가 없다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지은 지 49년 됐다는 대전의 한 아파트 얘깁니다.

지을 때부터 상수도 설치가 안돼 지하수를 써왔는데 지하수 상태가 좋지 않아 먹기는 커녕 씻을 수조차 없다는데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주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대전역에서 차로 15분 거리. 대전 도심의 한 아파틉니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라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이 근방에서는 제일 먼저 지었을 거예요."]

겉모습은 튼튼해 보이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최규성/아파트 주민 : "수도 좀 놔주면 좋겠지. 수돗물만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아."]

[이기희/아파트 주민 : "수돗물인 줄 알고 이사 왔죠. 몸이 닦아도요, 매끈매끈하지도 않고 빨래를 해도 빛이 안 나요."]

49년 전 지어진 이 아파트. 수십 년째 수돗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이곳에 사는 48세대가 사용하는 물, 바로 지하수입니다.

아파트가 준공되던 71년 당시, 상수도 보급이 여의치 않아 수돗물 대신 지하수를 사용하도록 지어졌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그 당시엔) 상수도가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운 시절이니까 지하수만 나와도 물만 나와서 물만 안 떨어지면 되는 줄 알고 살았죠."]

이후에도 주민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다 보니 수십 년째 상수도 공사를 할 여유 없이 지하수를 사용하며 살아왔던 겁니다.

[한연자/아파트 주민 : "없으니까 이런 데 와서 살지. 처음에 여기 화장실도 없었어. 화장실도 다 들어와서 놨지. 돈이 있어야 (상수도를) 놓으려고 꿈도 꾸지, 돈이 없어서 꿈도 못 꾸지 뭐. 한두 푼도 아니고……."]

지하수가 보관된 이 물탱크,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낡아 보이는데요.

주민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여기에 소독약을 넣어 소독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지하수에 석회가 많이 포함돼 있다 보니 먹는 것은 물론 씻는 데도 사용하기 힘듭니다.

[이봉남/아파트 주민 : "여기가 하얘. 여기, 여기. 뭐 설거지하는 표(시)도 안 나. 내가 이 쇠 수세미로 아까 막 닦았어."]

[한연자/아파트 주민 : "이게 하얀 게 안 지워져. 닦아도. 다 그래. 이거 한 2~3일만 가면 여기가 시커멓게(돼서) 미끄러워. 미끌미끌하니 그래. 맨날 닦아야 해. 이것도 미끄러워서……."]

이 물로 목욕을 한 주민 중엔 피부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데요.

[이병천/아파트 주민 : "샤워하고 나서 간지러워서 긁어 상처 난 거예요, 이게. 두드러기, 가려움증, 습진 이걸(약을) 먹는다고요. 간지러운 건……."]

인근 약수터에서 물을 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주민 대부분이 칠팔십대 고령의 노인들인데, 약수터는 아파트에서 3km나 떨어져 있습니다.

차로 가도 10분 거립니다.

[조병희/아파트 주민 : "(걸어서) 1시간 반 걸렸어요.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다리도 아프고 그래요."]

2리터짜리 병 4개를 가득 채워도 이삼일 후엔 다시 와야 하는 상황이 힘들기만 합니다.

[조병희/아파트 주민 : "아이고, 힘들어. 물 떠다 먹기가 보통 일이 아니야."]

유난히 덥다는 올여름, 걱정이 앞서는데요.

[이성례/아파트 주민 : "끓여 먹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물 많이 먹어야 하고 그러니까 힘들지."]

그렇다고 매번 생수를 사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노인네들이 자식들한테 용돈 조금씩 받아 살고 (기초) 수급자 이런 양반들이거든. 조금씩 나오는 돈, 그 돈으로 물 사다 먹고 그러려니 힘들지, 힘들어."]

주민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깨끗한 수돗물입니다.

[이기희/아파트 주민 : "그냥 수돗물만 들어와도 펄떡펄떡 뛰겠어. 좋아서. 사는 동안에 물이 소중한 걸 이번에 알았어요. 여기서요."]

방법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상수도 연결 공사를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비용.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다 보니 세대당 57만 원이라는 비용조차 부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돈을 도저히 (못 내요.) 그래서 그것도 이제 포기한 거죠. 그거 내고 할 사람이 없어."]

게다가 집집마다 연결되는 배관까지 낡은 상황.

때문에 배관 교체 비용까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맑은 물을 물탱크까지 보내주더라도 물탱크 이후에 각각의 세대별로 그 물이 공급되잖아요. 배관이 지금 저희가 알기론 좀 많이 노후화되어서 그 부분들도 문제가 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 사유재산이다 보니까 그분들이 자비로 하셔야 하는 거고요."]

주민들은 더더욱 엄두 내기가 힘듭니다.

[이병천/아파트 주민 : "누가 다 한번 견적을 내봤더니 1억 2천만 원이 들어간대요. 상수도 끌어서 집집마다 계량기 달아서 집에까지 들어가게끔 해주는 데 48가구로 해주는데 한 1억 2천만 원이 든다고 그럽디다."]

게다가 많은 주민들이 세입자다 보니 집주인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인데요.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사유재산이다 보니까 건물주께서 동의를 해주셔야 해요. (그래서) 신청 자체가 지금 안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현재는 지금 여기 자가 주택을 소유하신 분들도 있고 임대하신 분도 있기 때문에 아마도 전체적으로 이렇게 어떤 대표자 구성이 안 되고 있는 거로……."]

상수도 사업본부나 구청 등 관련 기관들은, 해당 주민들의 사정이 딱하다는 걸 알면서도 사유재산이다 보니 특별한 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9.2%.

국민 대부분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데요.

이곳 주민들이 그 당연한 권리를 누릴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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