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지옥같은 상황 버텼는데…당혹·우려”

입력 2020.06.17 (07:12) 수정 2020.06.1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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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15 정상회담 20주년을 맞는 올해 정부는 남북교류의 재개를 희망했지만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초강수를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현 정부들어 부침을 거듭하던 남북 관계는 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는데요.

앞서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자, 우리 정부는 즉각적으로 새 법령을 추진하고, 탈북자 단체 두 곳을 수사 의뢰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하면서, 우리 정부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은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선 안 될 행위”라며 북한을 향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6.15 공동선언 20주년 다음 날 이런 행위를 벌인 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폭파가 판문점 선언 위반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합의서의 일방적인 파기인 만큼 북한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어제 오후 3시 40분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한 전기 공급도 중단했습니다.

북측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걱정은 더욱 커졌습니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될 날 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더 절망적인 상황이 됐다며 정부에는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했고, 북측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 직후, 개성공단기업협회에는 쉴 새 없이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 : "아직 지금 속보를 올리는 정도입니다. 의견보다는...."]

입주 기업들은 터질 게 터졌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이종덕/개성공단 입주 기업 : "북한은 한다고 공언한 것을 안해본 적이 없다…오늘 터졌네요."]

[박남서/개성공단 입주 기업 : "엄청난 충격인데...2년 전에 정비를 한 건물인데..."]

2016년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이후, 재가동의 날만 기다리며 겨우 버텨왔던 상황.

[박용만/개성공단 입주 기업 : "4년 5개월 쯤 됐죠? 지옥같은 생활들을 하고 있거든요. 근근히 지금 버텨가면서 언제 다시한번 기회가 올까…."]

[박남서/개성공단 입주 기업 : "대체 공장을 지어가지고 한 2년 됐어요…(하지만) 안정적인 생산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남북 합의사항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불신이 누적된 결과라며, 미리 막지 못한 남북 양측을 모두 성토했습니다.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 : "과연 미국이라든가 남측은 한게 뭐있냐 이런 불신들이 그동안 계속 누적돼 왔죠. 우리정부가 뭔가 움직이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될거 같습니다."]

[정기섭/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북한 당국도 너무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참으로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심어주는 것이다..."]

120여개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오늘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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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기업들 “지옥같은 상황 버텼는데…당혹·우려”
    • 입력 2020-06-17 07:17:07
    • 수정2020-06-17 08: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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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15 정상회담 20주년을 맞는 올해 정부는 남북교류의 재개를 희망했지만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초강수를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현 정부들어 부침을 거듭하던 남북 관계는 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는데요.

앞서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자, 우리 정부는 즉각적으로 새 법령을 추진하고, 탈북자 단체 두 곳을 수사 의뢰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하면서, 우리 정부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은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선 안 될 행위”라며 북한을 향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6.15 공동선언 20주년 다음 날 이런 행위를 벌인 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폭파가 판문점 선언 위반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합의서의 일방적인 파기인 만큼 북한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어제 오후 3시 40분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한 전기 공급도 중단했습니다.

북측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걱정은 더욱 커졌습니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될 날 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더 절망적인 상황이 됐다며 정부에는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했고, 북측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 직후, 개성공단기업협회에는 쉴 새 없이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 : "아직 지금 속보를 올리는 정도입니다. 의견보다는...."]

입주 기업들은 터질 게 터졌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이종덕/개성공단 입주 기업 : "북한은 한다고 공언한 것을 안해본 적이 없다…오늘 터졌네요."]

[박남서/개성공단 입주 기업 : "엄청난 충격인데...2년 전에 정비를 한 건물인데..."]

2016년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이후, 재가동의 날만 기다리며 겨우 버텨왔던 상황.

[박용만/개성공단 입주 기업 : "4년 5개월 쯤 됐죠? 지옥같은 생활들을 하고 있거든요. 근근히 지금 버텨가면서 언제 다시한번 기회가 올까…."]

[박남서/개성공단 입주 기업 : "대체 공장을 지어가지고 한 2년 됐어요…(하지만) 안정적인 생산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남북 합의사항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불신이 누적된 결과라며, 미리 막지 못한 남북 양측을 모두 성토했습니다.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 : "과연 미국이라든가 남측은 한게 뭐있냐 이런 불신들이 그동안 계속 누적돼 왔죠. 우리정부가 뭔가 움직이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될거 같습니다."]

[정기섭/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북한 당국도 너무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참으로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심어주는 것이다..."]

120여개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 기업협회는 오늘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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