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 6년째…해결 기미 없어

입력 2020.06.17 (07:24) 수정 2020.06.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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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이 고용승계 약속을 지키라며 6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울산시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중재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6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요.

이준석 기자가 청소 노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스티로폼에 비닐만 덮어 만든 작은 움막.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만 6년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16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다 학교에서 쫓겨난 청소노동자 8명이 그들입니다.

[김순자/前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 "그 당시에 5,210원 최저임금이었습니다. 6천 원 올려달라고 요구한 게 이 정도로 큰 요구였는지 이 정도로 탄압받아야 될 사안이었는지…."]

학교 측에 숱하게 요구하고 정치권에서도 나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6년이 흐른 겁니다.

6년 전 학교 본관에서 노동자 권리를 외쳐온 청소노동자들은 4번의 강제집행 끝에 학교 밖 거리로 내몰렸고, 지금은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그 긴 시간을 버텨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업무방해와 사유지 무단 점거 등을 이유로 1인당 8천여만 원의 벌금과 이행강제금마저 부과됐습니다.

6년 동안 노동자들이 요구한 건 딱 하나, 2007년 당시 대학총장이 '고용승계'를 직접 약속한 만큼 다시 학교에서 청소하게 해 달라는 겁니다.

대학의 결단 없이는 해결이 힘든 상황이지만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와 계약한 청소업체 소속이어서 협상대상이 아니라며 요지부동입니다.

[윤한섭/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열망, 이것들을 지역 사회가 받아 안지 않으면 정말 노동자의 도시 울산이 어떤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늙고 병든 몸을 이끌고 청소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움막의 자리를 지키는 것뿐.

[김순자/前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정의가 살아 있다면 이 사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고, 눈물을 머금고 이 자리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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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 6년째…해결 기미 없어
    • 입력 2020-06-17 07:24:08
    • 수정2020-06-17 15:50:49
    뉴스광장(울산)
[앵커]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이 고용승계 약속을 지키라며 6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울산시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중재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6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요. 이준석 기자가 청소 노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스티로폼에 비닐만 덮어 만든 작은 움막.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만 6년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16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다 학교에서 쫓겨난 청소노동자 8명이 그들입니다. [김순자/前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 "그 당시에 5,210원 최저임금이었습니다. 6천 원 올려달라고 요구한 게 이 정도로 큰 요구였는지 이 정도로 탄압받아야 될 사안이었는지…."] 학교 측에 숱하게 요구하고 정치권에서도 나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6년이 흐른 겁니다. 6년 전 학교 본관에서 노동자 권리를 외쳐온 청소노동자들은 4번의 강제집행 끝에 학교 밖 거리로 내몰렸고, 지금은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그 긴 시간을 버텨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업무방해와 사유지 무단 점거 등을 이유로 1인당 8천여만 원의 벌금과 이행강제금마저 부과됐습니다. 6년 동안 노동자들이 요구한 건 딱 하나, 2007년 당시 대학총장이 '고용승계'를 직접 약속한 만큼 다시 학교에서 청소하게 해 달라는 겁니다. 대학의 결단 없이는 해결이 힘든 상황이지만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와 계약한 청소업체 소속이어서 협상대상이 아니라며 요지부동입니다. [윤한섭/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열망, 이것들을 지역 사회가 받아 안지 않으면 정말 노동자의 도시 울산이 어떤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늙고 병든 몸을 이끌고 청소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건 움막의 자리를 지키는 것뿐. [김순자/前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정의가 살아 있다면 이 사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고, 눈물을 머금고 이 자리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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