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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北,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글로벌 돋보기] 미국, 이번엔 ‘단서’ 없는 한국 대북정책 전폭 지지…왜?
입력 2020.06.17 (11:15) 글로벌 돋보기
북한이 한 수를 뒀습니다. 미국이 바빠진 듯합니다. 태도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대북 기조에 미국은 사실상 발목을 잡는 형국을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면, 철도 연결 등 남북 협력 사업에 한국이 한발 앞서가려고 할 때마다 미국은 단서 조항을 달아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남북협력이 북한의 비핵화의 진전과 발맞춰 진행되도록 한국과 조율 중이다."라면서 언제나 '비핵화'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데, 이보다 앞서가지 말라는 경고로도 읽혔습니다.

그런데 현지시각 16일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이 단서 조항이 빠진 답변을 내놨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말입니다.

사진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사진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물론 북한에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라는 경고는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미국이 표명한 것은 왜일까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외교 문제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답답함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현지시각 16일 기사를 봐도 그렇습니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날아간 희망을 집중적으로 비춰준다.'라는 제목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3차례 만났습니다. 그러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은 없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하노이에서는 김 위원장은 트럼트 대통령에게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제안하고,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만 당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조치보다는 '사진찍기'에 에너지를 쏟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있어 전임 정권과는 다를 거라고 해왔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도 북한의 조치는 긴장 고조를 위해 정밀하게 계산된 조치라며, 2년간의 데탕트(긴장 완화) 국면이 끝났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중국, 이란, 아프가니스탄, 최근 주독 미국 철군 거론까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미국 외교의 난맥상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꼬여가면, 재선 가도를 노리는 트럼프는 외교분야에서 내세울 것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 '성과 없음'에 대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비판 날을 더욱 세울 것입니다.

이제는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또는 한국과의 협상보다는 추가적인 군사적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럽 언론들도 북한군이 다시 개성에 투입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앞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한다고 유광석 KBS 베를린 특파원은 전해왔습니다.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오늘 미 국무부의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의 선택지는 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라며 남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사업을 찾으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경제 제재 해제입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코로나19로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북한의 식량과 물자 부족이 한층 심각해졌다며,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도 폭파 배경의 하나로 짚었습니다.

'살기 위한' 제재 완화, 이를 위한 레버리지 즉 협상력을 높이려 도발을 계속해나간다는 것이 북한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오늘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에 군을 배치하겠다, 또 남한이 특사 파견을 요청했지만 철저히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는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며, 상황 타개를 위한 비공식 제의였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이 한국 대북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를 밝히면서 힘을 실어준 상황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묘안을 내놓기 위한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 [글로벌 돋보기] 미국, 이번엔 ‘단서’ 없는 한국 대북정책 전폭 지지…왜?
    • 입력 2020-06-17 11:15:42
    글로벌 돋보기
북한이 한 수를 뒀습니다. 미국이 바빠진 듯합니다. 태도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대북 기조에 미국은 사실상 발목을 잡는 형국을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면, 철도 연결 등 남북 협력 사업에 한국이 한발 앞서가려고 할 때마다 미국은 단서 조항을 달아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남북협력이 북한의 비핵화의 진전과 발맞춰 진행되도록 한국과 조율 중이다."라면서 언제나 '비핵화'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데, 이보다 앞서가지 말라는 경고로도 읽혔습니다.

그런데 현지시각 16일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이 단서 조항이 빠진 답변을 내놨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말입니다.

사진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사진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물론 북한에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라는 경고는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미국이 표명한 것은 왜일까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외교 문제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답답함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현지시각 16일 기사를 봐도 그렇습니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날아간 희망을 집중적으로 비춰준다.'라는 제목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3차례 만났습니다. 그러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은 없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하노이에서는 김 위원장은 트럼트 대통령에게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제안하고,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만 당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조치보다는 '사진찍기'에 에너지를 쏟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있어 전임 정권과는 다를 거라고 해왔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도 북한의 조치는 긴장 고조를 위해 정밀하게 계산된 조치라며, 2년간의 데탕트(긴장 완화) 국면이 끝났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중국, 이란, 아프가니스탄, 최근 주독 미국 철군 거론까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미국 외교의 난맥상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꼬여가면, 재선 가도를 노리는 트럼프는 외교분야에서 내세울 것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 '성과 없음'에 대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비판 날을 더욱 세울 것입니다.

이제는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또는 한국과의 협상보다는 추가적인 군사적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럽 언론들도 북한군이 다시 개성에 투입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앞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한다고 유광석 KBS 베를린 특파원은 전해왔습니다.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오늘 미 국무부의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의 선택지는 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라며 남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사업을 찾으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경제 제재 해제입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코로나19로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북한의 식량과 물자 부족이 한층 심각해졌다며,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도 폭파 배경의 하나로 짚었습니다.

'살기 위한' 제재 완화, 이를 위한 레버리지 즉 협상력을 높이려 도발을 계속해나간다는 것이 북한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오늘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에 군을 배치하겠다, 또 남한이 특사 파견을 요청했지만 철저히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는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며, 상황 타개를 위한 비공식 제의였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이 한국 대북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를 밝히면서 힘을 실어준 상황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묘안을 내놓기 위한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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