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없이”…日 ‘이지스 어쇼어’ 백지화에 분란

입력 2020.06.17 (17:40) 수정 2020.06.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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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며 추진하던 육상 미사일 요격 체계 '이지스 어쇼어' 도입 사업 백지화 결정 이후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오늘(17일) 도쿄(東京) 중앙당사에서 '북한 핵실험·미사일 문제 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이지스 어쇼어' 도입 취소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 이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안보상 중요한 문제는 당과 정부가 함께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떠한 상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향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이것('이지스 어쇼어' 배치 취소)에 불쾌감과 함께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정부도 배치 예정지와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당에 보고가 늦어진 것은 몹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당과 잘 상의해 향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고노 방위상은 오는 19일과 21일, '이지스 어쇼어' 배치 후보지로 꼽혔던 야마구치(山口)현과 아키타(秋田)현을 각각 방문해 사업 중단 배경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예정입니다.

'이지스 어쇼어' 도입 사업은 2017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두 차례나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에 낙하한 '북한 미사일 쇼크'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도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노 방위상이 15일 저녁 갑작스럽게 중단 발표를 내놓자, 집권 자민당은 물론, 연립 여당인 공명당마저 정부에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노 방위상의 발표에 방위성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일본의 방위 구상이 근본부터 뒤집히게 된다"며 "지금까지 논의는 무엇이었냐"며 곤혹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한 일본의 경계태세를 묻자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3) 포대를 방위성 부지에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어떠한 사태에도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PAC-3를 이치가야(市ケ谷)기지 내 부지에 배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전개 목적에 대해서는 부대 운영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은 삼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이치가야 기지는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방위성을 의미합니다.

PAC-3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나 '이지스 어쇼어'처럼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광역 방어체계가 아니라 고도 40㎞ 이하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선 PAC-3 배치 장소는 군사기밀에 해당해 당국은 그 위치를 공개하지 않으나,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때 방위성 부지에 PAC-3를 배치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담화를 발표했을 때도 일본 정부는 방위성 부지에 PAC-3를 배치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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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7 17:40:24
    • 수정2020-06-17 17:44:00
    국제
일본 정부가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며 추진하던 육상 미사일 요격 체계 '이지스 어쇼어' 도입 사업 백지화 결정 이후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오늘(17일) 도쿄(東京) 중앙당사에서 '북한 핵실험·미사일 문제 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이지스 어쇼어' 도입 취소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 이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안보상 중요한 문제는 당과 정부가 함께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떠한 상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향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이것('이지스 어쇼어' 배치 취소)에 불쾌감과 함께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정부도 배치 예정지와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당에 보고가 늦어진 것은 몹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당과 잘 상의해 향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고노 방위상은 오는 19일과 21일, '이지스 어쇼어' 배치 후보지로 꼽혔던 야마구치(山口)현과 아키타(秋田)현을 각각 방문해 사업 중단 배경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예정입니다.

'이지스 어쇼어' 도입 사업은 2017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두 차례나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에 낙하한 '북한 미사일 쇼크'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도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노 방위상이 15일 저녁 갑작스럽게 중단 발표를 내놓자, 집권 자민당은 물론, 연립 여당인 공명당마저 정부에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노 방위상의 발표에 방위성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일본의 방위 구상이 근본부터 뒤집히게 된다"며 "지금까지 논의는 무엇이었냐"며 곤혹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한 일본의 경계태세를 묻자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3) 포대를 방위성 부지에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어떠한 사태에도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PAC-3를 이치가야(市ケ谷)기지 내 부지에 배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전개 목적에 대해서는 부대 운영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은 삼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이치가야 기지는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방위성을 의미합니다.

PAC-3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나 '이지스 어쇼어'처럼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광역 방어체계가 아니라 고도 40㎞ 이하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선 PAC-3 배치 장소는 군사기밀에 해당해 당국은 그 위치를 공개하지 않으나,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때 방위성 부지에 PAC-3를 배치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담화를 발표했을 때도 일본 정부는 방위성 부지에 PAC-3를 배치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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