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수당 받으려다…소송 이자만 수억 원

[앵커]

10여 년 전, 지역 소방 공무원들이 초과 근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충청북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항소심이 길어지고, '시간 외'와 '휴일' 수당을 모두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와, 소방관들이 수십억 원을 부담해야 할 처집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9년까지 한 달 평균 160시간 이상 일했던 충북 소방관들.

"일한 만큼 받게 해달라"며 충청북도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교대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남들보다 더 일한 만큼, 초과 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한 겁니다.

1심 판결 이후, 충청북도는 소송을 제기했던 소방관 230여 명이 5년 동안 받지 못한 수당 69억 원을 일단 임시로 지급한 뒤 항소했습니다.

휴일 수당과 시간 외 수당까지, 소방관 1명이 600만 원에서 많게는 4천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이 8년 넘게 계류 중인 가운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또 다른 비슷한 소송에 대해, "초과 수당을 지급하라"고 하면서도, "휴일 수당과 시간 외 수당을 중복 지급해선 안 된다"고 한 겁니다.

결국, 충북 소방관들은 미리 받은 판결금 가운데 25%, 전체 약 20억 원가량을 다시 충청북도에 돌려줘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재판이 길어져, 법정 이자만 8억 원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임은재/소송 대표 소방관 : "반환 금액은 무조건 반환을 해야죠. 대법원 판결이 났으니까. 다만, 이제 부담이 너무 크니까. 합의안만 나오면 법적 판결을 안 기다리고, 그냥 화해(하려고 합니다)."]

소방관들은 기나긴 소송으로 불어난 이자 부담을 덜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충청북도는 아직 2심이 진행 중인 데다 환급금은 세금과 직결된 문제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환수하되, 부담을 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충청북도 관계자 : "예기치 않게 이자가 불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이 커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행정적인 부분에서 검토돼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10년 넘게 이어진 소송으로 부담이 커진 소방관들의 요청에, 충청북도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