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안내고 구치소 가겠다”…‘나쁜 부모’ 공개한 대표의 항변

입력 2020.06.19 (06:52) 수정 2020.06.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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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나쁜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시민단체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본인이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벌금형이 나와도 내지 않고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98년 남편이 집을 나간 뒤 두 자녀를 홀로 키운 박인옥 씨.

대법원까지 올라간 양육비 소송에서 이겼지만 전 남편은 외면했고,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박 씨는 자녀들의 병원비와 학자금 대출로 신용 불량자가 됐습니다.

[박인옥/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저는 불량 거래자가 되고 아무것도 없고 생활이 안되고, 근데 그 사람은 학교도 다니고 스키도 타러 다니고 너무 억울해요."]

박 씨의 사연을 들은 '양육비해결모임'은 전 남편 A 씨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A 씨의 고발에 양육비해결모임 강민서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 대표는 오죽하면 신상공개까지 나섰는지 양육자의 심정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강민서/양육비해결모임 대표 : "저는 21년 동안 양육비 소송을 27번 한 피해자 당사자입니다. 국가가 나 몰라라 할 때 개인을 돕다가 제가 고소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그러면서 배심원들에게 이런 사연을 설명하고 싶다며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강 대표는 벌금형을 받더라도 일부러 내지 않고 구치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민서/양육비해결모임 대표 : "국가가 외면한 일을 개인이 나서서 도와준 일인데, 제가 벌금이 나왔다고 벌금을 국가에 왜 냅니까."]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은 사실상 아동학대라며 법 개정을 요구해 온 피해자들은 21대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면서 국회에 국민동의청원을 올렸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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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금 안내고 구치소 가겠다”…‘나쁜 부모’ 공개한 대표의 항변
    • 입력 2020-06-19 06:55:27
    • 수정2020-06-19 08:00:41
    뉴스광장 1부
[앵커]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나쁜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시민단체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본인이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벌금형이 나와도 내지 않고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98년 남편이 집을 나간 뒤 두 자녀를 홀로 키운 박인옥 씨.

대법원까지 올라간 양육비 소송에서 이겼지만 전 남편은 외면했고,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박 씨는 자녀들의 병원비와 학자금 대출로 신용 불량자가 됐습니다.

[박인옥/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저는 불량 거래자가 되고 아무것도 없고 생활이 안되고, 근데 그 사람은 학교도 다니고 스키도 타러 다니고 너무 억울해요."]

박 씨의 사연을 들은 '양육비해결모임'은 전 남편 A 씨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A 씨의 고발에 양육비해결모임 강민서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 대표는 오죽하면 신상공개까지 나섰는지 양육자의 심정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강민서/양육비해결모임 대표 : "저는 21년 동안 양육비 소송을 27번 한 피해자 당사자입니다. 국가가 나 몰라라 할 때 개인을 돕다가 제가 고소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그러면서 배심원들에게 이런 사연을 설명하고 싶다며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강 대표는 벌금형을 받더라도 일부러 내지 않고 구치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민서/양육비해결모임 대표 : "국가가 외면한 일을 개인이 나서서 도와준 일인데, 제가 벌금이 나왔다고 벌금을 국가에 왜 냅니까."]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은 사실상 아동학대라며 법 개정을 요구해 온 피해자들은 21대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면서 국회에 국민동의청원을 올렸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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